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배달요금 시스템 개편 논란…적용 첫날 “영향 없다”
배달원들 집단 반발 움직임…배달업계 ‘향후 집단‧조직화 우려, 모두 피해’
배달원 “배달은 시간싸움, 장거리 추가 보상은 당연‧기본 수수료 인하는 왜?”

지난달 3일 쿠팡이츠 요금체계 변경에 대해 대화를 요청하는 배달원들 ⓒ뉴시스
지난달 3일 쿠팡이츠 요금체계 변경에 대해 대화를 요청하는 배달원들 ⓒ뉴시스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쿠팡이츠가 배달 보상 범위를 확대하면서 일부 배달원들이 집단 거부 움직임이 일고 있어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쿠팡이츠는 최대 보상금을 강조하고 있고 배달원들은 수수료 구간 중 최소 금액을 인하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3일 배달업계 등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지난 2일 기본배달비 범위를 2500원 부터 1만6000원으로 확대하고 거리별 할증을 최대 1만 원까지 추가 지급을 적용했다.

쿠팡 측은 작년 12월 자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배달원이 주문 수락 후 취소 사유가 먼거리인 경우가 51%였다고 밝혔다. 또 동일한 프랜차이지만 지역과 소비자 위치에 따라 주문 거절률이 2.8배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었다고. 이에 원거리 배달 기피현상으로 소비자가 음식을 제때 받지 못하고 음식점은 판매기회를 잃게 됨에 따라 배달요금 시스템을 개편하게 됐다고. 거리가 멀더라도 배달원들에게 1회 배달에 2만6000원까지 보상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것이 쿠팡의 설명이다.

쿠팡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배달료 보상 체계 변경에도 소비자나 음식점은 추가 요금이 발생하지 않으며 배달원(배달파트너)들의 보상 범위가 확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이츠 배달료 체계 변경에 일부 배달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배달 거부운동을 전개하고 있고 라이더 유니온은 '쿠팡 로그아웃 데이' 동참서명을 받고 나섰다. 이들은 대부분 기본 수수료 주문이다보니 그만큼 수익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라이더 유니온 관계자는 본지 취재에 "쿠팡의 보상범위 확대는 좋지만 왜 기본 수수료를 인하해야 되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었던 지난 2일 쿠팡은 쿠팡이츠 운영에 차질이 있었냐는 질문에 영향을 느낄 수 없었다고 답했다. 또 단거리와 장거리 배달데이터가 있느냐는 본지 질문에는 "공개하고 있지 않고 있다"라고 답했다.

배달업계는 각 배달앱 마다 배달원에게 지급하는 요금체계와 요금을 부르는 명칭도 다르다고 밝혔다. 또 대부분의 배달은 고용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배달 대행업체 등과 계약을 통해 진행되고 있어서 많은 부분에서 제약사항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은 작년 10월 플랫폼기업과 종사자간 단체협약을 처음으로 진행해 최종 타결했다. 단체협약을 위해 배달의민족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산하 배민라이더스지회와 단일 교섭창구를 만들어 6개월간 20여차례 만나 의견을 좁혀 최종안을 타결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최근 일어나고 있는 수수료 논란은 타 기업의 일이라 할 말이 없다"며 "배달의민족은 배달원들과 대화 창구를 만들어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운영중인 요기요는 배달원과 단체협약 등은 맺은 사항이 없다. 다만 대행업체 등과 계약을 맺을 때 표준계약서에 의해 배달원 요금과 관련된 내용을 명확히 기재해 서로 지켜나가고 있다고.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관계자는 "요기요 배달원 요금체계는 매일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소비자와 음식점에서 지불하는 배달료와 요기요에서 배달원에게 추가지급하는 배달 수수료가 있다"며 "우선 배달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수료를 지급해 라이더 확보를 우선해 소비자 및 음식점 배달 신뢰도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배달업체들은 심화된 경쟁속에서 각 사가 특화한 배달 서비스 모델을 통해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라스트마일 서비스는 배달원들이 담당하고 있다"며 배달원들이 배달을 거부하면 피해는 소비자와 음식점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온라인 커뮤니티나 조합, 민주노총 등 배달원들이 조직화 되고 있는 상황속에서 이번 쿠팡이츠 거부운동의 영향이 크지는 않았지만 향후 집단이 커지고 결속이 강해지면 집단 행동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가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배달 플랫폼안에서 집단행동이 커지면 음식점과 배달 플랫폼은 신뢰를 잃고 소비자는 제때 배달받지 못하는 등 피해자가 다수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배달원은 "배달은 시간 싸움이다. 누가 먼저 콜을 받고 빨리 배달하고 다음 주문을 받고 건수를 늘리면서 수입을 늘려간다. 먼거리로 배달을 가면 대단한 보상을 주는 것처럼 말하지만 장거리 배달에 쓰이는 시간만 단순히 생각해보면 보상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며 "쿠팡이츠의 경우 소비자가 내는 배달료 5000원은 정해져 있다. 5000 원 보다 적은 배달료가 발생하면 쿠팡이 먹고 5000 원을 초과하면 쿠팡이 지불한다. 기본 수수료 출발점이 낮아지면 쿠팡 수익이 늘어난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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