[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문재인 정부에서 북측과 맺은 9·19 남북 군사합의의 필요성을 역설하자 신원식 국방부장관이 이에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종합 국정감사에서 신 장관에게 “9·19 군사합의 때문에 남북 간 군사 충돌이 줄어든 것을 인정하는가”라고 질문했는데, 신 장관은 “직접 충돌은 다소 감소했지만 그동안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완전히 고도화했기 때문에 사실상 더 위험해졌다”고 답했다.

또 신 장관은 “모든 군사적 충돌은 북한의 계획적인 도발 때문에 발생했다”며 “우발적 충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는데, 이 대표가 “전쟁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 훨씬 더 낫지 않나”라고 재차 질의하자 신 장관은 “평화를 위해야 한다는 진정성은 존중하나 세상이 어지러운 것은 경찰의 방범 활동 때문이 아니다. 강도 때문”이라고 응수했다.

이 뿐 아니라 이 대표는 신 장관에게 ‘문재인이란 악마를 탄생시킨 초대 악마 노무현이란 자가 대통령이 됐다’는 등 과거 발언을 꼬집어 “이런 생각이 유효하냐”고 물었는데, 신 장관은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 실패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그런 비유를 했는데 표현이 과했다는 것은 여러 차례 사과했다”면서도 “표현은 사과했지만 내용은 그대로”라고 덧붙였다.

한 발 더 나아가 신 장관은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서도 9·19 남북군사합의를 꼬집어 “내용 자체도 (우리 군에) 불리하지만 우린 ‘그냥 지킨다’며 신주단지 모시듯 한 데 많은 의문이 있다. 북한은 매일 3~5회씩 위반했는데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게 위반한 것을 확인했다”며 완충구역 내 북한의 포 사격 위반은 110여회, 군사합의에 따른 포신 덮개 설치 및 포문 폐쇄 조치 위반이 3400여회 등 서북도서 일대 북한의 군사합의 위반 건수는 총 3600건 가까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 장관은 서해 완충구역 내 해상 사격 외에도 북한군 4군단의 황해도 내륙에서의 포 사격도 군사합의 위반이고 포신 덮개 설치, 포문 폐쇄도 군사합의에 나와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하면서 “(북한은) 포신 개방 자체를 위반으로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신 장관은 ‘포문 개방 증거 자료가 있는지’ 묻는 의원의 질문엔 “영상으로 촬영했다”고 답했고, 북한군 포문 개방에 대해 문제 제기하지 않는 것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성 의원이 주문하자 “지금 감사원에서 9·19 군사합의에 대해 감사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9·19 군사 분야 남북합의서는 지난 2018년 8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평양 정상회담을 계기로 채택한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로 남북한 간 군사적 우발 충돌을 방지하고자 군사분계선 기준으로 남북한 접경지에 비행금지구역과 포병 사격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 금지 구역, 완충수역 등을 설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신 장관은 그간 장관 취임 전부터 우리 군의 대북감시, 정밀타격 능력이 제한되고 있다면서 9·19 합의 효력 정지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해왔다.

[영상편집 박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