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임원 인사 변화에 이어 올해는 직원 구조조정으로 전체 체질 개선 중
디지털 네이티브 및 소비트렌드 주도 2030 이해 직원 신규채용 등
일부 기업 비유동 자산 유동자산으로…변화에 투자 및 미래 대비 동력 확보

최근 GS리테일과 롯데백화점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조직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시사포커스DB
최근 GS리테일과 롯데백화점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조직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유통가에 직원 물갈이가 확대되고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유통기업들은 20년차 이상 직원들을 내보내고 새로운 세대를 투입해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구상이지만 희망퇴직 대상자는 40대 중반부터 50대 들이어서 직장에서 한참 일할 나이이면서 퇴직을 바라지 않는 세대라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이들은 파이어족 주요나이대 보다 나이가 앞서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이미 유통가는 코로나19가 발발한 이후 작년 인사를 통해 통합하고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발빠르게 대처해 선 굵은 구조조정은 어느정도 마무리 됐다. 이젠 인력 구성 전체를 디지털·아날로그를 동시에 경험한 직원들에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로 세대교체를 진행해 비대면 쇼핑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평가다.

■ GS리테일, 고연차 직원 희망퇴직 진행…디지털네이티브 신규 직원 채용도 동시 진행

지난 7월 그룹내 계열사끼리 합병으로 몸집을 키운 GS리테일이 구조조정을 진행한다.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까지 희망퇴직을 받았다. 희망퇴직 대상은 재직 20년생이거나 1975년 생 이상으로 대상이 되는 직원들게게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퇴직시 직책수당을 뺀 기본연봉 150%를 지급하고 중학교 3학년 이상 자녀를 대상으로 4000만 원의 학자금을 지급한다.

GS리테일은 지난 7월 합병 했지만 희망퇴직을 받은 데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GS리테일은 지난 2017년 이후 정기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등 임직원 규모를 지속 줄여 왔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내용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지난 2017년 1만1943 명 임직원이 있었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 6710명이 재직중이다. 5년 안 된 기간 동안 43.77%를 줄여온 것.

업계에서는 "안 그래도 큰 조직을 운영하던 GS리테일이 합병을 통해 조직이 더 커졌고 인사적체 및 각 사업별 일부 실적부진 등 구조조정 필요성이 대두됐을 것이고 매년 해오던 희망퇴직과 이번 건은 좀 다르게 보이고 있다"고 의견을 냈다.

GS리테일은 현재 신규채용을 진행중이다. 편의점, 수퍼, 디지털커머스 등에서 140명 을 채용한다. 지난해 와 비교하면 2배 이상 규모다. 이에 직원 물갈이를 통해 디지털 네이티브인 젊은 세대 비중을 늘려 바뀐 현재 유통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 롯데백화점, 직원 2000명 물갈이 계획…홈플러스, 올해내 본사‧점포 1200명 신규채용

또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말부터 지난 8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대상자 중 25%인 500명이 신청했다. 롯데백화점이 창사이래 첫 구조조종이어서 세간이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롯데백화점 상반기 기준 직원이 4700명인데 이 중 42.55%인 2000명이 희망 퇴직 대상자였다. 롯데는 당시 조직체질 개선 차원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장기근속 직원을 물갈이 해 젊은 직원으로 채우겠다는 의도로 분석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은 희망퇴직에 대비해 하반기 인턴과 지방점포 등에서 세자릿수 채용을 진행해 인력을 재정비 중이다.

지난 8일 롯데백화점은 "희망퇴직으로 인력 순환을 위한 숨통을 틔운 만큼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젊은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그룹내 조직유연화와 군살빼기 차원에서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작년 3월 25년 이상 근무한 50세 이상 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접수한 바 있다. 또 롯데마트는 창사 23년 만에 처음으로 10년차 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실시해 80여명이 퇴직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롯데백화점 지회는 "계약직들이 퇴사한 자리에 정직원으로 돌려막고 적직원들이 퇴사하자 연봉 2700만 원의 값싼 일자리를 대거 채용하는 인력 악순환이 이번 희망퇴직의 실체"며 "롯데온을 비롯한 이커머스 부문 손실을 롯데마트·롯데하이마트·롯데백화점 구조조정으로 메꾸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롯데백화점은 희망퇴직 지원자에게 임금(기본급+직책수당) 24개월 치와 위로금 3000만 원을 지급한다. 또 자녀학자금도 최대 320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아울러 11월 한달 동안 유급휴가를 주고 4개월 간 재취업 교육을 제공한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기업들은 작년 코로나19로 유통환경이 급변했고 이에 따라 임원급 인사와 조직 개편으로 위기에 대응했다"며 "올해 부터 조용하게 유통가에서 직원차원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 같은 현상은 기업입장에서는 고정비 절감과 신 유통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확대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희망퇴직보다 정년임박 직원이 많아 신규 채용을 지속 진행했고 하반기내내 계속 진행된다. 올해 3월부터 고졸 이상 본사와 점포근무 인력 채용 규모는 1200명이다.

■ 유통가 작년 임원 인사, 50대‧성과주의‧미래인력 육성

작년 코로나19가 시작되고 오프라인 등 유통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비대면 유통이 확대되는 등 빠른 속도로 변한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유통업계는 정기 인사 시기를 앞당기고 조직개편 및 외부인사 영입, 낮은 연령대 임원 발탁 등 활로를 모색했다. 이러한 기조안에서 올해 유통가 임원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롯데그룹 작년 창사 이래 첫 비정기 인사에서 정통 롯데맨이라 불리는 황각규 부회장이 용퇴했다. 또 롯데지주 경영혁신실 임원이 전체 교체되기도 했다.

11월에 이뤄진 정기 임원인사는 철저하게 성과를 중심으로 50명의 신규 임원을 임명했고 133명의 임원이 실직했다. 당시 실직 임원은 전체 임원의 약 20%였고 유통 BU에서만 49명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큰 변화를 보였다.

당시 롯데그룹 인사는 계열사 CEO에 유독 50대가 많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세계 그룹의 경우 작년에 10월 이마트, 12월 백화점 부문 인사를 단행했다. 당시 코로나19와 관련 조직 슬림화 및 적극 인새육성 의지가 보이는 인사를 단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마트 부문의 경우 임원 10%를 줄였고 백화점 부문의 경우 전체 60명 임원 중 약 20% 퇴임, 본부장급 임원 70% 물갈이를 진행했다. 작년 승진 임원은 지난 2019년 대비 34.6% 감소한 14명이었다.

당시 신세계그룹도 이마트 부문의 경우 6개 부문 수장을 전원 50대로 채웠고 백화점 부문은 50대 이하 임원인사를 통해 과감한 변화와 혁신·미래준비·인재 육성 키워드를 강조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 그룹도 작년 정기인사에서 4개 계열사 신임대표를 모두 50대로 선임했고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인재등용이 이뤄진 것을 밝혀졌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본지에 "작년 급변한쇼핑환경에 대비해 임원 평균연령이 낮아졌고 성과주의를 강조한 인사가 주를 이뤘다"며 "유통가 내 전략을 세우는 수장들 나이가 젊어지면서 올해 내 다양한 협업과 인수합병 등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면서 국내 유통가는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며 올해 임원인사도 작년과 같은 기조 안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유통환경 변화가 기업 체질 개선에도 영향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가 변화시킨 유통환경은 형태 뿐만 아니라 변화 속도 또한 매우 앞당기면서 변화 적응이 당면과제였고 각 기업들은 50대가 임원 주요 연령대가 됐고 심지어 40대 임원도 등장하는 등 임원 연령이 전체적으로 낮아졌고 철저하게 성과주의 안에서 임원인사가 단행됐다. 이는 핵심인재를 중요한 포스트에 올려 미래인사를 육성한다는 차원의 기업전략도 묻어 있다”라고 말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쇼핑하는 방식의 변화가 급속도로 이뤄졌고 특히 비대면 쇼핑 분야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점유율을 높였다. 소비자를 만나는 환경이 분명하게 달라졌고 특히 제품 노출 채널이 확대됐으며 제품에 대한 피드백도 빨라지면서 국내 식품유통업계는 젊은 생각을 충분히 반영하고 의사결정속도를 높이는 결정이 가능한 환경을 빠르게 조성했다”라며 “포스트코로나에도 확대된 비대면 쇼핑환경은 축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일상 회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줄어들고 있으며 대형마트들도 비대면 쇼핑을 결합해 온‧오프라인을 병행하고 배달 환경과 속도를 온라인 플랫폼 환경 수준으로 맞추면서 현 쇼핑트렌드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비대면 쇼핑을 경험한 소비자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소비 트렌드를 형성하는 2030세대에게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인력 구성에도 지속적인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통가는 오프라인 환경을 일부 축소해 비유동자산을 유동 자산으로 전환하는 등 변화하는 환경에 투자와 미래 대비를 위한 동력으로 전환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신세계, 롯데, 대형마트 운영사 들이 부동산 자산 매각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