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이준석 당선의 후폭풍...건강한 대선후보라면 해선 안될 말"
윤석열 "앞으로 그런 부분은 좀 많이 유의하겠다"
윤태곤 "윤석열, 대중과 상대하는 문법에 익숙치가 않은 것"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좌)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예비후보(우). 윤석열 예비후보가 지난 2일 국민의힘 초선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에서 '건강한 페미니즘'을 발언하여 구설수에 올랐다. 시사포커스DB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좌)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예비후보(우). 윤석열 예비후보가 지난 2일 국민의힘 초선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에서 '건강한 페미니즘'을 발언하여 구설수에 올랐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정치권의 페미니즘 공방'을 비판하면서 '건강한 페미니즘'을 거론한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뭐가 '건강한 페미니즘'인가는 남성들이 규정할 수 없는 것"이라며 "이 정도면 지지를 철회할 수도 있는 굉장히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전날(3일) 저녁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하여 윤 예비후보를 겨냥 "선을 넘었다. 중도층이 볼 때 특히 여성들이 볼 때는 용서할 수 있는 발언이 아니다"며 "건강한 대선 후보라면 이런 얘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직격했다.

앞서 윤 예비후보는 지난 2일 국민의힘 초선 공부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에 참석해 "페미니즘이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되고 있다"면서 "페미니즘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 한다. 이게 선거에 유리하고 집권연장하는데 악용되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 정치권의 페미니즘이 잘못된 공방으로 악용되어서) 남녀간 건전한 교제 같은 것도 정서적으로 막는다는 얘기도 있고, 사회적으로 봤을 때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여건이 안 되고 있는데 출산 장려금을 준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고 부연했다.

즉, 윤 예비후보는 '페미니즘'에 대해 '정치권의 공방 소재'로 끌어 들이면 안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진 전 교수는 윤 예비후보가 '건강한 페미니즘'을 주장한 것에 대해 '선을 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으며, 여권에서는 윤 예비후보가 '페미니즘'을 거론하며 '저출산 원인'과 '이성 교제간의 장애물'이라고 함께 말한 것에 대해 문제 삼고 나섰다.

특히 진 전 교수는 "케인즈주의니 자유주의니 그런 것은 진보, 보수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건강한 페미니즘이라는 것은) 이건 사회적 상식의 문제"라면서 "지지가 뚝뚝 떨어져나가고 있다. 앞으로 외연 확장 힘들 듯 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캠프의 선거 전략이라면 그 자체도 나쁜 거지만 (윤 예비후보)본인의 소신이라고 하면 더 큰 문제인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선의 후폭풍 또는 악영향이다"고 발언 배경의 원인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쉽게 말해 (정치권이) 거기서 재미를 봤기 때문"이라며 "윤 예비후보는 보통 2030 남성들이 하는 얘기를 인용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반면 윤 예비후보는 자신의 발언 논란에 대해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도 있다고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며, 그는 "정치를 처음 시작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앞으로 그런 부분은 좀 많이 유의하겠다"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검사 시절에는 재판부와 조직 수뇌부, 같은 팀원 분들을 설득하는 게 직업이었다"며 "정치는 조금 다른데 설명을 자세히 예시를 들어 하면서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4일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최근 윤 예비후보 발언들의 잇따른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 "'여의도 문법'에 익숙지 않다는 말도 있던데 제가 볼 때는 '대중과 상대하는 문법에 익숙치가 않은 것'"이라면서 "윤 예비후보는 대화하는 상대방만 이해하면 됐다고 생각해 과한 표현이나 비유를 쓰는 스타일의 문제"라고 꼬집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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