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과거 '보수 책사'로 불리웠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국민의힘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대표 후보들의 당권경쟁 상황에 대해 관전평을 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는데, 윤 전 장관은 최근 전대 분위기와 관련해 "정치를 하는 수준이 너무 세련되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 부정평가를 내리면서도 차기 당대표는 '친윤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 김기현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을 높이 점쳤다.

윤 전 장관은 전날밤(20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하여 '윤심'(尹心,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전대 기류가 흐르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논란과 관련해 "저는 이런 느낌을 받았다"며 "미국 프로레슬링을 보면, 선수들이 나와서 이상한 몸짓하고 표정을 지어서 힘자랑하지 않느냐"고 지적해 사실상 혹평했다.

아울러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안철수 후보의 '윤안연대론'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확전됐던 '대통령실 당무개입설'과 관련해 그는 "수석이라는 자리는 대외적으로 활동하는 자리가 아니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자리다"며 "수석비서관이 자기 직분을 모르고 저렇게 공개적으로 정치적 발언을 하고 그러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다만 윤 전 장관은 전대 결과의 향방에 대해 "승자는 정해진 것 아니냐. 과반수를 넘기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결국 1차 투표에서 가장 표를 많이 얻는 건 김기현 후보 아니겠느냐"며 김 후보의 승리를 예측하면서도 "(윤핵관들과 친윤 쪽에서) 그렇게까지 도와줬는데, 그것도 못 얻으면 어떡하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그는 당권주자로 나선 당대표 후보들도 일일이 평가했는데, 우선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는 "정치를 한 10년 했다고 하지만 아직 경력이 짧은 편이고 제가 볼 때는 정치적 소양도 없다"며 "기업을 운영하던 사람이다. 쉽지 않다. 저는 과거에 '당신은 정치하면 안 된다'고 충고한 적도 있다. 특히 이번에도 용산에서 세게 압력이 오니까 금방 물러나는 모양새가 만들어졌는데, 조직도 없는 사람이 메시지를 능하게 쳐서 그걸로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는 능력도 없고, (더욱이) 단기전이라면 몰라도 길어지는 싸움을 안 후보는 하기 힘들다. (더군다나) 권력하고 척을 지면 잃을 게 많은 사람은 절대로 (정치) 못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또한 황교안 후보에 대해서는 "이번 전대에 왜 출마했는지 모르겠다"며 "강성 보수를 대변해야 될 책임을 지고 있다면 어쩔 수 없이 대변해야 되겠지만 대표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천하람 후보에 대해서는 "굉장히 성장 가능성 있어 보인다. 그렇게 서툰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며 "이번에 여러 가지로 좀 놀라서 앞으로 주목해서 좀 보려고 한다. 지금이야 선거 때니까 말을 자극적으로 해야 되고 듣는 사람 통쾌하게 해야 해서 그렇지만 천 후보가 대표가 되면 대통령을 막 배척하면서 당무를 운영하려고 그러지 않을 것 같다. 또 옛날 우리 어른들이 인물을 평가할 때 신언서판이라는 걸 많이 받았었는데, 신언서판으로만 봐도 굉장히 뛰어난 데가 있어 보인다"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