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조 포함한 ‘3자 협의체’ 거부
노조, 일단 참여하겠지만 요구사항 관철돼야

한국지엠 부평공장.[사진 / 시사포커스 DB]
한국지엠 부평공장.[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산업은행이 한국GM·노동조합에 제안한 ‘한국GM·노동조합·산은 3자 협의체’ 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2일 한국지엠 및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노조를 제외한 양자간 협의를 먼저 하자고 역으로 제안했다. 산은이 제안한 3자 협의체를 사실상 거절한 것이어서 13일 열리는 3자간 협의체는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GM노조는 일단 산은이 제안한 3자 협의체에 참여하겠지만 노조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으면 향후 참여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노조와 사측이 서로 ‘동상이몽’으로 3자간 협의체에 임하겠다는 의도가 드러난 상황에서 산은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한국지엠은 이날 “산업은행과의 이견을 좁히고 한국에서의 장기적인 성공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확보하기 위한 협의를 더욱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먼저 한국지엠과 산업은행 양자 간의 미팅을 역제안 했다”고 밝혔다. 이어 “GM테크니컬 센터 코리아 설립의 진행 과정에 대해 노조, 직원 등 이해 관계자와의 설명과 협의 과정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3자가 동시에 참여하는 대화 형식이 복잡성을 유발하고 건설적인 대화의 진전을 방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노조를 배제한 채 양자간 미팅을 역제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조는 일단 3자간 협의체에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단 노조의 요구 수용 조건을 달아서 지속적 참여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노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산은이 제안한 협의체에 참여해 노조의 요구를 적극 개진할 것이다”며 “노조의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면 협의체 지속여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지만 만일 노조의 요구가 거부당하거나 구속력이 담보되지 않은 협의체라면 단호하게 거부하고 투쟁을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또 노조는 “산은이 제안한 협의체는 기구의 위상, 논의대상, 논의의 구속력 여부 등 어느 것 하나 분명한 것이 없어 GM자본에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노조가 그동안 요구해왔던 특별단체교섭에서 합의를 전제로 책임 있는 당사자 모두를 포함한 논의기구 구성을 제안 한다”고 말했다. 노조의 요구사항은 ▲특별단체교섭 수요 ▲비용분담협정 및 경영정상화를 위한 기본합의서 공개 ▲4천50억원 지원 중단 ▲법인분리이해당사자(노조, 사측, 산은, 인천시) 포함한 구속력 있는 논의기구 구성 ▲한국GM은 9BYG 및 C.CUV의 개발주체와 과정일체 즉각 공개 등이다.

한국GM은 산은과 노조를 분리해 개별 협의에 나선다는 것에 반해 노조는 구속력 있는 논의기구 구성 등을 포함한 입장을 밝히고 있어 3자간 갈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한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3자간 대화가 아니더라도 어느 한쪽만 응하더라도 진정성이 보인다면 기꺼이 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13일 3자간 대화는 산은과 노조간 대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또 한국지엠과 별도로 대화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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