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차원에서 재계에 정·관계까지 얽히고설켜 화제

 

▲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의 키를 쥐고 있는 금호산업 인수전이 한창인 가운데, 잇단 대기업들의 참여 포기가 박삼구 회장의 영향력 때문 아니겠냐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박삼구 회장의 거미줄 인맥이 재조명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예비실사 마감을 하루 앞둔 금호산업 인수전이 한창인 가운데, 우선매수청구권을 쥐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의 재계 영향력에 세간의 시선이 쏠리면서 재계 뿐 아니라 정·관계까지 뻗아나간 박삼구 회장의 화려한 인맥도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호남 지역 재벌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이끌고 있는 박삼구 회장의 정·관계 인맥은 대기업 총수들 중에서도 돋보인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박삼구 회장은 정·관계 및 재계 뿐 아니라 법조계와 금융계를 비롯해 학계와 언론계 등으로까지 뻗치는 거미줄 인맥이 수 차례 주목받은 바 있다.

◆화려한 재계 인맥, 박삼구 회장의 큰 자산
그간 박삼구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혼인 등으로 얽힌 재계 인맥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동생인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은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과 결혼했고, 둘 사이의 맏딸인 임세령 상무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사장과 결혼해 뜨거운 관심을 모았지만, 현재는 이혼한 상태다.

박삼구 회장의 형인 박성용 명예회장의 장남인 재영씨는 구자훈 LIG그룹 전 회장의 3녀인 문정 씨와 결혼했다. 박성용 회장의 차남인 정구 씨는 장녀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차남 김선협 포천 아도니스 CC 대표에게, 차녀인 은경 씨는 동국제강 가문의 방계인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의 아들인 장세홍 한국철강 대표에게, 3녀인 은혜 씨는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차남 허재명 일진머티리얼 대표에 시집보냈다.

박삼구 회장의 누나인 박경애 씨는 현재 삼화고속 박영환 회장에게 시집갔고, 둘째 형인 고 박정구 회장은 김익기 전 국회의원의 딸인 김형일 씨와 결혼했는데, 김익기 전 의원의 다른 딸은 해태그룹 박건배 전 해태그룹 회장과 결혼해 사돈으로 얽혔다. 박정구 회장의 아들인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는 범LG가문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의 차녀 허지연 씨와 결혼했다.

이밖에 박삼구 회장의 아버지인 박인천 창업주의 동생 고 박동복 금호전기 회장은 LG그룹과의 관계가 눈에 띈다. 고 박동복 회장은 강세원 희성금속 대표와 사돈관계였는데, 강세원 대표는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인이었다. 강세원 씨는 딸 영혜 씨를 구본능 회장에게 시집보냈는데, 1996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먼저 세상을 떴다. 고 강영혜씨는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돼 LG그룹 장손이 된 구광모 LG전자 차장의 어머니다. 

▲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부인인 박화자 씨의 오빠가 금호아시아나그룹 임원이었던 인연으로 박삼구 회장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정·관계까지…위기때마다 논란 일어
이처럼 금호아시아나그룹 자체가 여러 재벌 가문과의 혼맥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박삼구 회장이 몇 차례의 위기에도 특혜 논란까지 빚어지며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 종종 제기된다. 이번 금호산업 인수전에서도 참여가 유력해 보이던 대기업들이 잇따라 입찰 참가를 포기하면서 새삼스레 박삼구 회장의 재계 전반에 대한 영향력이 재조명받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정·관계 인맥도 돋보인다. 박삼구 회장부터가 한국은행·산업은행 총재와 재무부장관을 지낸 부산 출신 이정환 씨의 차녀 이경열 씨와 혼인했다. 장인인 이정환 전 장관은 금호석유화학 회장을 지내며 그룹 경영에 참여하기도 했다.

남동생 박종구 씨는 아주대 교수로 지내다가 고 김대중 대통령 시절인 1998년 기획재정부 정부개혁실 공공관리단 단장을 맡으며 관료생활을 시작, 고 노무현 대통령 집권 당시인 2003년 국무조정실 경제조정관과 정책차장을 지냈고, 이명박 정부에서는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을 역임했다.

아시아나항공에는 정건용 전 산업은행 총재와 이성근 전 산은캐피털 사장이 사외이사로, 정영의 전 산업은행 총재가 고문으로 활동해 한때 산업은행 봐주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해의 경우 임인택 전 건설교통부 장관,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이 사외이사로 재직했고 정창영 전 연세대학교 총장도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특히 정창영 전 총장은 박삼구 회장의 연세대 경제학과 동문인 것으로 파악됐는데, 서승환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정창영 전 총장이 경제학과 교수 시절 학교를 다닌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금호아트홀, 금호미술관 등을 운영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문화재단인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이사장이기도 한 박삼구 회장은 재단 법인에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을 이사진에 포진시켰다. 이홍구 전 총리와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도 이사를 지낸 바 있다. 이 중 조윤선 수석은 지난해 3월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 신분으로 인사청문회가 열렸을 때 이 재단의 이사직 겸직 문제를 지적받자 일주일 만에 이사직을 사임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관계와 재계, 학계까지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 인맥은 지난 2008년 금호리조트가 중국에서 개장한 골프장 개장식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당시 개장식에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 이승윤·김우식 전 부총리, 전윤철 전 감사원장,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 정종욱 전 주중대사, 임인택 전 건설교통부 장관, 정영의 전 재무부 장관, 오명 전 건국대 총장, 김태환 전 한나라당 의원,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정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부인 박화자 여사의 오빠가 금호그룹에서 임원에서 근무했던 인연으로 박삼구 회장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인맥도 화려하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이 속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오너로서의 박삼구 회장은 중국의 정관계 인사들과도 인맥이 돈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삼구 회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 후진타오 전 주석 등 중국 내 최고 지도자들과도 두터운 친분을 과시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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