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오뚜기 라면값 인상 단행, 원가 인상 압박 못버텨
농심‧삼양, “인상 검토중, 결정된 바 없어”…소비자, “가성비 선택 폭 좁아져”

오뚜기가 다음달 라면 가격 인상을 단행해 진라면은은 12.6% 인상된다. 원재료 값, 인건비 인상 등 가격인상 압박을 더이상 버틸 수 없게 되면서다. ⓒ시사포커스DB
오뚜기가 다음달 라면 가격 인상을 단행해 진라면은은 12.6% 인상된다. 원재료 값, 인건비 인상 등 가격인상 압박을 더이상 버틸 수 없게 되면서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오뚜기가 13년만에 라면 가격을 올렸다. 최근 원재료 가격이나 친환경 경영으로 인한 포장재 이슈, 인건비 인상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가격 인상 압박을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인상을 단행했다. 타 라면업체들도 같은 이유로 가격인상 압박을 받고 있어 내부적으로 검토중이며 현재로선 결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인 식료품 가격이 원재료 인상 때문에 모두 인상했고 라면까지 인상되면서 서민물가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는 의견도 있다.

16일 라면업계 등에 따르면 오뚜기는 다음달 부터 라면가격을 평균 11.9% 인상한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대표제품인 진라면(순한맛 ·매운맛)은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 스낵면이 606원에서 676원으로 11.6%, 육개장(용기면)이 838원에서 911원으로 8.7% 인상된다.

오뚜기 관계자는 본지에 "지난 13년간 라면가격을 동결해 왔지만 최근 밀가루, 팜유와 같은 원자재 가격 인상과 인건비 상승 등 가격인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인상할 수 밖에 없게 됐다"라며 "이번 가격인상은 원가 개선 차원을 넘어 설비 투자 및 인원 충원 등을 통해 보다 나은 품질 개발과 생산 및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는 지난 2008년 라면 가격 인상 이후 지난 2010년 6.7%를 인하했고 현재까지 가격을 동결해왔다. 라면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 때문이다. 가격 동결을 위해 그동안 오뚜기는 설비 자동화, 원료 및 포장재 등 원가 절감, 유틸리티 비용 절감 등 자체노력을 전개해왔다고 설명했다. 

라면 제품가격에서 50% 이상을 차지하는 원재료인 소맥분과 팜유 지난달 가격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소맥분은 27%, 팜유는 71%가 상승했다. 오뚜기도 지난 1월 이러한 영향으로 가격인상을 시도했지만 소비자 반발이 거세 번복한 바 있다.

농심과 삼양식품도 가격 인상을 검토중이다.

농심은 지난 2016년 평균 5.5%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현재까지 동결중이다. 당시 농심 라면 주요 제품인 신라면은 780원에서 830원, 너구리는 850원에서 900원, 짜파게티는 900 원에서 950원, 육개장 사발면은 850 원 으로 인상했다.

농심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라면 원가를 산정하는 인건비, 원재료, 포장재, 창고물류, 에너지 비용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있는데 모두 상승했고 상승폭 또한 높아 가격 인상 압박은 지속적으로 느끼고 있다"라며 내부적으로 검토중이고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라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지난 2017년에 삼양라면 가격을 760 원에서 810 원으로 인상 후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본지 취재에 "오뚜기 처럼 가격 인상 압박을 동시에 느끼고 있으며 특히 원재료 비용 등은 과거와 너무 큰 폭의 상승이 있는 상황이다"라며 "서민 경제와 밀접한 연관을 갖는 라면의 특수성 때문에 검토 중이지만 결정된 바는 아직 없다"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소비자단체 한 관계자는 "오뚜기 마저 라면 가격을 올리면서 라면업계 3사 대표 제품이 770 원에서 830 원대로 형성돼 선택 폭이 좁아졌고 라면을 구매할 때 가성비를 추구할 수 없게 됐다"고 "식료품 전영역에서 가격인상이 지속되고 있고 라면 가격까지 인상되면서 서민경제에 빨간 불이 켜졌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