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도덕성 강화·새 인물 등용” vs 이재명 “민생입법 총력”
안철수 “수도권의 중요한 것 경제” vs 우원식 “분당 얘기 안해야”
與 연찬회에선 우려의 목소리 나와 vs 野 워크숍에선 아쉬움 지적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28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3대 개혁 완수-2023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좌)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우)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28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3대 개혁 완수-2023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좌)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우)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내년 총선이 약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가 선거 전략을 구상하기 위한 준비에 본격 돌입한 모양새여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김기현 “엄격한 도덕기준 확립…새 인물 적극 등용 필요”

28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국민과 함께 3대 개혁 완수-2023 국회의원 연찬회’를 개최한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의 발언을 통해 사실상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복안을 내비쳤는데, 먼저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여전히 절대다수 야당에 의해 많은 국정현안이 가로막혀 있고, 때로는 역행하는 것 같다. 내년 총선에선 꼭 국회교체, 정치교체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 게 정기국회의 중대한 사명”이라며 “내년 총선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그 운명을 흥하는 쪽으로 틀 것이냐, 추락 쪽으로 틀 것이냐를 좌우하는 중요한 선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 총선까지 당을 운영함에 있어 4가지 원칙을 제시했는데, “첫째, 당의 안정과 화합을 계속 이뤄나가겠다. 지난 6개월 동안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지향하고자 하는 국정철학, 정책비전을 탄탄한 논리와 확실한 팩트를 기반으로 공유하면서 건강한 하모니를 이뤄왔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역설한 데 이어 “둘째, 엄격한 도덕기준을 보다 더 강력히 확립해 나가야겠다고 생각한다. 내년 총선까지 지속적으로 우리 당은 도덕성을 더 강화하면 강화하지 후퇴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제 하에서 당을 이끌어가야 총선 승리 기반이 된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 뿐 아니라 김 대표는 “세번째로 실력을 갖춘 유능한 정당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여당은 민주당을 상대로 말싸움, 기싸움을 해서 이기는 것만으로는 총선에서는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으며 “마지막으로 새로운 인물들의 적극적인 등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수도권 선거를 두고 ‘어렵다’, ‘아니다’라면서 여러 가지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매우 건강한 논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리 당이 전국 선거를 주도하려 한다면 무엇보다 좋은 인물이 앞에 나서도록 하고, 그런 분들이 새 바람을 일으키고 개혁을 주도해 나간다고 하면 우리 취약지역인 수도권 지역에서도 압승을 이룰 기반을 반드시 만들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천하 인재를 모셔야 하지 않겠나. 계파를 초월할 거고 개인적 호불호 아무 상관없다.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좋은 인재라고 하면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해서 모셔야 한다”고 적극적인 인재 영입 의지를 드러냈다.

또 같은 당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역대 가장 비합리적, 비타협적인 야당을 상대하고 있고 그 결과, 윤 정부에서 국정과제 추진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특히 핵심 국정과제인 3대 개혁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고삐 풀린 거대 야당을 멈춰 세울 수 있는 것은 국민 뿐”이라고 호소하면서 “우리 목표는 민생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국민께 다가서고, 야당과의 정책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는데, 정책과 관련해선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정책위 활동과 17개 시도별로 예산정책사업, 민생현장방문 등 통해 수렴한 정책이 많다. 국민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토록 현장방문과 간담회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아울러 총선 공천실무를 총괄할 이철규 사무총장은 “정기당원협의회 당무감사가 10월부터 11월까지 실시될 예정이다. 3년 만에 총선을 앞두고 실시되는 당무감사는 사고당협을 제외한 209개 당협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현장감사도 병행할 예정이다. 당무감사 중심으로 공정하고 객관적인 상세평가 기준을 마련해 당무감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고, 김병준 한국경제인연합회 고문이 이날 연찬회 강연에서 윤 대통령을 ‘엄석대가 아니라 규율을 잡는 자유주의자 선생님’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선 “당이 대통령 철학과 자유주의 가치를 보면서 가달라는 것이고 윤심을 읽으려고 하지 말란 것”이라고 해석했다.

◆ 與 ‘인물난’? 金 ‘십고초려’ 발언 놓고 당내 반응 온도차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좌), 이준석 전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좌), 이준석 전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다만 이날 연찬회에선 내년 총선을 우려하는 일부 쓴 소리도 나왔는데, 그간 ‘수도권 위기론’을 설파해온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 위기론이라는 게 1996년과 2008년 이후 우리가 이긴 적이 한 번도 없다. 우리는 수도권에서 매 선거에서 지니까 그걸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가 아니라 적어도 수도권에서 민주당보다 한 석이라도 더 많이 이겨야 한다는 게 우리의 포인트가 돼야 한다”며 “당이나 정부가 혼연일체가 돼서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대안이 될 것은 대안 되고, 또 수도권 정서에 맞는 사람들과 정책과 전략, 메시지를 담아내는 노력을 지금부터라도 하자”고 말했다.

무엇보다 윤 의원은 김 대표의 ‘십고초려’ 발언에 대해서도 “수도권에 인적 자원이 없다. 수도권이라는 데가 만만한 곳이 아니라서 빨리 준비해나가야 한다”고 꼬집었는데, 실제로 이준석 전 대표도 앞서 같은 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지금 조직강화특별위원회에서 자꾸 ‘인재가 안 보인다’고 얘기하는 게 중요한 지표다. 당선될 것 같지 않아도, 비슷하게 싸울 것만 같아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재가) 몰려드는데 그 상황도 아니라는 것”이라며 “보수에 대한 인식 자체가 지금 굉장히 안 좋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야권의 분열이 여권에 도움이 된다는 시나리오는 지난 2016년 새누리당과 민주당, 국민의당이 붙었을 때 깨졌다. (선거 이기려면)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최소 44~45%까지는 나와야 하는데 지금 무당층으로 나오는 사람 중 상당수가 정권심판론 쪽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는데, 그래선지 윤 의원도 이날 “현실 수도권 현장에서 만나는 유권자, 자영업자, 시민분들의 현장 목소리를 빨리 우리가 담아내도록 노력해야 된다. 김 대표를 만나 당이 이익집단이라기보다는 좀 더 이념집단, 의리집단으로 태어나자고 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윤 의원은 “당이 군림하는 게 아니라 서비스 정신으로 나아가자는 문제의식을 갖고 자극적인 발언을 한 것인데 정중하게 대표님을 만나 말씀드렸다. 특정인을 두고 한 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는데, 하지만 김 대표는 윤 의원이 ‘대표와 만나 수도권 위기론에 대해 말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윤 의원과) 서로 대등한 관계가 아닌데 그걸 핑퐁을 하나. (나는) 이재명 대표하고 핑퐁을 할 일”이라고 답해 일부 온도차를 드러냈다.

반면 같은 당 안철수 의원은 이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이 여당이건 야당이건 다 같이 힘든 지역이지만 특히 지금은 여당에 인재가 부족하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분들이 대거 자치단체장에 당선됐고 이후에 공공기관장으로 간 분들이 많이 계셔서 많이 알려진 분들이 부족하고 비어있는 곳이 많다”면서도 김 대표의 ‘십고초려’ 발언에 대해선 “당 지도부가 선거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다. 객관적으로 평가해 대책을 세울 것”이라며 윤 의원과 달리 현 지도부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 발 더 나아가 안 의원은 “수도권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경제 문제”라며 “인재 영입과 함께 제대로 된 경제정책, 산업정책이 필요하다. 7월부터 (경제)지표가 급격하게 나빠지는 조짐을 보이는데 그렇게 되면 내년 선거는 안 그래도 책임이 있는 여당이 책임을 질 수밖에 없고, 그러면 선거가 더 어려워진다”고 경제에 방점을 둔 정책 제시 필요성을 주문하기도 했다.

◆ ‘1박2일’ 워크숍 들어간 민주당, 우선 과제로 ‘민생입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및 의원들이 28일 오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및 의원들이 28일 오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이날 오후부터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리조트에서 1박2일 간 진행되는 ‘2023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을 개최한 민주당에서도 21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를 총선 승리 기회로 삼으려는 듯 이재명 대표가 “국민들이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에 압도적 다수 의석을 안겨줬으나 우리가 국민 기대에 충실히 부응했는지 되돌아보면 아쉬운 부분이 많다. 이번 정기국회에 나라 명운이 달렸다는 각오로 다시 한 번 신발끈을 고쳐 맸으면 좋겠다”며 “국회 다수당으로서 우리 민주당이 앞장서서 정권의 무자비한 폭주를 바로잡고 민생 회복의 불씨를 꼭 마련해야겠다. 이게 국민이 바라는 민주당, 민심 받드는 국회로 거듭나는 기회”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입법·예산에 있어 민주당만의 비전을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기 바란다. 민생 중심 입법과 재정의 책임 있는 역할에 대해 당력을 총집중하고 국민들의 의혹 사항 진상규명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이에 따라 워크숍에서 민주당은 폭염노동자보호(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혁신성장지원법(변호사법 개정안), 교권보호법(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 아동복지법 개정안), 민생경제회복 패키지법(서민금융생활지원법, 소상공인보호법, 지역사랑상품권법, 한국자산관리공사법), 중소기업투자 활성화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벤처기업육성법(벤처기업특별법), 영세건설사업자보호법(건설산업기본법)을 7대 입법과제로 제시했다.

또 혁신성장 지원강화, 교육 정상화 종합 대책, 주거 안정·안전 대책, 자영업자 대책, 여성 안전·돌봄 강화, 기후위기 대응, 민생채움 예산 등을 9월 정기국회에서 집중적으로 다룰 7대 추진과제로 선정했는데, 다만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같은 날 여당 연찬회에서 가진 ‘경제특강’을 통해 “윤 정부 출범 후 국제기구 등에서 건전재정기조로 전환하고 국제 신용평가에서 긍정평가 중이다. 이번 예산도 굉장히 타이트하게 갈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예산 문제를 놓고 민주당과 당정 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민주당 워크숍에선 현 시기 여론지형과 총선 전망, 하반기 정국 대응 방안을 발표한 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과 방안을 놓고 참석 의원들 간 자유토론도 이어지는데, 당장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촉발된 거취 문제를 놓고 친명·비명계 간 격론이 벌어질 수도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다만 여당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의 안정과 화합’을 최우선 당부했듯 민주당 내부에서도 당내 갈등을 부채질하지 말아야 한다는 호소도 나오고 있는 실정인데,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앞서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비명계 이상민 의원이 최근 분당 가능성을 언급한 점을 꼬집어 “더 이상 분당 얘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얘기하는 것은 당내 갈등을 야기하는 것”이라며 “당내 갈등을 자꾸 증폭하면 국민들에게 실망을 더 크게 안겨드릴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당 단결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해 과연 야당이 내부 결속에 성공할지 여부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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