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저의 단식, 안타까운 영혼들의 넋을 기리는 일이기도 해”
“억울한 죽음 당한 영혼들 사과도 받지도 못한 채 사라지고 있어”
윤 대통령 겨냥해 “국민의 뜻에 반하는 행위 하면 끌어내려야 해”
검찰과 소환조사 일정 두고도 신경전, 李측 “12일” vs 檢 “7~9일”
이재명 측, 검찰 출석 9일로 입장 급선회···방탄용 단식 비난 의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농성 천막에서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농성 천막에서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단식 8일째를 맞이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자식 잃은 부모를 이기려 드는 정권은 결코 오래갈 수 없다”고 비판하면서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을 지켜야 할 국가의 책무를 바로 세우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저의 단식은 그 안타까운 영혼들의 넋을 기리는 일이기도 하다. 단식(斷食)의 고통이 아무리 크다 한들 단장(斷腸)의 고통에 비할 수 없기에 견디겠다”고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어제 이태원 참사 유가족 분들을 뵈었다. 300일 지난 지금까지 아직 자식을 떠내 보내지 못한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졌다”며 “아무 잘못 없는 국민 159명이 백주 대낮에 목숨을 잃어도 책임지는 사람도, 진정성 어린 사과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오송 참사처럼 재난 때마다 반복되는 인명 사고에 길거리의 참극까지 이어지면서 국가는 대체 어디 있는지 국민이 묻고 있다”며 “국가의 부름을 받은 한 청년 병사가 억울하게 주검으로 돌아왔음에도 진상규명은커녕 은폐에만 여념이 없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그는 “억울한 죽음을 당한 영혼들이 단 한 마디 사과도 받지도 못한 채 사라지고 있다”며 “윤 대통령은 예를 갖춰 죽어 나간 희생자분들과 유가족분들께 사과하시기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민주주의와 민생을 파괴하는 지금의 국정을 전면 쇄신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전날 공개된 김어준씨의 유튜브 방송에서도 “자기와 반대되는 입장이나 사람들이 반국가 세력이라고 한 얘기는 ‘내가 국가다’ 이런 생각인 것”이라면서 “국민의 뜻에, 국리민복(國利民福)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끌어내려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사실상 윤 대통령의 탄핵을 선동하는 모습도 보여줘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사법리스크에 둘러싸여 있는 이 대표는 검찰과 소환조사 일정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는데, 이 대표 측은 “오는 12일에 출석하겠다”고 검찰에 통보하자 수원지검 형사6부는 입장문을 통해 “오늘 이 대표 측 변호인으로부터 12일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겠다는 통보를 받았는데, 이 대표는 앞서 2차례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한 바 있고, 단식으로 피의자 조사에 지장이 초래되는 상황이어서 검찰은 늦더라도 이번 주 7~9일 사이에 출석하라고 요구했다”고 알리며 갈등을 벌였다.

하지만 이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공식 일정 없음’으로 당 홈페이지 주요 일정에 공개했는데, 그래서인지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을 두고 명절을 앞두고 있는 만큼 검찰 조사를 늦춰 구속영장에 따른 체포동의안 표결을 저지하기 위한 의도의 ‘방탄용 단식’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라고 짚으면서 이 대표의 단식이 호응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관측했다.

다만 12일 출석을 고집하며 검찰과 기싸움을 이 대표 측은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 입장을 선회하여 이날 다시 “9일에 출석하겠다”고 검찰에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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