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민주당 스텝 뻔해, 더 불행한 일 맞을수도"
"대통령 사과, 정치적 문제 되었을 때는 신중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욕한 건 사실, 잘못했다 해야"
정청래 "거짓말 않는 대통령 될 분은 이재명인데"
여론조사, 국민 60.8% "'이 XX' 발언은 사과해야"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석열 대통령,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했던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석열 대통령,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했던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해외 순방 중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 논란이 벌써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야권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비속어 발언'의 사과 촉구가 더욱 거세지는 상황에서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30일 "대통령이 사과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대통령이 유감 표명이라도 해야 '비속어 논란'에 출구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비속어 논란이 커질대로 커져 버린 지금 상황에서) 대통령이 사과하는 순간에 지금 모든 것을 다 인정을 하는 셈이 된다. 거기에다 외신에 '윤석열 대통령, 미국 대통령과 미국 의회에 비속어 사용한 데 대해서 사과했다'라고 나올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그는 "대통령이 '이 상황을 만든 것에 미안하다'고 하면 민주당은 이때부터 '책임자, 박진 장관, 대통령실 3김도 물러나라'는 등 민주당 스텝은 뻔하다"며 "(그러면) 정기국회 자체를 뒤엎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즉, 야권에서 대통령에게 사과를 촉구하는 것에 순수하지 못한 숨은 의도가 있음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 전 최고위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하여 '국정농단 사태'를 경험했었기에 윤 대통령의 사과에 신중을 더욱 기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실제로 그는 "윤 대통령이 사과를 한 번 함으로써 모든 것이 끝난다면 모를까 이 상황은 그렇게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사과를 하면 모든 것이 끝날 것 같은 분위기가 되었지만, 2차·3차 사과를 해야 했다. 그리고 결국은 더 불행한 일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치적으로 문제가 되었을 때 대통령이 사과하는 것은 굉장히 신중해야 된다"며 "이번 논란은 대통령이 사과할 사안도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거듭 피력했다.

더 나아가 김 전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의 발언 논란에 대해 "(윤 대통령이 '바이든'이라고 말했다는) 야당이 주장한 것이 맞다고 하더라도 (앞뒤 상황상 윤 대통령이 미국측에 글로벌 펀드로 1억불을 기여하기로 약속하여) 대통령은 국회에서 승인 안 해 주면 내가 바이든에 소위 망신스러울 것 같다는 걱정에서 나온 푸념이었을 것이다. 한숨 쉬는 이야기였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용 전체적으로 보면 이게 명백한데도 (민주당은) 계속 외교 참사라고 끌고 가고 있다. 그러다가 이제 그 내용이 아닌 것으로 점차 드러나니깐 지금 와서 비속어 논란이다. 왜 비속어를 썼느냐고 지금 테마를 조장하고 있다"며 "오히려 민주당이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반론을 펼쳤다.

반면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져 있는 신평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의 '이 XX들' 발언에 대해서는 사과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보이며 윤 대통령을 향해 "전후 경위도, 보도의 맥락도 묻지 말고 무조건 사과나 유감의 뜻을 표시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나섰다. 

심지어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전남도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도 귀가 있고 국민도 판단할 지성을 갖고 있다"면서 "지금 들어도 '바이든' 맞지 않느냐. (대통령이) 욕했지 않았느냐. 적절하지 않은 말 했지 않느냐"고 쏘아 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거짓말하고 겁박한다고 해서 생각이 바뀌거나 들었던 사실이 없어지지 않는다"며 "(윤 대통령은) 잘못했다고 해야 한다. '나는 기억 못하겠느데 틀릴 가능성이 있다'는 게 대체 상식에 부합하는 말인가 의문이다. 국민을 존중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날 회의에 함께 한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에 유세한 '절대 거짓말하지 않는 정직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거짓말하지 않는 정직한, 대통령이 될 분은 옆에 있는 이재명 당시 후보인데 안타깝다"고 대선불복의 의미하는 듯한 표현을 하면서 "윤 대통령은 엊그제 한 말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대통령의 기억력도 처벌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조롱하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여론조사전문회사인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의 의뢰로 지난 26~28일 기간 동안에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한 윤 대통령의 발언 논란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8.7%가 '바이든으로 들렸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날리면으로 들렸다'는 29.0%에 그쳤고,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12.4%로 기록됐다.

다만 윤 대통령의 '국회 이 XX들' 발언에 대해 국회와 민주당 측에 사과해야 한다고 보는지에 대해, 응답자의 60.8%가 '사과가 필요하다'고 답한 반면에 '사과가 불필요하다'는 응답률은 33.5%에 그쳤다. '잘 모름'은 5.7%였다.

이번 조사는 무선 100% 자동응답(ARS) 방식의 전화조사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였고,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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