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개수수료 0%대 ‘제로배달 유니온’ 가맹점 모집
GS리테일, 도보 배달 플랫폼 ‘우리동네딜리버리’ 시범 운영
“수수료 낮아지고 매출 상승하면 배달앱 순위 재편 가능성”

서울시가 운영하는 ‘제로배달 유니온’(왼쪽), GS리테일의 '우리동네딜리버리'. ⓒ서울시, GS리테일
서울시가 운영하는 ‘제로배달 유니온’(왼쪽), GS리테일의 '우리동네딜리버리'. ⓒ서울시, GS리테일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전체 배달 플랫폼 시장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 등 상위 3개사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쿠팡이츠와 위메프오 등이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는 가운데 GS리테일과 서울시 등 막강한 후발주자들의 배달 플랫폼 시장 출사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제로배달 유니온’을 오는 9월 론칭한다는 소식을 알리고 입점할 가맹점 모집을 시작했다. 16개 민간 배달 플랫폼이 참여하며, 중개 수수료를 0~2% 이하로 낮췄다.

제로배달 유니온은 서울사랑상품권 결제가 가능하다. 소비자가 서울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하면 업체는 최대 3%인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를 0.5%로 낮출 수 있다. 서비스 초기에는 이용 시민에게 10% 추가 할인까지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이 들고 나온 공공 배달앱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 6월 25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발표한 것이다.

GS리테일도 지난 3일부터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일반인들이 배달해 주는 사업인 ‘우리동네딜리버리(이하 우딜)’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이는 누구나 시간과 횟수에 제한 없이 동네 배달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도보를 통해 배달하는 콘셉트로 운송 기기나 관련 면허가 없는 일반인들도 언제든 참여할 수 있다. 배달 반경은 도보 배달을 고려해 주문 상품을 픽업하는 해당 GS25로부터 1.5km 내 지역으로, 상품 중량도 5kg을 넘지 않는 건으로 한정된다. 

이 같은 플랫폼 등장으로 배달앱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위 3개사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은 중개수수료와 광고료 등을 명목으로 6~12% 이상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제로페이 유니온 수수료가 압도적으로 낮은 상황.

GS리테일 우딜은 배달의민족 일반인 배달기사인 ‘배민커넥트’와 비슷하다. 커넥트도 도보로 배달이 가능하지만 우딜과 달리 주당 20시간으로 시간제한이 있다. GS리테일이 편의점 등 1만5000개 자사 인프라를 활용할 예정인 만큼 배달의민족 ‘B마트’, 요기요 ‘요마트’와도 경쟁구도가 그려진다.

후발주자인 위메프오와 쿠팡이츠 역시 각각 낮은 수수료와 배달 차별화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키워가는 중이다. 실제 위메프오는 최근 ‘수수료 0%’라는 정책을 발표한 이후 월간순이용자(MAU·안드로이드, iOS 합산 기준)가 3위인 배달통을 앞지르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가 플랫폼 관련 상생협의체를 운영하고 실태 조사에 나서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도 내년 상반기까지 제정하기로 결정하면서 배달앱에 대한 잣대는 더욱 날카로워질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수수료·광고료·정보독점·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 행위에 주목하고 있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기업합병 심사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수수료가 대폭 낮아지는 상황인 만큼 요지부동이었던 배달앱 순위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며 “수수료가 낮아지는 쪽으로 입점업체가 이동하고 이들의 실질 매출이 높아지면 자연히 그 혜택은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