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끝내고 국회 업무로 복귀한 여야, 극한 대치 이어갈까?
李 구속영장 기각 후폭풍, 민주당 내홍 커질까? 대여 투쟁 더 강해질까?
추석 연휴 이후 민심 눈치보는 여야, 치열한 신경전 속 협치 목소리 내기도

(왼쪽부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DB(좌, 우), 이훈 기자(가운데)
(왼쪽부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DB(좌, 우), 이훈 기자(가운데)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오랜 단식을 끝내고 회복기에 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길었던 추석 연휴가 끝난 4일 여야는 일제히 ‘민생·경제’에 방점을 두면서도 이 대표의 구속 영장 기각 후폭풍 여파와 당장은 내년 총선의 전초전이라고 평가되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다가오면서 여야 간의 극한 대치 정국은 변함없이 이어질지 앞으로 펼쳐질 여야의 정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단식 후 회복 치료 중인 이재명 대표, 곧 당무 복귀 예고까지

정치권에 따르면, 총선 전초전이 되어 버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단식 후 회복 치료 중에 있는 이재명 대표가 정치 복귀 의사를 내보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실제로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쇼츠 영상과 함께 ‘#10월5일 #comingsoon’이라는 태그를 올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사전 투표(6~7일)가 진행되기 전 복귀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특히 지난 주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지팡이를 짚고 있었던 이 대표는 현재 지팡이 없이도 걸을 수 있을 만큼 건강이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더군다나 이 대표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수시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진행 상황을 점검·보고받으면서 급기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민생 영수회담’을 제안하는 모습까지 보여준 바 있다.

더군다나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 캠프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조금씩 기력을 회복하고 있고 강서구 보궐선거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 대표는 사전 투표 전에 어떤 형태라도 이번 선거에 힘을 보태리라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이 대표가 당무 복귀의 뜻이 있다고 하더라도 오랜 단식의 후유증으로 인해 건강이 완전히 회복된 상태는 아닌 만큼 자신의 의지대로 정치 활동을 시작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기에, 사실상 본격적인 이 대표의 정치 복귀 일정은 건강 회복 상태가 변수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이 대표가 정치에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지금까지 여야가 보여줬던 극한 대치 정국은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랐는데, 이는 여야가 내년 4월에 열리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인 데다가 법원에서 이 대표의 구속 영장을 기각하여 일단 구속 리스크와 방탄 정당의 비판에서 벗어났기에 민주당 측은 이 기세를 몰아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 안으로는 당 혼란 수습과 이 대표의 리더십을 회복시키고 밖으로는 정부·여당의 실정과 취약점을 공격하면서 총선 승리 전략을 꾀하는 분위기라고 일각은 관측했다.

◆ 정부·여당 향해 날 세운 민주당, 그러나 역풍 우려에 신중한 자세로 전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백현동 개발 및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도착, 차에서 내려 지팡이 짚고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사진 / 이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백현동 개발 및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도착, 차에서 내려 지팡이 짚고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사진 / 이훈 기자

뿐만 아니라 추석 연휴를 마치고 여야가 국회 업무에 복귀했지만 10월 정기국회 상황도 진통이 예상됐는데, 실제로 민주당 측은 추석 연휴 동안 민생과 경제를 언급하면서도 집권 여당과 정부에 대립각을 세우며 협치와는 거리가 먼 발언들을 쏟아냈다.

특히 민주당은 오는 6일 여야가 합의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에 대해 부결을 예고한 바 있으며, 게다가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책임론을 꺼내들면서 파면을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또한 국회 표결을 통과한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존중해 달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압박하고 나서기도 했으며, 더군다나 인사청문회를 앞둔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 부결을 예고했던 민주당은 4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찬반 당론 채택 여부를 놓고 논의하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일단 오는 6일에 다시 당론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는데, 이는 대법원장 임명 부결에 따른 역풍을 우려한 정치적 부담 때문인 것으로 진단된다.

대법원장 인사청문특위에서 민주당 간사를 맡았었던 박용진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부결을 강하게 주장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다만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소수 의견으로 자유투표 의견이 있었다”고 밝히면서 “오는 6일 본회의 직전 의총에서 최종적으로 당론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원내대변인은 “일부 의원들은 그동안 인사 문제와 관련한 표결에서 자유투표로 진행했던 관례들을 말해서 최종적으로 본회의 직전에 결정하기로 한 것”이라고 부연하면서 “그러나 다수는 당론으로 표결에 임하자는 것이었다. 전체 분위기상으로 보면 당론을 채택해야 한다는 분들이 다수 의견이었다”고 덧붙였다.

더군다나 국민의힘 측은 민주당의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움직임에 대해 민주당이 민생을 외면하고 대법원장 장기공백 사태를 만들면서 정치적 이익만을 꾀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맞대응을 펼쳤는데, 특히 이날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헌정 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장기 공백이 민주당이 말하는 민생이냐”고 되물으면서 “이재명 대표가 뜬금없는 영수회담을 제안하며 ‘정기국회 종료 때까지 정쟁을 멈추고 민생 해결에 몰두하자’더니,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이 대표 말은 정반대로 해석해야 옳다”고 직격탄을 날리며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 추석 연휴 후 민심 눈치 보는 여야, 치열한 신경전 속 협치 약속하기도 해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 윤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 윤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이렇듯 여야는 총선이라는 큰 전투를 앞두고 있는 상황인 있는 만큼 추석 연휴 이후로 부쩍 민심의 눈치를 살피며 신중한 자세로 조심스레 움직이는 분위기도 감지됐는데, 그래서인지 이날 새롭게 구성된 민주당 신임 원내지도부는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와 회동을 가지며 협치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실제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원내대표실로 예방을 온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국회가 일을 하는데 있어 치열하게 논쟁할 이슈에 대해서는 서로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작은 의사일정까지도 서로 불필요하게 갈등하는 모습은 국민들이 기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에, 그런 관점에서 대표님이 통 크게 또는 국민들이 눈높에 맞게 함께 있을 했으면 하는 기대와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며 협치를 호소했다.

이에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윤 원내대표를 향해 “소수여당이지만 여당 원내대표는 어려운 자리인데도 큰 무리없이 원만하게 당을 이끌고 계시고 야당과의 협의에도 늘 적극적으로 임해주시는데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표하면서 “국회가 마지막 회기에 있어 밀린 법안들이 많다. 상임위별로도 중요한데 처리가 지연된 법안들이 있다. 하지만 여야가 큰 차이가 아닌 작은 차이 때문에 통과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으면 시급하게 법안소위를 통해 다뤄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답해 ‘서로가 작은 차이를 넘어 결과를 내는 정치를 하기로 약속’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울러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당의 윤재옥 원내대표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회동을 가진 사실을 알리면서 “(여야 원내대표가 만나) 여가부 장관 청문회 관련 국회 여가위 위원장, 양당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청문회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협의하기로 했다”면서 “내일 (김행 여가부 장관의 인사청문회가)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 원내대변인은 “박광온 전 민주당 원내대표 때도 양당 원내대표가 매주 식사를 같이 하며 끊임없이 소통했다”고 알리면서 “앞으로도 이를 계승해 매주 한 번씩 여야 원대가 모여 식사도 하면서 소통하기로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여가위원장과 여가위 여야 간사들에게 양당 원내대표가 내일 김행 장관의 청문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합의하도록 지시했다”고 결을 함께 하면서 민주당 소속의 권인숙 여가위원장이 인사청문회 일정을 단독 의결한 것에 대해 여당 측이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내일 합의과정에서 서로가 바라고 있는 부분들이 함께 이야기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 이재명 가결표에 뿔났던 野지도부, 박찬대 “적절한 조치 필요하나 통합 지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이훈 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이훈 기자

한편 민주당 측은 여야의 극한 대치전을 이어가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당내 친명계와 비명계로 나뉘어져 있는 계파 갈등 문제도 큰 숙제로 보여지는데,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하여 비명계 의원들을 겨냥해 “공공연하게 ‘탄핵했다’고 표현하거나, 가결 선언을 하거나, ‘칭찬을 받아야 한다’고 표현하는 부적절한 발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당내 분란을 일으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이어 박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전후로 꾸준히 민주당을 흔들어대고, 지도부와 당 대표를 내려오게끔 구체적 행동한 분들은 해당 행위인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당원들 청원을 보면 한 5명 정도를 지목해서 올라와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당권과 관련해서 흔들어대는 것은 민주적 원리에도 맞지 않고 그다음에 검찰과 국민의힘 표에다가 손을 얹어서 했던 행동인데, (사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표가 당내에서) 넉넉하게 잡아도 한 40여 명 되지 않나 싶다”고 진단하면서도 “징계 우선주의라든가 징계 제일주의는 분명히 아니다. 그렇기에 통합을 지향하면서 꼭 필요한 조치는 같이 병행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여 사실상 이또한 민심의 눈치를 살피는 듯한 모양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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