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피살 공무원 아들이 문 대통령에게 친필 편지 올려...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며칠 후 집에 오겠다던 아빠... 갑작스런 실종에 매일 고통 속에 살고 있어”
“나라의 잘못으로 고통 받다 사살당해 불 태워 버려진 아빠의 명예 돌려 달라”

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의 아들(고2)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자필 편지. 이래진씨 제공
북 피살 공무원의 아들(고2)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자필 편지. 이래진씨 제공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북한군으로부터 피살 당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아들 A군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동생과 저와 엄마는 매일을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며 북한에서 억울하게 피격 당하고 월북 누명까지 쓴 아버지(북 피격 공무원)의 “현 상황을 바로 잡아 달라”고 호소하며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으며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가”라며 비탄했다.

5일 북 피살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씨는 조카 A군(피살 공무원의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큰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필로 쓴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에는 북 피살 공무원의 아들 A군이 “연평도에서 북한군에게 억울하게 피격당한 공무원의 아들”이며 “현재 고2에 재학 중이며, 여동생은 이제 여덟살로 초등학교 1학년”이라고 신상을 밝히며 자신의 아버지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통화를 했고 동생(8살)에게는 며칠 후에 집에 오겠다며 화상통화까지 하셨다”며 “이런 아빠가 갑자기 실종”된 것에 당황하고 있음을 전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늦게 공무원으로 임용되어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일했다”고 말하며 “출동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집에는 한 달에 두 번밖에 못 오셨지만 늦게 생긴 동생을 너무나 예뻐하셨고 저희에게는 누구보다 가정적인 아빠셨다”고 애틋한 마음을 보였다.

A군은 “제가 다니는 학교에 오셔서 직업소개를 하실 정도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높으셨고 서해어업관리단 표창장, 해양수산부 장관 표창장, 인명구조에 도움을 주셔서 받았던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 표창장까지 받은 분”임을 강조하였고 “평범했던 한 가정의 가장이었으며 치매로 아무것도 모르고 계신 노모의 아들이었다”고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있으셨고 광복절 행사, 3·1절 행사 참여 등에서 아빠의 애국심도 보았다”며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적이 없으며, 180㎝의 키에 68㎏밖에 되지 않는 마른 체격의 아빠가 38㎞의 거리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이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A군은 “본인만 알 수 있는 신상정보를 북에서 알고 있다는 것 또한 총을 들고 있는 북한군이 이름과 고향 등의 인적사항을 묻는데 말을 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냐?”며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면 누구나 살기 위한 발버둥을 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며 ‘월북’ 주장설에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아울러 그는 대통령을 향해 “아빠는 왜 거기까지 갔으며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하셨는지 묻고 싶다”며 “이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저와 제 동생을 몰락시키는 현 상황을 바로 잡아 달라”고 호소했다.

A군은 “어린 동생은 아빠가 해외로 출장 가신 줄 알고 있다”며 “며칠 후에 집에 가면 선물을 사준다고 하셨기에 아빠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매일 밤 아빠 사진을 손에 꼭 쥐고 잠든다”며 힘든 감정을 토로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대한민국의 공무원이었고 보호받아 마땅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며 “나라의 잘못으로 오랜 시간 차디찬 바다 속에서 고통 받다가 사살당해 불에 태워져 버려졌다”고 말하며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으며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가?”라고 재차 물으며 “저와 엄마, 동생이 삶을 비관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아빠의 명예를 돌려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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