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역사연구회 70명의 학자들이 10년 연구한 것이 고작 이 수준

고조선의 건국연대를 물음표(?)로 놓은 것은 중국 박물관과 똑같은 주장

고조선을 믿기 어렵다고...전직 대통령이 추천했다고?

 

문재인 前대통령은 재임 중에도 좋은 책들을 많이 추천한 것으로 기억되는데, 퇴임 후에도 활발하게 인문학 분야 책들을 추천해 주고 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대단히 고마운 일임에 틀림없다.

예컨대, 2020년 독서의 달 추천도서 4종 세트가 있다. “코로나 사피엔스”, “오늘부터의 세계”, “리더라면 정조처럼”,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평전” 등등. 이 중에서 필자는 김삼웅의 “홍범도평전”을 구독한 바 있고, 이 책이 좋아서 고등학생들에게 다량으로 구매하여 독서를 권하기도 했으며, 저자를 초청하여 강연회도 열었다. 이처럼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들에게 저명한 분들의 도서추천은 또 하나의 사회적 기여가 될 수 있다는 면에서 고무적이다.

문 前대통령이 추천한 “시민의 한국사(1, 2)”

최근에 문 前대통령이 추천한 도서 가운데 필자의 눈에 띤 책이 있다. 지난 6월, 한국역사연구회가 펴낸 두 권의 책, “시민의 한국사(1, 2)”(돌베개)이다. 이 출판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추천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독자들에게 고급 책갈피까지 제작했다고 한다. 이때 알려진 ‘문재인 19대 대통령 추천사’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시민의 한국사(1, 2)”는 선사시대부터 문재인정부 시기까지 장구한 우리 역사를 개관한 한국통사입니다. 국정교과서 파동의 성찰 위에서 국가주의적 해석을 배제하고 사실 중심으로 객관적으로 역사를 서술한, 시민을 위한 역사서입니다.

한국사국정교과서를 반대하고 폐지했던 사람으로서 매우 반가운 책입니다.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두 권의 두꺼운 책을 굳이 통독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형편이 된다면 서가에 꽂아두고 필요할 때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 찾아보는 용도로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국정교과서 반대에 머물지 않고 70여명 집필자의 공동작업으로 훌륭한 대안을 제시해준 한국역사연구회의 10년에 걸친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문재인 대통령 추천사)

이 추천사에는 좋은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국가주의적 해석을 배제하고, 국정교과서 반대자 70여명의 공동집필이라고 밝혀주고 있다. 더욱이 한국사연구회에서 10년에 걸친 공동노력의 산물이라는 칭찬도 섞여 있다.

과연 “시민의 한국사”는 시민을 위한 역사서로서 손색이 없을까? 시민을 위한 역사서라는 것은 문 前대통령의 지적처럼 “서가에 꽂아두고 필요할 때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 찾아보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말이 시민이 필요할 때 찾아보고 또 확인할 수 있는 교과서로서 충분히 의미를 지녔다는 뜻으로 읽힌다.

중국 국가박물관의 고대청동기전에 게시되었다가 한국측의 항의를 받고 15일 철거된 한국사 연표중에 문제의 고조선 연표 그리고 처음부터 삭제된 고구려와 발해의 연표. (그림 / MBC뉴스데스크 캡처. 필자가 일부 재편집)
중국 국가박물관의 고대청동기전에 게시되었다가 한국측의 항의를 받고 15일 철거된 한국사 연표중에 문제의 고조선 연표 그리고 처음부터 삭제된 고구려와 발해의 연표. (그림 / MBC뉴스데스크 캡처. 필자가 일부 재편집)

그런데 최근 중국 국가박물관은 “동방길금-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에서 고구려, 발해를 삭제한 한국사 역사연표를 게시했다가 비난을 받고 철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중국측에 항의와 함께 수정을 요구하자, ‘토론이 필요한 학술적 문제’라고 답했다. 원칙은 맞는데, 우리에게는 가슴을 때리는 말이다. 고구려, 발해에 신경 쓰다가 정작 놓친 것이 있다. 연표 철거 때문에 이슈는 되지 않았으나, 중국측이 고조선의 역사 연표를 “청동기시대, 고조선: ?~기원전 108년”이라고 적은 것이다. 이것도 대단히 큰 문제이나 우리가 제때 주목하지 못했다.

중국 국가박물관의 고조선연표와 같은 “시민의 한국사”...문제가 많다

우리가 시민의 입장에서 “고조선: ?~기원전 108년”이라고 적고 건국연대를 밝히지 않은 채 물음표(?)로 남겨 놓은 중국측의 처사를 어찌 해석해야 할까? 다시 말해 중국 박물관은 고조선 건국연대인 B.C.2333년을 표기하지 않고 의문의 물음표(?)로 남겨 놓았다. 왜 저들은 고조선 건국연대를 모른다고 부정했을까? 고구려와 발해는 통으로 뺐지만, 고조선은 이름은 넣었으되 연대를 부정하는 이중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이런 문제에 직면했을 때 시민들은 누구에게 답을 물어봐야 할까? 우리는 이 정답을 찾을 수 있을까? 10년 동안 준비했다는 “시민의 한국사”는 무어라 했을까? 시민의 답답함을 확 풀어줄 수 있을까? 그러면 70여명이 집필했다는 “시민의 한국사(1)”를 찾아보자.

“조선 초기에 편찬된 “동국통감” 등의 내용을 종합하면 이때는 기원전 2333년이다. 그러나 이 연대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고조선은 이미 기원전 8~7세기 무렵부터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37~38쪽)

이 “시민의 한국사(1)”의 결론은 우리의 고조선 건국 기원전 2333년은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식으로 표현하면 그대로 물음표(?)라는 것과 같다. 어찌 이리도 대답이 똑 같을까? 중국측이 한국에서 발간된 “시민의 한국사(1)”의 견해에 근거하여 “고조선 : ?”라고 표기했다면 우리는 더 이상 항의할 말이 없다. 한국학설을 인용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무척 선심이라도 쓴 것처럼 고조선 건국은 아무리 이르게 잡아도 ‘기원전 8~7세기’라는 것이다. 우리가 한국학자들로부터 이런 말을 듣다니 순간 하늘이 무너질 것 같다. 70여 명의 대학자들이 10년 동안 규명했는데, 그 결과는 믿기 어렵다, 즉 물음표(?)라는 것이요, 진짜 고조선의 건국은 겨우 기원전 8~7세기라고 하니 우리 조상들이 1600년을 허황되게 거짓말을 했다는 결론이다.

따라서 물음표(?)의 원인 제공자는 중국이 아니라 결국 한국의 역사학자들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다음 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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