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메이플스토리 등 모든 게임 확률 공개 선언
법제화 움직임 및 유저들 반발에 고개 숙여
엔씨·넷마블 게임 유저들도 공개 촉구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이 확률 조작을 주장하며 시위를 위해 준비한 트럭. ⓒ온라인 커뮤니티 인벤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이 확률 조작을 주장하며 시위를 위해 준비한 트럭. ⓒ온라인 커뮤니티 인벤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넥슨이 주요 온라인게임·모바일게임의 모든 유료 확률형 아이템까지 확률을 공개하기로 하면서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등 대형게임사를 비롯해 게임업계 전체에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 5일 기존에 공개해 온 캡슐형 아이템을 포함해 유료 강화/합성류 정보까지 전면적으로 공개하고, 이를 검증할 수 있는 ‘확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표 게임인 메이플스토리에서 ‘확률 조작’ 의혹이 불거지자 나름대로의 강수를 둔 셈이다.

넥슨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메이플스토리의 정보를 우선적으로 공개할 계획으로,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에 ‘유료 인챈트(강화)’ 확률까지 공개하는 작업을 순차적으로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게임 내 균형을 유지하고 원활한 게임 플레이가 지속적으로 가능하도록 각종 확률 요소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 가능한 방안으로 유저가 검증하는 ‘확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한다. 확률 내용을 유저들이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요소가 발견될 경우 빠르게 조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정헌 넥슨 대표도 직원들에게 쓴 편지를 사내 시스템 공지로 띄우며 “직원 여러분 모두 우리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에 많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고 계실 것”이라며 “모든 것이 온전히 저를 포함한 경영진의 몫이다. 이용자분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에 진심으로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이어 “넥슨과 넥슨 게임, 그리고 게임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눈높이가 달라지고 있는데 저부터가 이런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며 “반성한다. 변화를 시작해 넥슨을 성장시켜준 우리 사회 눈높이에 맞추겠다”고 덧붙였다.

넥슨의 이 같은 발표에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등 넥슨과 유사한 사태를 겪고 있는 게임사들도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유저들은 게임사 본사에 트럭을 보내는 ‘트럭 시위’를 포함해 청와대 및 국회 청원, 의견서 전달 등 과거에 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드러내고 집단화돼 행동하고 있다.

게임사들은 유저 의견 수렴 및 검토를 통해 적절하게 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유저들과 정치권은 보다 더 구체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하태경 의원이 제보자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하태경 의원이 제보자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실제로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국내 게임산업을 비판하면서 강한 규제 법안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지난해 말 대표발의한 게임법 전부개정안과 같은 당 유동수 의원이 대표발의한 게임법 일부개정안이 대표적이다. 두 개정안 모두 게임 내부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대형 게임사들의 주요 게임을 ‘5대 악겜’으로 규정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공식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하 의원은 “가짜 확률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며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뿐만 아니라 국내 유명 게임 거의 모두가 확률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공정하고 투명하게 확률을 자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고 했지만 결국 소비자를 쉽게 속이기 위한 의도적인 알리바이였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이에 ‘소비자를 속이고 부당이득을 챙긴 확률장사 5대惡 게임’을 골라서 공정위에 공식 조사 의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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