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누르고 선출, 과반 이상 득표로 결선투표 없이 즉시 당선
친명 일색인 지도부에 ‘친이낙연계’ 박광온 당선 배경은?
박광온 앞에 놓인 민주당 총선 승리 위한 선결 과제는 무엇?

28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열린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린 가운데 박광온 의원(우측 사진)이 당선되자 이재명 대표(좌측 사진)가 함께 손을 맞잡고 환영해 줬다. 사진 / 시사포커스TV
28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열린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린 가운데 박광온 의원(우측 사진)이 당선되자 이재명 대표(좌측 사진)가 함께 손을 맞잡고 환영해 줬다. 사진 / 시사포커스TV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새 원내사령탑에 ‘비명’(비이재명계)의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박광온(3선, 경기수원정) 의원이 ‘친명계’ 3인의 후보들을 크게 따돌리고 과반 이상의 득표를 받아 당선되는 쾌거를 거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박 신임 원내대표의 선출 의미와 앞으로 그에게 놓여 있는 과제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친명 중심의 민주당 지도부에 ‘비명계’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돼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투표가 진행됐는데, 민주당 170명의 의원 중 169명이 자리한 가운데 과반 이상의 득표 수를 얻어 박 의원은 결선 투표 없이 즉시 민주당의 새 원내사령탑으로 올라섰다.

다만 이날 투표 결과인 세부적인 득표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앞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4파전의 친명계 의원 3인(홍익표·김두관·박범계)과 비명계 의원 1인(박광온)의 계파 구도이기에 이원욱 의원의 출마 포기로 이미 후보 단일화를 이루고 나온 듯한 비명계의 박광온 의원이 단순 계산상으로 유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고 분석하는 목소리가 나오긴 했다.

그러나 이날 투표 결과에서 박 의원이 과반 득표율까지는 이루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되면서 결선 투표까지는 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는데, 이러한 예상을 깨고 단번에 당선되어 놀라움과 함께 힘까지 실리면서 여러 가지 다양한 해석들이 일각에서 쏟아졌다.

한쪽에서는 민주당이 친명 일색으로 이재명 대표의 방탄 체제 이미지가 커질 대로 커져 계파 간의 갈등이 극심해짐에 따라서 계파 간의 균형과 친명계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용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던 경험이 있는 박 의원이 재도전에 나설 뜻을 피력하며 그간 당내 의원들과 소통하고 관계를 잘 다져온 덕분에 승리를 거둔 것이라는 분석도 감지됐다.

더군다나 박 신임 원내대표는 계파색이 짙지 않은 비교적 온건파로 분류되고 있기에 계파 갈등이 두드러져 있는 당 상황에서 한 측에 치우치지 않고 중심을 잘 잡아 당을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라는 진단도 있었다.

◆ 통합과 쇄신 강조한 박광온, 민주당 위기에서 구원투수 되줄까?

실제로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내 다양성을 위해 조화와 균형을 잡고 또 서로 다른 의견에 경청하고 그걸 하나로 모아내는 소통, 공감 능력을 갖고 전체 당 기조를 조화시켜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며 ‘통합’을 강조해 사실상 대립 분위기에 있는 계파 갈등을 좁혀 나가기 위한 노력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박 신임 원내대표는 ‘친명’과 ‘비명’으로 분류되고 있는 계파 구도에 대해 “그건 언론의 용어다”고 선을 그으며 “친명과 비염 구도는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당에도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해 당내 계파간 갈등이라는 지적에 경계하려는 듯한 분위기도 엿보였다.

더욱이 그는 그간 집권여당인 국민의힘과 극한 대립 구도만을 이어왔던 것에 대해서도 “대여 관계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국회 운영도 정말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회법과 헌법정신에 맞게 운영하도록 서로 노력하는 것이 예우 측면에서도 맞고, 그게 여야는 물론 현 정권에도 도움 되고 국민 모두에게 도움 되는 것이라 믿는다”고 입장을 밝혀 앞으로 여당과의 관계 회복 의지도 내비쳤다.

더 나아가 박 신임 원내대표는 “이른 시간 안에 여당 대표와 만나 이런 기본적인 정신들에 대해 대화하고 어떻게 하면 민생 우선과 정치 복원을 해낼 것인지 깊이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여 사실상 ‘이재명 방탄 체제’와 ‘입법 독주’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나고자 하는 당 쇄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그래서인지 앞서 투표 전에 진행된 정견 발표에서 박 신임 원내대표는 “국민들은 현 정권에 분노하고 절망하고 있지만 민주당에도 실망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의 진짜 위기다. 국민들은 쇄신하라 요구하고 있다”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당선되면 곧바로 쇄신을 위한 의원총회를 열어 밤을 새워서라도 쇄신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었다.

또한 박 신임 원내대표에게 표심이 작용했던 원인 중 하나로 최근 터진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도 무관하지는 않다는 시선도 감지됐는데, 사실 사법리스크에 둘러싸여 있는 이재명 대표의 문제도 있는 상황에서 ‘친명’의 송영길 전 대표를 둘러싼 ‘돈봉투 사건’이 터져 친명 중심으로 터진 비리 의혹이 이어짐에 따라 총선 승리를 위해 비명계 후보에게 반사 이익의 표심이 작용 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다시 말해, 어쨌든 당이 쇄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보여줄 있는 패가 사실상 친명의 후보보다는 비명의 후보가 오히려 낫다는 정치적 셈법에 따른 전략이 작동됐다는 얘기이다.

◆ 박광온 새 원내사령탑, 가장 큰 당면과제는 돈봉투 사건 해결? 

이렇듯 박 신임 원내대표를 향한 기대감이 쏟아지면서 내년 총선까지 당내 주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박 신임 원내대표에게 놓여진 숙제도 가득한 상황이었는데, 일단은 최근 터진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에 대한 수습이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돈봉투 사건에 대한 연루자들을 가려내어 어떤 조치를 하느냐에 따라 박 신임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평가될 것은 분명하기에 그가 어떤 방식과 해법으로 수습해 당의 위기감을 최소화하고 안정화를 이뤄낼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돈봉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검찰 보다 앞선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지만 당의 신뢰도도 회복할 수 있어 돈봉투 사건으로 인한 지지율 하락을 멈추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내대표 후보로 나섰던 법무부 장관 출신의 박범계 의원이 특별조사기구를 통한 자정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인데, 박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의원총회를 빨리 열어 이 문제에 대해 정말로 지혜로운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표했기에 어떤 묘책을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박광온 앞에 놓인 과제, 총선 승리 위해 ‘돈봉투 수습-통합-협치’ 해결해야

또한 박 신임 원내대표는 당내 계파 갈등 부분을 봉합하고 더 나아가서는 극한 대립 모습만 보여줬던 집권여당인 국민의힘과도 관계 개선하여 통합에 역할을 하는 것도 그의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위장 꼼수 탈당’ 논란이 일었던 민형배 의원의 복당으로 여야를 막론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심지어 당내에서도 비명계를 중심으로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에 이에 대한 갈등도 해결해야 한다.

특히 비명계와 중도 성향에 있는 의원들은 박 신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집결할 가능성이 크기에 친명계 의원들이 호위하고 있는 민형배 의원의 복당 문제를 두고 벌어진 갈등을 어떻게 봉합할지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리고 크게는 앞으로 닥쳐 올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문제를 두고 어떤 대응으로 당내 갈등을 좁혀 나갈지도 기대되는 상황인데, 무엇보다 앞으로 날아올 가능성이 큰 이 대표의 2차 체포동의안에 대한 입장도 재확립해야 한다는 점에서 무거운 숙제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지금까지 거대 야당의 윤석열 정부 발목잡기 프레임이 자리해 있는 만큼 이 부분도 어떻게 희석시켜 나갈 것인지도 중대한 과제가 될 것이며, 당장은 간호법·의료법·방송법을 비롯해 쌍특검 패스트트랙 지정하는 입법 강행을 해 왔기에 여야의 극한 대립 구도에서 어떤 태도와 협치를 보여줄 수 있을지도 그의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에게 있어 가장 과제는 내년에 열리는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는 점인데, 사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돈봉투 사건 해결을 통한 당의 부정부패 이미지 해소와 당내 계파 갈등 봉합 및 정권 발목잡기 프레임을 해결하는 것이 선결 조건으로 맞물려 있어 그 결과와 과정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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