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 살인' 등 여성 대상 범죄 꺼낸 장혜영에 비판 나선 이준석
이준석 "선거 때, 슬슬 범죄 꺼내며 페미니즘과 엮는 시도 시작"
유감 표하는 장혜영 "이준석 무식...본질 포착 못하고 안티페미 선동만"
진중권 "이준석, 안티페미로 재미 좀 보더니 정신줄 놓은 듯"
경찰공무원 임용 문제 지적 나선 이준석 "성비보다 제압능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장혜영 정의당 의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시사포커스DB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장혜영 정의당 의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페미니즘을 놓고 또 다시 설전을 벌이는 상황이 벌어져 눈길을 끌었다. 다만 이번 논쟁의 시작은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여성 대상 범죄를 언급한 것이 발단이 됐고, 급기야 이 대표는 22일 여경 논란을 언급하며 '경찰공무원 임용 문제'를 꺼내들면서 정치권의 '페미니즘' 논쟁으로 재현될 확대 조짐을 보였다. 

이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 의원의 언론 기사를 공유하면서 "선거 때가 되니까 또 슬슬 이런 저런 범죄를 페미니즘과 엮는 시도가 시작되고 있다"며 "과거의 반유대주의부터 인종차별 등 모든 차별적 담론이 이런 스테레오타이핑과 선동에서 시작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유태인의 경제활동에 대한 반감,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을 거라는 선동, 전라도 비하 등등과 하등 다를 것 없는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 프레임은 2021년을 마지막으로 정치권에서 사라졌으면 한다"고 직격했다.

특히 이 대표는 장 의원을 향해 "이런 잣대로 고유정 사건을 바라보고 일반화 해버리면 어떻게 될까? 전 남편에게 졸피뎀을 먹여 살해하고 토막살인한 시신을 종량제 봉투에 담아 해상에 투기한 사건을 보고 일반적인 사람은 고유정을 흉악한 살인자로 볼 뿐"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그는 "애써 그(장혜영 의원)가 여성이기 때문에 젠더갈등화 하려고 하지도 않고 선동하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덧붙였지만, 이 대표는 장 의원의 발언은 온라인 상의 설전과 갈등을 일으키는 '불씨'를 던지는 행동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불만을 내비친 것이었다.

앞서 장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헤어지자고 말했다는 이유로 살해 당한 여성들의 참혹한 죽음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면서 "이별통보 했다고 칼로 찌르고 19층에서 밀어죽이는 세상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페미니스트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 페미니즘이 싫은가? 그럼 여성을 죽이지 말라. 여성의 안전 보장에 앞장서라"고 촉구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다만 장 의원은 자신의 글에 대해 이 대표가 비판한 것에 대해 분노하며, 다시 다른 게시물에 올리며 이 대표를 향해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다. 이 대표는 고유정 때문에 여친한테 살해당할까봐 걱정하면서 사시냐. 여친과 헤어지며 '안전이별'을 검색하시나"고 반문하면서 "헤어지자고 말했다는 이유로 여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이 대표가 안티페미 선동을 할수록 좋아하는 건 젠더폭력을 저지르는 범죄자들이고 죽어가는 건 여성들이다. 제1야당 대표로서의 책임감과 신중함은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경솔하고 무지한 발언에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반격을 가했다.

그는 이 대표를 향해 "젠더기반폭력에 대해 관점이 없고 안티페미 선동에만 관심이 있으니 본질을 포착 못한다"며 "본인 권력욕의 만분의 일이라도 여성의 생명안전에 관심을 두었다면 스토킹범죄나 교제살인과 페미니즘을 '엮네' 어쩌네 하는 무식한 소리는 차마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장 의원은 "이 대표의 안티페미 선동 활약으로 젠더기반폭력 문제에 대한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라며 "무조건 페미니즘 얘기만 나오면 젠더갈등으로 몰아가는 통에 이제는 피곤해서라도 다른 정치인들이 이 문제에 발언하지 않은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논란에 가세했는데, 진 전 교수는 같은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당의 대표가 이제 교제살인까지 쉴드 치고 나서나"라면서 "국민의힘의 이준석 리스크 현실화다. 안티페미로 재미 좀 보더니 정신줄 놓은 듯하다. 보자보자하니깐 국민의힘 대선은 이 대표가 다 말아먹을 것 같은 예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다른 게시물을 통해 "공당의 대표가 그 살인의 명백한 '젠더적' 성격을 부정하고 나선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이 대표는 이 끔직한 범행의 동기가 뭐라고 생각하나. '젠더'를 빼고 설명할 수 없는 이 범죄의 본질을 극구 부정하는 이유는 뭔가"라고 따져 물었다.

진 전 교수는 "지금 뭐하자는 것이냐. 왜들 이렇게 무책임하시느냐. 여성들이 성폭력, 스토킹, 데이트 폭력, 젠더 살인의 공포를 느끼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당신들의 책임이자 의무다"라면서 이 대표를 향해 "대선은 집안잔치가 아니다. 본인의 입지가 아니라 당의 미래를 생각하시라"고 질타했다. 

이에 이 대표는 물러서지 않고 페이스북에 "내일 아침에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찰공무원의 직무수행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며 "우리는 공정한 경찰공무원의 선발에 대해서 조금 더 치열하게 논쟁할 필요가 있다. 실질적인 치안력 확보문제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 어느 대선후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말하며 논쟁을 이어 나갈 것을 예고했다.

그리고 22일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천 한 여경의 흉기난동 사건 부실 대응 사건을 언급하면서 "치안활동시 제압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체력 검정 등은 성비를 맞추겠다는 정치적인 목적 등을 기반으로 자격조건을 둘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치안업무 수행 능력을 확인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찰은 2023년부터 남녀성별과 관계없이 통합 선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우리 국민은 남성과 여성에 관계없이 위기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경찰공무원의 임용을 기대하고 있다"며 "경찰공무원의 직무수행은 치안업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지만, 국민들은 최일선에 투입되는 경찰공무원들이 치안 업무에 있어서 최소한의 제압능력을 가질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지난 4월 이 대표와 진 전 교수는 '여성할당제'를 놓고 한 차례 논쟁을 벌인 바 있는데, 일각에서는 이들의 페미니즘 논쟁이 다시 시동을 켜는 모습이라고 상황을 짚으면서 정치권의 페미니즘 설전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감지된다고 관측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