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들 참여…유통 대기업들은 대부분 불참

▲ 금호산업 인수의향서 제출이 마감되면서 후보자들의 윤곽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상반기 M&A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고 있는 금호산업의 인수의향서(LOI) 제출이 마감된 가운데 그간 소문만 무성했던 후보자들의 참여 여부가 속속들이 확인되고 있다.

25일 오후 2시 마감된 금호산업 인수의향서 제출 현황을 살펴보면 현재까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최소 5곳 이상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국내외 사모펀드들이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사모펀드는 현재 금호고속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IBK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IMM PE), 그리고 국내 M&A 시장의 최강자 MBK파트너스, 자베즈 파트너스 등 무려 네 곳이다.

여기에 채권단 중 한 곳인 미래에셋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종적으로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금호산업 지분 8.9%를 보유하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은 단독 인수 의지보다는 인수전 진행 과정에서 타 후보와 재무적 투자자로 합종연횡할 가능성이 좀 더 높게 점쳐지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말부터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냈으면서도 오락가락 행보로 시장에 혼선을 가져다 준 호반건설도 결국 이번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호반건설은 지난달 말까지 금호산업 지분 4.95%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후 지분 소유 현황은 공시 의무가 없어 포착되지 않은 상태다.

반면 아시아나항공과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돼 참여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대기업들은 죄다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다시는 나오지 않을 국적 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의 존재 때문에 과감히 베팅할 대기업도 있다는 얘기도 나돌았으나 결국 거론되던 대기업들은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일까지 참여하지 않았다.

이날 롯데그룹은 “금호산업 인수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며 불참을 선언했고, 제주항공을 소유한 애경그룹 역시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CJ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 SK그룹 역시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의 참여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불참 가능성이 조금 더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 유통그룹 관계자는 “이번 금호산업 인수전은 불공정한 게임”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는 박삼구 회장의 직·간접적 영향력 때문에 인수전에 참여하더라도 결국 인수가 힘들 것이라는 뜻으로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형제 기업이자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도 연초부터 공언한 바와 같이 이번 인수전에 불참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날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 인수전이 기업가치 증대와 주주권익 향상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사모펀드 등 타 후보들과의 투자 요청에는 응할 가능성을 아예 배재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나타내 향후 움직임이 주목받게 됐다.

한편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불참한 것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아무래도 자금 동원력과 국내외 영향력, 직원들의 반응, 장기적 운영 전망 등에서 사모펀드들보다는 유통 대기업들의 인수 가능성이 더 높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항공법상 외국인 혹은 외국인이 지분의 50% 이상을 소유한 법인은 항공기를 등록할 수 없어 사모펀드 측은 외국인 지분을 줄이고 항공운송업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는 투자자를 모집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다만 막강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호반건설의 움직임과 금호고속 대주주인 IBK펀드의 참가 사실은 다소 불편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은 워낙 현금 보유능력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 또한 IBK펀드는 금호고속 매각을 놓고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어 이번 인수전 참가가 금호고속 매각을 원할히 추진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금호고속의 매각 제안을 접수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산업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일까지 맞게 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에 분수령이 될 양대 기업의 인수전이 모두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이제 세간의 시선은 박삼구 회장의 자금 동원력이 어느 만큼 발휘될 것이냐로 쏠리게 됐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