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다가올수록 더 뜨거워지는 신경전
당권주자들, 광주에서 합동연설회 가져 '호남 구애' 열전
후보 지원군도 치열한 신경전, 이철규·이준석 발언에 눈길
당권경쟁 여론조사, 김기현 우세 속 엎치락뒷치락 혼전세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 (왼쪽부터 황교안, 천하람, 안철수, 김기현)들이 1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국민의힘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 (왼쪽부터 황교안, 천하람, 안철수, 김기현)들이 1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국민의힘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3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인 가운데 당권을 차지하기 위해 주자들을 비롯해 그 지원군들의 신경전도 더욱 치열해 지는 양상을 보였다. 다만 최근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권주자들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 혼전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후보들 간의 경쟁이 더 뜨거워질수록 '결선투표'로 갈 가능성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가 엿보였다.

◆ 광주에 모인 당권주자들 '호남 구애전', 김기현 "호남 힘있는 예산, 제가 할 수 있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은 1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도 각자의 선거전략에 따라 목소리를 높이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는데, 우선 '친윤 대표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후보는 이날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잘 끓여서 국민 대통합을 이뤄 총선 압승을 약속했는데 연포탕의 고향에 왔다"면서 "제가 당대표가 되면 어려운 광주 경제를 되살리고 광주 지역 현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제가 1등 후보"라면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이 깊어 호남에 필요한 예산을 받아 반드시 받아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그는 "당장 광주복합쇼핑몰, 광주군공항 이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런 일을 하려면 대통령과 손발이 척척 맞아야 호남 예산을 힘있게 배정받을 수 있다. 제가 할 수 있다"고 자신하며 ▲광주복합쇼핑몰 ▲군공항 이전 ▲전라선 고속철도 ▲전남 국립의대 신설 ▲광주전남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 ▲새만금 글로벌 푸드허브 ▲전북 국립의전원 등의 공약을 줄줄이 나열했다.
 
아울러 김 후보는 "우리 국민의힘이 호남에서 지지를 받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진심과 진정성이다"며 "일회성 보여주기가 아니라 진정한 마음 갖고 일관성 있게 동서 통합·국민 대통합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 안철수 "총선 압승 위해 호남 포기해선 안돼, 제가 호남에서 승리 이뤄본 사람"

아울러 안철수 후보는 이날 "우리 당이 내년 총선에서 170석 압승을 이루려면 호남을 포기해선 안 된다"며 "수도권 유권자들은 호남에서 우리 당 행보를 보고 표심을 결정하는데, 저는 호남에서 승리를 이뤄본 사람이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안 후보는 "제게 남은 목표는 총선 승리로 정권교체를 완성하는 것으로 우리 당을 압도적 다수당으로 만들어 윤석열정부를 돕는 것이다. 제 꿈은 오직 윤 정부의 성공, 대한민국 성공, 국민의 행복 뿐"이라면서 "당 대표가 되면 지명직 최고위원을 호남출신 인사로 정하겠다. 호남 후보들이 부를 때마다 얼마든지 지원을 와 호남 주민들의 마음을 얻겠다"고 밝혔다.

심지어 안 후보는 "저는 당 대표직을 대권 발판으로 삼을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제가 당대표가 된다면 오는 2024년에 열리는) 총선에서 승리하면 (당 대표직을) 내려 놓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 천하람 "호남의 큰 정치인 배출해야...저를 국민의힘의 호남 지도자로 만들어 달라"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인 천하람 후보는 이날 "순천의 정치, 전남의 정치에서 투명 인간 취급을 받았던 것 같다"고 설움을 토로하면서 "호남에서도 사랑받는 국민의힘, 천하람이 만들겠다. 이번 전대에서 천하람에게 더 큰 역할을 부여해 달라. 천하람을 국민의힘의 호남 지도자로 만들어 달라"고 외쳤다.

천 후보는 "우리끼리 호남 몫이라는 작은 지분, 한줌의 권력이라도 움켜쥐고자 남을 깎아내리는 일이 많이 있었는데, 호남을 팔아 권력에 줄 서는 자들은 결국 호남의 당원, 주민들을 파는 것"이라고 꼬집으면서 "'호남의 큰 정치인'을 국민의힘에서 배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천 후보는 그간 호남에서의 실적을 일일이 나열하면서 "김종인·이준석 지도부에서 했던 것처럼 우리는 항상 신기록을 세우기 위해 경쟁할 것이다.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호남의 미래를 고민하고 열어가는 당대표가 되겠다"며 "이번에 한번 힘을 실어 달라. '호남'에서 국민의힘의 도전이 천하람 혼자의 도전이 아니라 '세력'이 모아져 더욱 거세지도록 하겠다"고 피력했다. 

◆ 황교안 "호남이 국가 미래 비전의 핵이 돼야...호남의 한을 풀어 드리겠다"

황교안 후보도 이날 "호남은 이제 국가 미래 비전의 핵이 돼야 한다”며 “당대표가 된다면 반드시 호남에 3명의 국회의원을 세우겠다. 호남에 사는 호남 사람을 꼭 공천해서 호남에서도 기운이 돌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황 후보는 호남의 당원들을 향해 "호남의 한을 풀어 드리겠다"면서 "반드시 ▲상생형 광주복합쇼핑몰을 만들겠다 ▲새만금 메가시티를 만들겠다 ▲고흥군 우주항공산업 등을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더욱이 황 후보는 "좌파 정권에 한 번 더 뺏기면 '공산화'가 된다"며 "30년 자유 민주정권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뺏기지 않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주자들 이어 후보 지원군들 신경전도 팽팽, 이철규 "줄세우기는 이준석체제 때"

다만 이날도 후보들 간의 신경전은 치열한 분위기였는데, 실제로 김기현 후보는 자신을 겨냥한 '울산 KTX 노선 변경에 따른 시세차익 의혹'과 관련한 경쟁 후보들의 공세에 대해 "없는 말, 가짜뉴스 만들어 퍼나르는 더불어민주당식 '못된 DNA'가 전당대회에 횡횡하는 게 안타깝다. 아직도 '민주당 DNA'를 그대로 갖고 있는 분이 많은 것 같다"고 맞받아치면서 "민주당식 프레임을 하면서 내부 총질, 아니면 말고식 하는 후보를 용납하면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각축을 벌이며 후보들의 팽팽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각 후보들을 옆에서 지원하는 지원군들의 신경전도 더욱 거세지고 있는 모습이 엿보였는데, 김기현 후보를 응원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친윤계'(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이철규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하여 '윤핵관의 권력 줄 세우기 행태가 있다'고 비판한 천하람 후보를 향해 "줄 세우기는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 있었으면 있었다"면서 "이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가을 당대표를 하면서 당원을 모집하고 또 모집한 걸 평가하여 자기 편이 아니면 빼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철규 의원은 "의원들이 누가 줄 서란다고 줄 설 분이 있겠느냐. 국회의원은 지역 주민들, 유권자들의 표심이 최고의 압박 수단이다. 표심이 이리 가라면 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이게 선출직의 비애인데, (사실) 의원들은 함께 생활하면서 나름대로 판단하고 옳고 그름이 낫겠다고 생각해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줄 세우기는 없다. 그리고 파벌을 가지고 공천을 배제하면 국민과 당원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다만 이 의원은 "(사실 총선은 당대표보다는) 대통령과 각 지역에 나가서 선거전에 임할 후보자의 역량이 당락을 좌우한다"고 설명하면서도 "그러나 당에 해를 끼치는 해당 행위를 한 사람을 공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공천은 당의 가치에 충실한 사람에게 하는 것이다"고 부연했다.

◆ 비윤 응원하는 이준석,  '尹 명예대표론' 비난 "바보같은 해법"

반면 '비윤' 후보들을 응원하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하여 친윤계에서 띄운 '윤석열 대통령 국민의힘 명예대표론'에 대해 "바보같은 해법"이라고 비난하면서 지원전에 나섰다.

특히 이 전 대표는 "대통령이 잘 하면 당원 모두는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그걸 바탕으로 지지를 보내는 것"이라면서 "그렇다보니 대통령과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경선해도 공천 받을 확률이 높아지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무슨 명예 당대표라는 직위가 있어야지만 대통령이 당에 영향을 주는 게 아닌 것"이라고 지적하며 사실상 친윤계 의원들을 향해 대립각을 세웠다.

더 나아가 이 전 대표는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서도 "안 후보가 평소보다 말투가 조금 더 어눌한 느낌이다. 요즘 하도 용산에서 적(敵)으로 규정하여, 안 후보가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는 지점인 것 같다"면서 "안 의원과 (나와) 관계를 톰과 제리라고 했는데, 톰이 너무 힘들어 해서 당분간 건드리지 않겠다"고 비꼬는 듯 에둘러 '안철수 때리기'에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자신이 밀고 있는 천하람 후보와 관련해서는 "명실공히 모든 후보가 천 후보를 상대하기를 꺼리는 것 같은데, 이는 천 후보가 상승세가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면서 "만약 결선투표에 천하람 후보가 올라가게 된다면 바람 타서 당대표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여론조사 당권주자 지지율, '엎치락뒤치락' 혼전세...결선투표 갈 가능성 높아져

또다른 한편,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권주자들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며 혼전세를 보여주어 사실상 안갯속의 당권경쟁인 상황이었는데, 명확한 것은 4명의 당대표 후보 중에 아직 과반 이상의 지지율을 보여주지 못해 사실상 '결선투표제'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가 폴리뉴스 의뢰로 지난 14~15일 전국 성인남녀 3003명 중 국민의힘 지지자 1387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6%포인트, 무선 100% ARS 전화조사)을 대상으로 한 당대표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기현 후보 41.2%, 안철수 후보 24.6%, 천하람 후보 13.4%, 황교안 후보 12.6%로 집계됐다.

이어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13~14일 국민의힘 지지층 49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무선 100% ARS 전화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기현 후보 44.2%, 안철수 후보 29.3%, 천하람 후보 13.2%, 황교안 후보 7.2%로 기록됐다.

반면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는 지난 13~15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 395명(표준오차 95% 신뢰수준 ±4.9%포인트, 무선 100% 전화 면접 조사)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안철수 후보 30%, 김기현 후보 26%, 황교안 후보 8%, 천하람 후보 6%로 오차범위 내 혼전세를 보였다. 

이들 각각의 여론조사는 모두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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