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에서 독립군 관련된 5명 흉상 모셨던 것은 본받을 대상이라고 생각한 것”

한시준 독립기념관장. [사진 /오훈 기자]
한시준 독립기념관장. [사진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한시준 독립기념관장이 13일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논란에 대해 사견임을 밝히면서 “우리나라 군의 정신을 제대로 함양하고 지도자들이 그런 정신을 가르치려고 한다면 흉상은 육사에 그대로 두는 게 좋겠다”고 입장을 내놨다.

한 관장은 이날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육사에서 홍 장군을 비롯해 독립군과 관련된 5명을 모셨던 것은 우리나라 군인 정신, 군 지도자를 양성하는 사람들이 본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해서가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육사 내 독립군 5명의 흉상이란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18년 3·1절 99주년을 맞아 육사 생도 교육시설인 ‘충무관’ 입구에 설치된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지칭하는 건데, 다만 현재 국방부는 홍 장군의 흉상을 꼬집어 “건립 당시 충분한 공감대 형성이 없었고 홍 장군은 옛 소련 공산당 가입 이력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흉상 이전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여기에 육사 역시 홍 장군 흉상을 ‘독립운동 업적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장소로 옮기겠다’고 결정해 충남 천안에 있는 독립기념관이 흉상 이전 장소로 그간 유력하게 꼽혀왔는데, 하지만 한 관장은 이날 “국방부나 육사로부터 요청이 온 게 아직 없다”고 밝혔으며 독립기념관의 상급부처인 국가보훈부의 박민식 장관도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도 한 관장은 “요청이 온다면 어떻게 모실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는데, 다만 일각에서 ‘독립기념관으로 옮겨지면 홍 장군 흉상이 수장고로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하는 데 대해선 “수장고는 자료를 보관하는 곳이다. 홍 장군 흉상을 모시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한편 박 장관은 “기본적으로 독립유공자를 예우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보훈부와 독립기념관의 전문가들 간에 충분히 상의해 홍 장군이 독립유공자로서 최대한 예우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홍 지사를 포함한 유공자가 최대한 예우 받을 수 있는 장소라면 언제든 (이전에) 찬성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다만 박 장관은 광주광역시에서 중국 혁명음악가 정율성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데 대해선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 국민, 그리고 광주시민들조차 반대 여론이 훨씬 많다.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문제가 불거지고 난 뒤 광주시 등의 자율적 조치를 기대했으나 그러지 않아 지방자치법 제184조에 따른 시정공고 공문을 보냈다. 상식의 눈을 갖고 본다면 조만간 중단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재차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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