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장바구니 물가 부담 고충에 범정부 차원 대책 마련, 실질 인하
밀가루 납품가 인하가 식품업계 영향...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등 가격인하

밀가루 가격이 떨어졌으니 라면가격 인하 필요성을 처음 제기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기재부
밀가루 가격이 떨어졌으니 라면가격 인하 필요성을 처음 제기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기재부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그동안 민주노총이나 정부 야당에서 친기업 정부라고 주장했지만 이 오명을 벗을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밀가루 납품가 인하 카드가 식품업계에 영향을 끼쳤다. 라면 브랜드 중 대장으로 여겨지는 농심이 인하를 선언하면서 삼양식품, 오뚜기, 팔도 등이 연쇄적으로 가격을 인하했고 빵류 중 대표 브랜드인 SPC가 일부 품목을 인하했으며 과자 업계에서는 롯데웰푸드가 일부 품목 가격을 인하했다. 남아 있는 빵, 과자 브랜드들도 가격 인하가 지속될지 귀추가 주목되고있다. 소비자단체는 가격 인하 폭을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나서고 있다.

지난 27일 농심은 신라면과 새우깡 출고가를 각 4.5%, 6.9% 인하한다고 밝혔다. 소매점 기준 신라면 한 봉지 가격은 1000 원 기준 50 원 새우깡은 1500 원 기준 100 원 인하를 예상했다.

농심은 가격 인하 이유를 국내 제분회사로부터 공급받는 소맥분의 가격은 오는 7월부터 5% 인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가격인하로 농심은 소비자에게 연간 200억 원의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밝히기도했다.

농심 관계자는 이번 인하는 소맥분 가격 인하로 얻게 될 농심의 이익증가분 그 이상을 소비자에게 환원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농심이 가격 인하 결정을 한 배경에는 정부의 광폭 행보가 눈에 띈다. 추 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18일 라면 가격을 언급했다. 기업들이 밀가격 인하에 맞춰 가격인하를 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 농심품부는 지난 26일 제분업체들과 간담회를 열고 국제 밀가격 인하에 맞춰 밀 납품 가격도 내려가야지 않냐는 취지를 전달했다.

그동안 라면 등 식품회사들은 가격 인상 이유를 원재료 가격을 주 이유로 들었다. 지난 26일 밀가루 가격 인하 취지의 간담회 영향으로 밀가루 납품가가 인하되면 식품회사 인상 명분이 사라진다. 간담회는 정부가 소비자 물가 부담 압박을 완화키 위해 기업을 압박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50원짜리 승리라고 일컫지만 국민 불편 해소를 위해 국민을 대신해 기업과 협상을 한 사례라는 평가다. 그동안 민주노총 등이 주장하던 친기업적 성향과 전혀 다른 행보라는 점도 의미있다.

지난 27일 삼양식품은 다음달 1일부터 삼양라면, 열무비빔면 등 12개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한다고 밝혔다. 최대 인하 폭은 15%다.

할인점 기준 삼양라면은 4%, 짜짜로니는 5%, 열무비비면은 15% 인하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격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60년 전통의 국민 라면인 삼양라면 등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제품을 포함한 10여 종의 다양한 품목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농심이 가격인하 포문을 열었고 지난 28일까지 라면업계와 일부 과자, 빵 브랜드가 잇따라 가격인하를 발표중이다. ⓒ시사포커스DB
농심이 가격인하 포문을 열었고 지난 28일까지 라면업계와 일부 과자, 빵 브랜드가 잇따라 가격인하를 발표중이다. ⓒ시사포커스DB

지난 28일 오뚜기는 다음달 1일부터 라면류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하한다고 밝혔다. 대형마트가 판매 기준 스낵면은 5.9%, 참깨라면 4.3%, 진짬뽕 4.6% 인하한다.

오뚜기 관계자는 “라면 가격 인하로 서민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며 “오뚜기는 앞으로도 더 좋은 맛과 품질의 제품, 서비스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도는 다음달 1일부터 일품해물라면, 왕뚜껑봉지면 등 11개 라면 제품 소비자 가격을 평균 5.1% 인하한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팔도 관계자는 “누구나 즐겨 먹는 대중 음식인 라면에 대한 부담을 나눠지고자 일부 라면 제품에 대해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과자브랜드에선 롯데웰푸드가 가장 먼저 가격 인하 사실을 알렸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28일 빠다코코낫, 롯샌, 제크 등 3종 편의점 가격 기준 100 원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롯데웰푸드는 “서민 물가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과자 대표 브랜드인 3종에 대해 가격 인하를 결정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SPC는 지난 28일 다음달 초부터 순차적으로 식빵류와 크림빵, 바게트 등 30개 품목을 평균 5% 인하한다고 밝혔다.

파리바게뜨는 식빵, 바게트 포함 총 10종 권장소비자가격을 최대 200 원 인하한다고 밝혔다. 달콤한꿀도넛의 경우 인하율이 11.1%다. 그대로 토스트는 2.7%, 정통바게트는 5.1% 등이다.

SPC삼립은 식빵, 크림빵을 포함해 총 20종 권장소비자가격을 최대 200 원 인하한다. 정통크림빵 인하율은 7.1%다. 이외 인하율은 숙식빵 3.4%, 달콤허니볼 5% 등이다.

SPC 관계자는 “소비자 부담을 덜고 물가안정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식빵, 크림빵 등 대표 제품의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소단협)는 지난 27일 라면 인하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한 농심과 두 번째인 삼양식품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를 내리면서도 인하율 및 제품 종류 측면에서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소단협은 “가격 인하율은 작년 가격 인상률의 약 50%에 그쳤으며 생생내기식 가격인하가 아닌 소비자가 실질적 체감할 수 있는 가격인하를 결정해 소비자에게 부담시켰던 경제적 부담을 확실히 회복시켜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문경민(47세,  노원구)씨는 “라면값 뿐 아니라 다른 제품 가격도 내린다니 서민경제에 다소나마 도움이 되는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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