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수 1년 마치는 이낙연, 오는 24일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
이낙연 정치 복귀, 비명계 구심점 될 가능성 높지만 당 현실은?
이낙연 귀국에 조언 나선 박지원, 친명-비명 계파 갈등 중재자?
오늘도 법원에 출석한 이재명, 수사와 재판 반복되는 사법리스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오훈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크게 친명계(친이재명)와 비명계(비이재명)로 나뉘어져 잦은 충돌음을 보이며 내홍을 빚어왔던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중 한국으로 귀국하는 이낙연 전 대표의 일정을 고리로 계파 갈등이 더욱 격화될 수 있다는 정치권의 분석이 이어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미국 연수 떠났던 이낙연, 오는 24일 귀국...이낙연·이재명 팬카페 시끌벅적

민주당 내 대선 후보로 양대 산맥을 이뤘던 이낙연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대선 패배 후 6·1 보궐선거에 승리하여 국회에 입성하자마자 미국으로 1년 일정의 연수를 떠났었는데, 그 후 1년이 지난 지금 이낙연 전 대표의 귀국이 다가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그의 복귀가 당내 계파 갈등 본격화의 방아쇠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쏟아지는 상황이라고 일각은 관측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의 한국학연구소의 방문연구원으로 떠났던 이낙연 전 대표는 오는 24일 오후 2시에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할 예정이라고 전해졌는데, 이 전 대표 공식 온라인 팬카페인 ‘이낙연과 함께 꿈꾸는 세상! 나비야 날자’에는 벌써부터 그의 귀국길을 반기며 마중 계획을 짜는 내용도 올라오는 등 관심이 뜨거운 분위기였다.

반면, 이재명 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서는 정반대의 모습이 펼쳐졌는데, 이들은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당을 위해서 ‘오지 마시라’고 견제구를 날리며 대치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모양새였고 더욱이 친명계에서도 이낙연 전 대표의 귀국에 대해 마냥 환영하지는 않는 듯한 모습은 마찬가지였다.

이는 대장동 등 각종 논란으로 인해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민주당의 지지율을 깎아 먹은데 이어 최근 친명으로 분류되었던 송영길 전 대표의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수십억대 코인(가상화폐) 거래 논란이 연달아 터지면서 당 지지도를 더욱 추락시켰기에 사실상 당의 주류세력인 친명계에 큰 타격을 준 것이기에 당내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친명 vs 비명 계파 갈등 심화, 상임위長 자리 놓고 주도권 다툼 치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과거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오훈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과거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오훈 기자]

실제로 친명계가 포진해 있던 지도부 자리에 지난 4월 28일 비명계의 박광온 원내대표가 과반 이상의 득표율로 단번에 원내 사령탑 자리를 꿰찼고, 이로 인해 그간 움츠려 있던 비명계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해 당 쇄신을 앞세우면서 목소리를 점차 높여 가고 있는 상황이기에 친명계의 견제 심리가 충분히 작동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친명계로 분류되는 정청래 최고위원의 경우에는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자리를 노리고 있다가 최근 의원총회에서 비명계 의원들이 제동을 걸어 자신의 상임위원장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사실 그간 관례상 당의 주요 보직을 맡은 자들은 국회 상임위원장 등을 겸직하지 않는 것이었는데 정 최고위원은 친명의 주류여서 최고위원직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겸임했던 것이라고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정청래 최고위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청래가 물러나면 다음 타깃은 이재명 대표와 (친명) 지도부다”며 “단순한 행안위원장 싸움이 아니다. 행안위원장 기필코 사수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개딸 등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에 도움을 호소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이에 더해 정 최고위원은 이날(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명계 의원들을 겨냥해 “민주당 혁신의 주체는 당의 주인인 당원이다”며 “국회의원은 혁신의 대상이지, 주체가 아니다”고 맹폭했다.

이어 그는 비명계가 반대하고 있는 대의원제 폐지 문제를 꺼내들면서 “혁신의 출발은 국회의원 기득권 내려놓기와 대의원제 폐지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혁신의 대상들이 혁신, 혁신 떠들지 않기를 바란다. 혁신의 칼자루를 당원과 국민들에게 돌려주기 바란다”고 비명계를 향해 쏘아붙였다.

◆ 쇄신·혁신위 앞세워 친명 압박한 비명계, 내홍의 골도 더 깊어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좌)와 박광온 원내대표(우). 시사포커스DB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좌)와 박광온 원내대표(우). 시사포커스DB

즉, 박광온 원내대표가 지난달 14일 쇄신 의총을 열어 당내 새로운 혁신기구 구성에 전격 합의한 이후 비명계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새로운 혁신위원장에게 전권을 위임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해오자 친명계 의원들은 일제히 혁신위 설치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돌아섰던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신경민 전 의원은 전날 YTN라디오 ‘이슈 앤 피플’에 출연해 “지금 현재 더 센 이슈가 내부적으로는 혁신위원회의 문제인데, 혁신위원회를 5월 14일날 박광온 원내대표 의총으로 해놓고 5월 24일날 이재명 대표가 유튜브 당원 라이브에 가서 혁신위가 필요 없다고 얘기를 한 거다”며 “그러니까 사실상 혁신위가 혁신의총의 최대의 합의이고 성과물인데, 그걸 대표가 걷어 차버린 형국”이라고 이 대표와 친명계를 향해 쓴소리를 날리기도 했다.

이어 신 전 의원은 “지금 혁신위가 날아가게 될 위기에 있는데, 그 사이에 (친명계에서는) 김남국 의원을 비판한 대학생위원장이라는 사람을 불러다가 또 혼냈다”며 “여러가지로 민주당이 좀 어려운 상황이다”고 지적해 당내 극심한 계파 갈등 상황을 짐작케 했다.

이렇듯 비명계에서는 당의 쇄신과 혁신을 외치며 친명계를 압박해 나가는 상황에서 친명계는 당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고 맞대응을 펼치며 계파 갈등에서 비롯된 내홍이 골이 점점 깊어져 가는 중이다.

그렇기에 박광온 원내대표에게 힘이 되어 주고 비명계의 구심점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이낙연 전 대표의 귀국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며, 그런 만큼 이낙연 전 대표가 정치에 복귀하면 사실상 친명과 비명의 세력 간 주도권 다툼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라고 분석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 계파 갈등 중재 시도, 박지원 “이낙연은 정치할 것, 다만 이재명과 손 잡길”

더불어민주당 원로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과거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김기범 기자
더불어민주당 원로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과거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김기범 기자

그래서인지 당 내홍을 우려한 듯, 당 원로이자 ‘정치 9단’이라고 불리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전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이낙연 대표가 돌아오면 정치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분이 배운 게 정치밖에 없다. 그래서 해야 되는 것”이라고 정치 복귀의 길을 터주면서도 “다만 이낙연 전 대표는 돌아오면 이재명 대표를 적극적으로 협력해서 민주당의 난국을 극복하는 데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더욱이 박 전 원장은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한국에 돌아와서 또) 평가를 하고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시간을 허비)하면 결코 국민과 당원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조언하면서 “적극적으로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돈봉투·코인’ 등 검찰이 파놓은 웅덩이에서 허우적거리지 말고 튀어나올 수 있도록 힘을 합쳐서 싸워 나가야 된다”고 당부했다.

이에 더해 그는 이 전 대표의 귀국으로 계파 갈등이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지금 민주당이 그럴 때가 아니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바라는 민주당이 되어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박 전 원장은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도, 돈봉투도, 가상화폐도 파 놓은 웅덩이에 빠져서 거기서 아우성대지 말고, 과감하게 나와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와 편중 외교로 싸워나가야 할 것이다”며 “지금 편중 외교로 인해서 중국의 경제적 압력으로 우리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가. 그러면 이재명 대표가 중국을 접촉하고 러시아를 접촉해서 국익 외교를 나서봐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민주당의 위기 탈출 방향까지 제시했다.

◆ 오늘도 법원 출석한 이재명...李측 “김문기 ‘안다’ 인식 상황은 검찰이 증명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4월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4번째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김경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4월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4번째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김경민 기자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여섯 번째 재판에 출석했는데, 이날도 역시 법원 앞에서는 이 대표의 지지자들과 반대측이 고성을 지르며 서로 대치전을 벌였다.

다만 이날 이 대표는 취재진의 질문에 무대응하며 바로 법정으로 향했는데, 법조계에 따르면 6차 공판에서 이 대표 측은 고(故) 김문기 전 개발1처장에 대해 공소사실에 대한 검찰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변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대표 측은 검찰을 향해 “‘안다, 모른다’는 순전히 주관적 내용”이라면서 “(이 대표가 김문기씨를 모른다고 말한 것을) 허위라고 입증하려면 피고인의 머릿속에 당시 안다는 인식이 있었다거나 알았다고 볼만한 정황을 통해 (검찰이) 증명해 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더 나아가 이 대표 측은 “형사소송법에 의하면 빠짐없이 목록을 작성해야 하는데 검찰이 일부만 제출한 것이 문제”라면서 “김 전 차장과 이 대표가 한 프레임에 있는 사진이 35장이라는데, 나머지는 확인이 불가하니 관련법 위반인 것”이라고 문제 제기했고, 이에 재판부도 검찰에게 “(증거자료를)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않았다면 제출해 달라”고 말해 사실상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은 공회전하듯 형국으로, 게다가 이밖에도 다른 사안으로도 줄지어 수사와 재판이 이어지고 있기에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험난한 상황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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