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 재고손실 7210억 원 발생
정유 4개사 1분기 영업손실 4조 원대 우려
2분기도 실적개선 어려워 고심…정부 장기적 실질 지원 절실

에쓰오일이 1분기에 영업적자 1조790억 원을 기록했다. ⓒ시사포커스DB
에쓰오일이 1분기에 영업적자 1조790억 원을 기록했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에쓰오일(S-oil)이 1분기에 코로나19 및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창사 이래 최대치인 1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정유업계는 에쓰오일이 1조 원 넘는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으면 정유 4개사의 1분기 영업적자가 4조 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에쓰오일은 27일 올해 1분기에 매출액은 전기 대비 19.4% 감소한 5조1984억 원, 영업손실 1조7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휘발유, 항공유 등 운송용 석유제품 소비가 급락했고 국제유가 급락으로 발생한 원유·석유제품 재고의 가치 하락이 큰 영향을 받은 결과다.

국제유가는 1월 60 달러선에서 지난달 30 달러대로 반 토막 났고 최근에는 10달러대 까지 급락했다. 정유사가 원유를 수입한 후 휘발유 등으로 정제해 판매할 때까지 최대 3달이 걸리는 데 짧은 기간 유가 급락에 원유 가공 석유제품 비축분의 가치가 유가 이하로 떨어졌다. 휘발유 등의 가치가 하락해 가격이 싸졌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해 이동이 제한되면서 자동차, 비행기 등의 이동 수요가 감소해 석유제품 소비 회복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도 영향을 받았다.

에쓰오일에 따르면 재고 관련 손실액은 7210억 원이다. 한편 정유외 분야인 석유화학 665억 원 윤활기유 1162억원을 흑자를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에쓰오일의 1분기 실적을 5000억 원대 이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SK에너지는 1조 원대,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3000~4000억 원대 적자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에쓰오일이 발표한 적자폭에 따르면 타 정유 3개사의 영업손실 폭도 더 늘어나 4조원 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29일, SK이노베이션(SK에너지 모회사)는 다음달 6일, GS칼텍스는 5월 둘째주 경에 실적 발표를 예정하고 있다.

업계는 2분기 실적개선도 힘들것으로 예측했다.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정제마진 회복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번달 기준으로 1배럴당 휘발유 등의 정제마진이 3달러 안팎에 불과해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이러다보니 국내 정유사들은 정기보수 일정을 앞당겨 가동률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실적 방어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진정국면이지만 해외에서의 유행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아 입국 제한이 좀처럼 풀리지 않으면서 항공유 등 석유 제품 소비 또한 당분간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제유가의 추이과 코로나19 등의 상황이 겹쳐 예전에 접해본 적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매우 낯설고 전망을 예측하기가 힘들다”며 “한치 앞을 모르는 엄중한 상황속에서 정부의 지원이 있긴 하지만 단기적 지원에 그치고 규모도 크지 않아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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