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5일차 이재명에 힘싣는 野 원로들, 민주당 내 동정론도 꿈틀
9월 국회이슈로 떠오른 李체포동의안, 李단식이 부결 변수 돼줄까?
“체포안 부결” 호소 친명 vs “단식 우려”하는 비명, 계파 갈등 여전
검찰과 이재명, 소환 일정 두고 치열한 신경전···승자는 누가 될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국회 본청 앞에 꾸려진 자신의 단식 농성장 천막에서 당내 의원들과 함께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를 고리로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국회 본청 앞에 꾸려진 자신의 단식 농성장 천막에서 당내 의원들과 함께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를 고리로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사법리스크에 둘러싸여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한지 5일차를 맞은 가운데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으로 바라보면서 사실상 동정론이 꿈틀대는 기류가 엿보였는데, 그래서인지 향후 국회로 날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 이 대표의 단식이 변수로 작용하여 부결표 결집에 성공할 것인지 그 결과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5일차’ 단식 돌입한 이재명, 야권 원로 등 줄줄이 방문하며 李에 힘 실어

앞서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요구와 함께 국정 쇄신 및 개각 요구와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천명 등을 요구하면서 지난달 31일 오후 1시부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해 야권의 원로 및 주요 인사들은 일제히 이 대표의 단식에 관심을 가지면서 격려와 안부를 묻는 전화를 비롯해 단식 농성장까지 찾아와 응원을 하는 모습이 이어졌는데,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도 이 대표에게 지난 1일 전화를 걸어 “윤석열 정부의 폭주가 너무 심해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럽다”면서 응원에 나선 모습을 보여줬다.

아울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지난 3일 이 대표의 단식 농성장에 찾아와 이 대표를 위로하면서 “이 대표는 무도한 세력에 대해 우리가 힘을 합쳐 돌파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호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추 전 장관은 그 전날(2일)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도 “정부는 이 대표의 단식을 두고 사법리스크 회피용이라고 조롱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돌리려고 하는데, 우리가 자꾸 관심을 갖고 ‘이재명 잘했다, 우리도 함께하자’고 외쳐줘야 한다”며 “이 대표가 고립되지 않게 힘을 실어야 한다”고 피력하기도 했었다.

더군다나 당 원로 비상시국회의 상임고문단들도 전날 이 대표의 단식 농성장에 찾아와 “이 대표의 단식이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과 민주당이 강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민들은 이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을 지켜보며 국민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각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 이해찬도 방문해 尹정부 때리기 가세, 동료 의원들도 동조단식 참여 선언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이재명 현 민주당 대표(우). 시사포커스DB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이재명 현 민주당 대표(우). 시사포커스DB

심지어 이해찬 전 대표도 이날 이 대표를 찾아와 “이 정권의 그간의 행태를 보면 닥치는 대로 저지르는 것 같다. 역사 왜곡도 한일 관계도 그렇고, 한반도 문제와 민생과 경제를 대하는 태도도 그렇다. 합리적 지적이나 견제가 전혀 통하지 않는다”며 “21세기 정보화 사회에 전혀 맞지 않는 공포정치를 꿈꾸는 것 같다”고 비난하면서 이 대표에 힘을 실어주고 나섰다.

무엇보다도 이 전 대표는 “압수수색을 400건이나 하는 사례가 어디 있느냐. 이대로 가면 파시즘으로 가는 것이다”면서 이 대표와 관련한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지적하면서 “이 대표가 큰 결단을 해서 경각심을 일으키고, 국민들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지지층 등 민주당 결집의 필요성을 꾀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주었다.

더욱이 정청래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해 양이원영 의원 등 친명계 의원들도 “오늘 하루 이 대표의 동지로서 동조단식에 함께 하겠다”며 1일 단식을 동참했으며, 급기야 친명계 원외 모임으로 알려져 있는 더민주전국혁신회의에서도 릴레이 단식을 선언하며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의 국민 항쟁에 앞장 서겠다”고 외쳐 사실상 친명 세력들의 결집이 더욱 견고해지는 듯한 분위기였다.

뿐만 아니라 이 대표의 단식 투쟁에 대한 동조는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전국으로 확장되는 모양새도 엿보였는데, 실제로 정진욱 민주당 당대표 정무특별보좌역은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광주 동남갑 총선 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었지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는 순간 출마 선언보다 민족과 미래 세대를 살리기 위해 나서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며 “이 대표의 단식에 연대해 저는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무기한 단식투쟁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정 정무특보는 “오염수 방류를 용인하는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고 이 대표의 단식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뜻을 함께하는 광주·전남 시도민과 함께 연대 단식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국회 이슈로 떠오른 李 체포동의안 두고 ‘친명 vs 비명’ 온도차 여전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상민 민주당 의원.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상민 민주당 의원. 시사포커스DB

다만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9월 정기국회의 최대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 추진에 체포동의안 부결론을 접목시키려는 움직임이 친명계 인사들로부터 포착되고 있다고 관측했는데, 실제로 친명계로 분류되고 있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하여 “동조 단식을 하려는 의원들이 상당히 많기에, 이 대표의 당내 리더십은 더 강화될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우리가 검찰 독재라고 민주당이 정확하게 규정을 했기 때문에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게 된다면) 저는 부결해야 된다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용민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는) 우리가 다 정치 탄압 수사라고 규정하며 인정하고 있는데, (그렇기에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 이것을 포기할 일은 아니다”면서 “보수 언론 쪽에서는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 체포를 피하기 위해서 단식하는 것이 아니냐고 비난을 하고 있지만, (사실 체포 영장에는) 증거들이 있는지, 진짜 도주 우려가 있는지 이런 것들을 보겠다는 거라서 그런 것들을 기준으로 봐야 되는 것”이라고 반론을 펼치며 부결론에 군불을 지피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졌다.

또한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하여 “(이 대표 체포 동의안이) 설령 부결된다고 하더라도 지금쯤이면 검찰의 행태, 검찰의 시간표 이런 것에 국민적 정당성이나 동의를 얻기에는 이미 어려워졌다고 보인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1차보다 후폭풍이 덜할 것”이라고 진단해 사실상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론에 힘을 실었다.

다만 비명계에서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감지되기도 했는데, 대표적인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상민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하여 “민주당 의원으로서 상당히 난감하고 착잡하다”며 “이 대표가 단식의 명분으로 내세운 그런 이유들은 충분히 합당하고 그분의 뜻은 알겠지만, (단식이) 유효·적절한지, 또 국민들의 집중도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는 점에서 의문을 갖은 견해들이 상당히 많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이 의원은 “국민들 여론이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 여론의 흐름은 좀 냉담해서 정치권 전체에 대한 반감까지 작용할 수 있다”며 “윤석열 정부나 검찰의 정략적인 의도는 충분히 알겠지만, 그렇다고 이것을 단식으로 과연 제재할 수가 있느냐는 점에서, 또 윤 대통령이나 검찰들이 폭주하고 있고 정략적으로 악용하고 있기 때문에 지혜를 잘 발휘해서 정치적 유용성을 갖고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더 나아가 이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해 격려 전화를 한 이유에 대해 “문 전 대통령으로선 이 대표가 극단적인 대정부 투쟁을 하는 것을 격려한 것”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이 대표가 검찰과 소환조사 일정을 두고 갈등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 대표가 선제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 대표가 ‘영장 심사를 받겠다. 그리고 체포동의안 표결 절차가 들어오면 가결해 달라’고 선언하고 당내 이견을 정리해야 쓸데없는 국민적 의심이나 논란을 피할 수 있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 이재명과 검찰, 소환조사 일정 두고 팽팽한 신경전, 승자는 누가 될까?

검찰청 깃발(좌)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우). 시사포커스DB
검찰청 깃발(좌)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우). 시사포커스DB

한편 이날도 이 대표는 검찰과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 사건의 소환조사 일정을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는데 해당 사건의 수사를 맡고 있는 수원지검은 지난달 30일과 오늘(4일) 소환 요구 일정이 파행된 것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면서 “오늘 오전 10시로 예정된 피의자 조사 절차가 이 대표의 불출석으로 인해 무산됐다”며 “검찰은 국회 일정이 없는 날짜를 택해 사전에 충분한 기간을 두고 출석을 요청했으나, 끝내 2회 연속 불출석한 결과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이 대표의 단식으로 인해 피의자 조사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고 꼬집으면서 “현재 진행되는 수사와 재판 및 국회 일정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형사사법 절차를 진행할 것이다. (그렇기에 이 대표는) 일반적인 피의자 출석과 조사에 관한 절차에 응해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반면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는 (소환조사 일정과 관련해) 입장을 사전에 밝혔다”며 “오늘 조사가 무산된 것은 사전에 이날 오전 시간이 가능해 이 대표가 소환조사에 나가겠다고 얘기했는데, 검찰 쪽에서 거부했다. 검찰에서 (이 대표가 일정상 가능한 오전 2시간 출석에 대해) 그렇게 못하겠다고 해서 오늘 조사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권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의 단식과 검찰 소환조사의 무산을 연관지으려는 눈초리에 대해서도 “(이 대표의) 단식과는 무관하다”고 잘라 말하면서 “이 대표는 (검찰 소환조사 가능 일에 대해) 오는 11~15일로 제시했었다. 이 대표가 다음 주 중에 소환 요청이 있으면 나가서 조사를 받겠다고 한 입장에는 아직 변화가 없다”고 맞대응을 펼치기도 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 대표에게 조만간 소환장을 다시 보낼 전망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즉 이 대표가 또다시 자신의 정치 일정을 핑계로 조사를 회피할 경우에는 ‘3회 출석 불응’으로 보고 곧장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이 대표가 앞으로 어떤 카드로 검찰 수사에 방어전을 펼쳐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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