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개발직 1300만원·비개발직 1000만원 인상
게임업계,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800만~2300만원 인상
“코로나19 수혜 봐놓고 고통 분담은 외면”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을 거둔 게임업계가 고통 분담은 외면한 채 연봉 인상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픽사베이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을 거둔 게임업계가 고통 분담은 외면한 채 연봉 인상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픽사베이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게임업계 연봉 인상 행렬에 엔씨소프트까지 참여하며 사실상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직원들의 월급을 대폭 인상했다. 업계에서는 이제야 개발자들에게 제대로 된 대우를 해준다는 분위기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반사이익을 거두고 있으면서도 그로 인한 고통 분담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우수 인재 확보와 기술 기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개발직군 1300만원, 비개발직군 1000만원의 연봉을 일괄 인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1년 보상 정책’을 전날 발표했다.

또 대졸 초임제를 폐지하고 개발자는 5500만원, 비개발자 4700만원의 시작 연봉을 적용하기로 했다. 여기에 역량과 전문성에 따라 +@를 책정, 우수 인재에게는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을 책정한다는 계획이다.

게임업계의 연봉 인상 바람은 지난달 넥슨으로부터 시작됐다. 넥슨은 지난달 1일 게임업계 최초로 전 직원의 연봉을 일괄적으로 800만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올해부터 신입사원의 초임 연봉을 개발직군 5000만원, 비개발직군 4500만원으로 크게 상향 적용하기로 했다.

아흐레 후인 10일에는 넷마블도 넥슨과 동일한 인상안을 발표했고, 19일에는 게임빌과 컴투스도 연봉을 평균 800만원 인상하기로 했다.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은 개발직군 연봉을 2000만원(포괄임금제)이나 올렸고 조이시티와 그 자회사인 모히또게임즈도 임직원 연봉을 1000만원 올렸다.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한 중소게임사 베스파도 1200만원 인상을 결정했다. 웹젠은 무려 2000만원씩 인상했다. 다만 일괄 인상이 아닌 성과에 차등을 두는 방식이다. 네오웨즈도 전 직원의 연봉을 600만원 인상했다.

게임업계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지난해 실적이 대폭 상승했다. 대체로 전년 대비 대폭 성장했고 매출이 두 배 늘어난 게임사도 있을 정도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피해를 보고 있는 국민적 고통에는 동참하지 않는 모습은 반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올해 1월 28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게임 산업이 성장한 것은 우연에 의한 외적 요인”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최대 수혜 산업이지만 메이저 게임사들은 국민적 고통에 동참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4월 한국게임학회는 정부와 게임사들에게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진행하는 ‘플레이어파트투게더(따로 집에서 같이 게임하자)’ 캠페인에 동참하자고 건의했지만 참여와 노력이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위 학회장은 “게임사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국민적 지지와 신뢰를 강화할 기회였지만 게임사들의 참여와 노력이 부족했다”며 “게임사들은 이후에도 그런 노력을 적극적으로 전개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도 코로나19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게임업계는 코로나19에 대한 국민적 고통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신속히 벌여야 한다”며 “PC방 혜택을 모든 이용자를 대상으로 확대하는 식의 단순한 정도에 그치지 말고 원격교육에서 문제가 되는 정보격차, 학력 격차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헌해 완화할 수 있다면 국민적 지지 기반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연봉이 인상된 만큼 직원들은 더 잦은 성과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결국 단기간에 큰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아이템 뽑기 등이 더 많아질 것 같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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