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대변인 “독립유공 공적 좀 더 주목받을 곳에서 기려야”
이종섭 “국방부도 홍범도함 명칭 변경 검토 필요하다 보고 있어”
민주당 반발음, 서은숙 “신 친일파가 나라 좌지우지하고 있어”
北출신 태영호 “김일성이 洪 공산주의자 아니라 한 이유” 설명 눈길

이종섭 국방부 장관(좌)과 육군사관학교 내 설치돼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우측 위) 및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우측 아래).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종섭 국방부 장관(좌)과 육군사관학교 내 설치돼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우측 위) 및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우측 아래).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방침을 내리면서 홍 장군의 독립유공자 공적을 부정하지 않지만 그의 공산당 활동 전력까지는 기릴 수 없다는 점을 더욱 분명히 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우리 군은) 분명히 공산주의에 맞서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건군이 된 것”이라면서 “(홍범도 장군의 흉상은) 독립유공에 대한 공적이 좀 더 주목받고 선양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옮겨서 거기서 그분의 업적을 기리는 것이 더 좋지 않겠는가”라고 밝혔다.

이어 전 대변인은 “지금 제가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은 ‘공산주의 활동도 괜찮다’는 의견들이다”면서 “홍범도 장군께서는 봉오동전투, 청산리전투 때 혁혁한 공을 세우셨다. 그런데 1921년 자유시 참변 이후에 사실 항일 무장 독립투쟁의 경력은 거의 없으시고, 1927년에 공산당에 가입하셔서 1943년에 돌아가실 때까지 공산단(원)으로 활동하셨다”고 설명하며 사실상 홍 장군의 흉상 이전 수순을 밟고 있는 모습이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정부의 홍 장군의 흉상 이전 결정에 대해 이날 “신(新) 친일파가 나라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며 맹비난하고 하면서 홍 장군 흉상 철거 계획의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실제로 서은숙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들은 일본을 편들기 위해 한국의 역사를 난도질하고 모독하고 있다”며 “현 시대에 활개 치는 신 친일파가 일본의 이익을 위해 핵 오염수 투기에 ‘예스’를 외치고, 항일독립운동과 (홍범도 장군) 흉상을 향해 ‘노’를 외치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아울러 박찬대 최고위원도 “맹목적 친일 행보도 모자라 헌법 전문에 수록된 임시정부 법통을 지우려 독립운동가의 흉상을 철거하고, 나라를 일제강점기 시절로 되돌리고 있다”고 비판에 가세하며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트리는 것은 용산 (대통령실) 전체주의 세력’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를 보면 똑똑히 알 수 있다”고 여론전을 펼치면서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더군다나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홍 장군의 문제를 두고 대립은 이어졌는데,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하여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 함명 변경 논란과 관련해 “한덕수 국무총리께서 개인 입장이라는 전제 하에 바꿀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면서 “국방부도 홍범도함 명칭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지 않겠나 보고 있다”고 입장을 밝혀 홍 장군을 둘러싼 논란에 더욱 불을 붙였다.

특히 이 장관은 기동민 민주당 의원이 해군의 홍범도함 함명 변경 논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해 “해군의 입장과 의견을 들어보고 해서 필요하다면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 야권 인사들을 자극했다.

이처럼 홍 장군의 공산당원 이력 논란이 육사 내 설치된 흉상 이전 문제를 넘어 해군의 함명 변경 논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분위기였는데, 한편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21년 8월24일에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방영했던 영상이 다시 정치권에 회자됐다.

당시 태 의원의 ‘북한은 왜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고향인 평양으로 모셔가지 못했을까요?’라는 제목의 영상에 따르면, 그는 “한국에서 일부 사람들이 홍 장군의 공과를 가리면서 그가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경력이 있으므로 좌익계 독립운동가라고 하지만 김일성 주석은 ‘홍 장군이 공산주의자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며 그 이유에 대해 “김일성 주석은 자신의 항일 업적만을 내세우기 위해서 홍 장군의 독립을 위한 항일무장투쟁을 인정하지 않았다. 북한 주민들에게 홍 장군을 소비에트 정권 수립에 일조한 독립군 지휘관처럼 공적을 깎아내렸던 것”이라고 설명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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