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동양·교보 이어 생보사 연이어 패소
삼성생명 즉시연금 미지급금 4300억원 육박

삼성생명이 즉시연금 미지급금 소송에서 1심 패소했다. ⓒ시사포커스DB
삼성생명이 즉시연금 미지급금 소송에서 1심 패소했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즉시연금 가입자들이 미지급금을 돌려달라며 삼성생명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1심 원고 승소 판결이 나왔다. 미래에셋생명과 동양생명, 교보생명에 이어 삼성생명과의 소송에서도 승소한 것이다.

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재판장 이관용)는 삼성생명 즉시연금 가입자 57명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낸 보험금 지급 소송에서 원고 측 손을 들어줬다. 즉시연금 공동소송 재판에서 가장 큰 규모의 소송인만큼 이번 선고는 그 의미가 더 크다.

당초 생명보험업계의 즉시연금 사태는 지난 2018년 초 만기환급형 즉시연금과 관련해 약관상 줘야할 보험금을 덜 줬다며 삼성생명을 상대로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에 낸 민원에서 촉발됐다. 분조위는 2018년 4월 삼성생명이 민원인에게 덜 준 연금액과 이자를 모두 지급하도록 결정했으며 삼성생명도 이 결정을 받아들이며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금감원이 NH농협생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생보사가 해당 상품 약관에 ‘연금 지급 시 만기보험금 지급재원을 공제한다’는 내용을 약관에 명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민원인뿐만 아니라 가입자 모두에게 일괄지급하라”며 모든 가입자 약 5만5000명에게 일괄 적용토록 권고했다.

지급해야 할 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삼성생명은 금감원의 권고를 거부했고, 금융소비자연맹은 생명보험사 즉시연금 피해소비사례를 2018년 8월말까지 접수한 결과 18개 보험사(2개 손해보험사 포함) 260여건의 민원이 접수돼 1차 공동소송 대상회사를 정하고 같은 해 10월 공동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원고 대리인과 피고 대리인간의 법정 논리로 다투어 왔고, 코로나19로 인해 재판기일이 계속 미뤄져왔다. 그동안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소비자들은 소멸시효가 끝나 미지급 환급금 총액이 점점 줄어들었다.

소송을 제기할 당시 전체 민원 260여건 중 삼성생명이 148건으로 가장 많았고 한화, 교보, NH농협 14건, 동양 12건, 흥국 7건 순이었다. 2018년 기준 금감원이 추정한 즉시연금 미지급 규모는 삼성생명 4300억원(5만5000명), 한화생명 850억원(2만5000명), 교보생명 700억원(1만5000명) 등이다.

이후 금소연은 지난해 11월 미래에셋생명, 올해 1월 동양생명, 지난달 교보생명을 상대로 잇따라 승소했다. 이들 보험사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삼성생명은 판결문을 검토한 후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를 이어나간다는 입장이지만 앞서 세 보험사가 항소한 만큼 삼성생명도 항소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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