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김홍걸 복당 결정, 민주당 “특별한 하자 없어”
박홍근 “민형배, 대의적 결단으로 입법에 동참했던 것”
민형배 복당에 뿔난 국힘 총공세 “뻔뻔한 野, 흑역사 될 것”
정의당도 비판 “위장탈당 고백한 꼴, 편법 꼼수 남발 말아야”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 이상민 “추악한 오물 뒤집어 쓴 느낌”
‘전라 민심’도 흔들, 광주시민단체 “반헌법행위, 나쁜 선례” 맹폭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위장 탈당 논란을 일으켰던 민형배 의원, 위장 탈당 논란을 이어받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위장 탈당 논란을 일으켰던 민형배 의원, 위장 탈당 논란을 이어받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지난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위장 꼼수 탈당’ 논란을 일으켰던 민형배 의원이 26일 민주당에 전격 복당되면서 민주당의 위기감이 더욱 커지는 듯한 기류가 엿보였다.

◆ 민형배 전격 복당 발표, 박홍근 “복당시키는 것이 책임지는 자세”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 의원은 불가피하게 자신의 소신에 따라 ‘탈당’이라는 대의적 결단으로 (검수완박에 대한) 입법에 동참했던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에서 최종 판결이 이미 나온 만큼 민주당은 헌재로부터 지적된 부족한 점은 아프게 새기면서 이제는 국민과 당원께 양해를 구하고 민 의원을 복당시키는 것이 책임지는 자세“라고 설명하면서 민 의원의 복당 소식을 전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이날 부동산 문제로 제명 조치했던 김홍걸 의원도 함께 복당 시켰는데, 이와 관련해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최고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두 의원은) 특별한 하자가 없다고 봐서 당원자격심사를 통해 복당이 허용된 것”이라며 “최고위 내에서도 반대 의견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민형배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맙다.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간다”고 반가움을 표하면서 “헌재와 당의 판단을 존중한다. 의도치 않게 소란스러웠다. 송구하다. 비판과 조언 겸허하게 듣겠다. 복당에 대한 소회는 다시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다만 앞서 민주당 측에서는 민 의원의 탈당에 대해 검수완박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민 의원의 개인적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고 선을 그어오다가 돌연 ‘민 의원은 민주당의 대의적 결단에 동참했던 것’이라고 말하는 지도부의 발언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시선들이 지배적이라고 일각은 관측했다.

더군다나 헌법재판소의 재판관들도 지난달 23일에 내린 판결에서 “(민주당 소속의) 법사위원장은 회의 주재자의 중립적 지위에서 벗어나 조정위원회에 관해 미리 가결 조건을 만들어 실질적인 조정 심사 없이 조정안이 의결되도록 했다”면서 “국회법과 헌법상 다수결 원칙을 위반했다”고 지적해 사실상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의 의원들의 심의 표결권 침해에 영향을 끼쳤다고 비판했었다.

◆ 민형배 복당에 뿔난 국민의힘 총공세, 송영길 탈당과도 연결지어 공세

그래서인지 민 의원의 ‘위장 꼼수 탈당’ 문제에 단단히 뿔이 날 수밖에 없었던 국민의힘 측에서는 이날 일제히 민 의원의 복당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선 분위기였는데, 실제로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수완박 때문에 탈당했던 민형배 의원은 민주당으로 복당했는데, 국민을 속이고 헌법재판소를 속인 ‘위장탈당쇼의 결말’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 청년최고위원은 “이제라도 헌재가 권한쟁의 심판을 다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하면서 “민주당의 뻔뻔함이 또 하나의 흑역사를 만들었다. (민주당은) 오늘을 ‘4·26 위장탈당의 날’로 정하고, 두고 두고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라고 맹폭했다.

더욱이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에 연루 의혹을 받아 돌연 탈당을 선언한 송영길 전 대표의 언론대응을 맡는다고 알려진 것에 대해 그는 “결국 송영길 전 대표은 위장탈당을 한 셈”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다만 논란이 커지자 김의겸 의원실에서는 언론 문자 공지를 통해 김 의원이 전날 송 전 대표의 언론 창구를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고 이를 수락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히면서 “그러나 오늘 송 전 대표로부터 다시 전화를 받았다”며 “송 전 대표가 ‘불필요한 오해를 사고 있어 언론 창구는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겠다. 또 탈당을 했으니 모든 걸 혼자 힘으로 헤쳐 나가겠다’고 말해 김의겸 의원은 송 전 대표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탈당-복당’ 반복되는 민주당 때리는 김병민 “국민 기망하는 정치 그만해야”

실제로도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 의원의 복당과 송 전 대표의 탈당 문제를 연결지으며 비판을 했었는데, 김 최고위원은 “민 의원이 복당한다는 뉴스를 보니, 이런 식이면 중대 선언인 것처럼 탈당한 송영길 전 대표도 얼마 안 있어서 복당한다는 소식이 들리겠구나 싶다”며 민주당을 향해 “입당과 탈당, 복당이 포스트잇도 아니고, 아무 데나 붙였다 뗐다 하면서 국민 기망하는 정치는 좀 그만둘 때도 되지 않았느냐”고 경고했다.

더 나아가 김 최고위원은 “어차피 돈봉투로 도덕성이 떨어진 마당에 차라리 어떤 비난이 닥치더라도 단일대오를 형성해 줄 우군이 더 필요했던 걸까”라고 반문을 던지기도 하면서 “헌재의 판단을 철저히 무시하며 복당 결정을 내린 민주당은 더이상 당명에 ‘민주’라는 명칭을 사용할 자격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급기야 그는 민주당을 향해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라는 있는데,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얘기인데, 작은 무질서를 초기에 바로잡지 못하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거다”고 설명하면서 “이미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큰 유리창이 파손되었지만, 이를 고칠 의지가 전혀 없이 방치해 왔다. (그렇기에) 결국 문제 해결의 답은 다시 이재명 대표를 향할 수밖에 없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판사 출신’ 전주혜 “민주당, 헌재 판결 왜곡해...반드시 심판받을 것”

뿐만 아니라 이날 전주혜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 민 의원의 복당 소식과 관련해 “아무리 ‘뻔뻔함’이 ‘민주당의 DNA’라고 하더라도 ‘이재명 방탄’과 ‘쩐당대회’ 모르쇠로 일관하던 민주당이 이제는 아예 상식과 양심마저도 내팽개친 모양”이라면서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국민들이 반드시 심판할 것이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특히 판사 출신인 전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왜곡한 것”이라며 “(당시 판결에서) 헌법재판소는 ‘민형배 의원이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가 구성될 경우 비교섭단체 몫의 조정위원으로 선임돼 민주당 소속 조정위원들과 함께 조정위원회의 의결정족수를 충족시킬 의도로 민주당과 협의해 민주당을 탈당했다’며 명백하게 헌정사상 초유의 꼼수·위장 탈당을 지적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전 원내대변인은 “나아가 이런 뻔뻔한 꼼수·위장 탈당이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의 법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한 것인데, 그렇다면 민주당과 민형배 의원은 국민들께 사죄부터 해야 마땅하다”며 “그런데 사과는커녕 ‘헌법재판소가 위장 탈당을 문제 삼지 않았다’며 거짓말을 한 민주당의 행태는 ‘뻔뻔함의 극치’이자,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에 더해 강사빈 국민의힘 부대변인도 즉각 논평을 통해 민 의원의 복당에 대해 “집 나가서 동네를 휘저으며 온갖 악행을 저지르더니 사과 한마디 없이 귀가하는데 두 팔 벌려 받아들이는 격”이라며 “민주당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도 내놓지 못하고 당연한 듯 복당시키며 추악하고 뻔뻔한 민낯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 부대변인은 “단순히 정치적 이익만을 좇으며 법치주의를 파괴했던 모습은 민 의원의 복당과 함께 민주당의 과오로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며 “그에 앞서 여야 협치를 배제하고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한 최악의 정당으로도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하며 사실상 여권에서는 민 의원의 복당에 총공세를 펼치고 나선 분위기였다.

◆ 정의당도 비판 가세 “위장 탈당 맞다고 고백한 꼴, 꼼수·편법 남발 말아야”

더군다나 정의당에서도 이날 민 의원의 복당에 대해 비판에 가세했는데, 김희서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 의원의 복당은 결국 지난해 탈당이 ‘위장 탈당이 맞았음’을 고백하는 꼴”이라고 짚으면서 “민 의원의 위장 탈당은 그 지점에서 매우 부적절한 행위였다. 지금이라도 당시의 안건조정위 무력화에 대해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또한 김 수석대변인은 “박홍근 원내대표의 발언도 문제적이다. 집 나간 자식을 다시 품는 듯한 태도에선 민 의원이 초래한 사태에 대한 반성이 보이지 않는다. 자기 잘못에 대한 뼈저린 성찰이 민주당에 선행되어야 한다”며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에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꼼수와 편법이 남발되어서는 안 된다”고 쏘아 붙였다.

◆ 내부에서도 쓴소리, 이상민 “부끄러운 짓”...전라 표밭 민심도 흔들 “반헌법행위”

한편 민 의원의 복당과 관련해 민주당 내부에서도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면서 사실상 내홍으로 확산되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민주당의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었는데, 실제로 5선의 중진이자 ‘비명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상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꼼수탈당도 참 부끄러운 짓인데, 복당이라니 기가 막힐 일”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의회주의와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 형해화 시켰음에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복당 결정을 했다니 깊은 무력감에 빠져든다. 돈봉투 사건으로 만신창이가 되었는데 추악한 오물 뒤집어 쓴 느낌이다”면서 “제가 비정상인거냐?, 그냥 혼돈이다”고 개탄했다.

심지어 민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소재한 ‘광산시민연대’라는 시민단체에서도 조차 비판을 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는데, 이들은 “민 의원을 복당시킨 민주당 최고위 결정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훼손이며, 헌법재판소 판단을 뒤집는 반헌법행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이번 복당 결정은 다시 한번 민 의원 행위가 꼼수 탈당이자 위장 탈당이었음을 자인한 꼴”이라며 “민주당과 민 의원의 행동은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탄식해 민주당의 표밭인 전라도의 민심조차도 흔들리는 분위기로 전환되면서 민 의원의 복당으로 인해 민주당의 위기가 더욱 고조되는 양상으로 그 결과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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