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이낙연 전 당대표가 귀국하면서 ‘못 다한 책임 다 하겠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일단 저희들도 (센 발언에) 굉장히 놀랐다”면서 “결국은 본인이 앞으로의 정치 행보에서 ‘좀 새로운 모습을 보이겠다, 변화된 모습을 보이겠다’는 이런 각오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는 윤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이분은 단어 하나하나를 골라 쓰는 등 굉장히 신중해서 시중에는 ‘엄중낙연’이라는 얘기가 나오지 않았는가”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된 데는 저의 책임도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며 “저의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 이제부터는 여러분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입장을 표명해 눈길을 끌면서 정치 복귀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에 윤 의원은 이 전 대표의 귀국 발언에 대해 “본인이 지금까지 했던 정치와는 조금 다르게 사안을 보고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각오의 표현”이라고 해석하면서 “민주당의 가치와 정신을 어떻게 복원할 수 있느냐에 (대해 정치 행보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퇴행과 후퇴에 대해서 해외에 있었기에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 그 부분에 대해서 말을 할 것 정도는 예측했지만 ‘정치적인 책임, 여러분 곁을 떠나지 않겠다’라는 선까지 말할 줄 저도 예상 못 했었다”며 “또 많은 지지자들이 잊지 않고 공항에서 연호해주고 찾아주는 부분 때문에 본인도 더욱더 마음이 고조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책임의 부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 전 대표가 그런 각오를 밝힌 부분들은 어찌 됐든 본인이 지금까지 했던 정치와는 조금 더 다르게 사안을 보고, 또 적극적으로 임하게겠다는 그런 정치 각오의 표현이라고 본다”며 “이 전 대표는 (앞으로 당에 대한 쓴소리가) 필요할 때는 하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어느 누구나 우리가 알고 있듯이 민주당이 지난 대선에 패배하고 또 우리 또 우리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했지 않았느냐. 그 이후에 보여준 민주당의 모습이 그렇게 썩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었다”며 “정책적 비전과 미래에 대한 구상이 보이지 않았던 게 오늘날 민주당의 위기를 초래한 가장 중요한 이유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의원은 “국내 민주주의가 후퇴한 건 결국 다 대선 결과에서 빚어진 일들 아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그렇기에 이 전 대표도 지난) 1년 동안 밖에 계시다 보니, 본인의 회한과 책임에 대한 부분이 더 절박하게 느낌이 왔던 것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더 나아가 그는 “우리 당에서 오히려 부족한 부분들은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소멸되고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당내 민주주의가 활성화되고 당의 포용성을 가져야만 당이 확장될 수 있는 거고 그래야만 (민주당의) 지지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며 “불과 9개월밖에 안 남은 이 선거에서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다시 받을 수 있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 전 대표는 그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현명하게 숙고할 것이라고 본다”고 점쳤다.

또한 윤 의원은 이 전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해 “지금 정해져 있는 본인의 일정이나 스케줄은 전혀 없다”며 “아마 현충원이라든지 문재인 전 대통령이나 봉하마을, 그다음에 5.18 묘지, 이런 무대에는 아마 일정들을 생각하고 계시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한다. 그런 차원에서 일단 한반도의 미래와 생존 전략 관련된 전국 순회강연을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만 본인이 어떤 길을 가게 될 거냐는 건 본인만의 의지대로 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당의 상황과 그 다음에 당이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해서 (정치적) 공간을 열어줘야 된다”며 “이 전 대표가 어떤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는 부분들이 분명해져야 되는 것”이라고 덧붙여 사실상 이 전 대표의 정치활동은 현 지도부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해 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