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내달 2일까지 금호고속 인수 우선매수권 행사여부 결정

▲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지분 인수에 이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기업인 금호고속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 / 홍금표 기자

호반건설이 지난해 11월 금호산업의 지분을 인수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의 지분율을 넘어선 것에 이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기업인 금호고속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과 산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매각을 추진 중인 금호고속에 대한 투자제안서(IM)를 받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고속의 대주주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는 내달 2일까지 금호그룹의 금호고속 인수 우선매수권 행사여부 결정을 기다렸다가, 금호그룹이 행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힐 경우 금호고속을 공개경쟁입찰로 매각할 예정이다.

우선 IBK 측은 오는 14일 금호그룹 측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가격과 조건을 골자로 하는 ‘최종 매각제안’을 할 계획이다. 이후 금호그룹 측은 다음 달 2일까지 IBK-케이스톤파트너스가 제안한 가격에 금호고속을 되살지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금호그룹이 IBK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우선매수권은 상실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시장 가격 산정을 위해 투자자들의 의견을 받았다”며 “호반건설 등 30여개 투자자들이 금호고속의 투자제안서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금호그룹이 PEF 쪽의 최종 제안을 거부하고 우선매수권 행사를 포기하면 금호고속도 경쟁입찰에 넘겨진다”고 덧붙였다.

▲ 호반건설은 지난 금호산업의 지분 인수와 관련해 단순투자목적이라고 일관했지만 업계에서는 호반건설 측이 다른 업종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중이라고 해석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앞서 금호산업은 지난 2012년 8월 핵심 자산을 묶어 매각하는 ‘패키지딜’로 모태기업인 금호고속을 IBK-케이스톤파트너스 측에 넘기면서 2∼3년 내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가져왔다. 계약에 따르면 IBK가 금호고속을 매각할 때 금호산업은 제 3자가 제시한 최고 가격에 금호고속을 인수할 수 있게 된다.

금호산업은 당시 8000억원 규모의 채권단 채무를 갚으려고 대우건설 주식 14.6%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38.7%, 금호고속 100% 등의 자산을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에 넘겼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오는 25일까지 아시아나 항공의 최대주주(지분 30%)인 금호산업에 대한 인수의향서(LOI)를 받기로 결정했다. 금호산업 인수전에서는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이 우선권을 갖는다.

그러나 현재 박 회장은 금호산업을 되찾아올 만큼의 자금력을 갖추고 있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2010년 채권단은 금호그룹 지원에 앞서 “박 회장 등 대주주들이 보유 주식 담보제공 및 의결권 처분을 포함, 집만 제외하고 모든 부동산을 내놓는다”고 밝힌 바 있다. 전 재산을 내놓은 박 회장에게 5년 만에 수 천 억원의 자금이 생겼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지나친 기대인 듯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산업을 연내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경기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산업은행은 대우건설과 대우증권,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 다수의 기업을 갖고 있다. 산업은행 입장에선 부실경영 지적을 받을 수 있어 금호산업 매각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호반건설은 지난해 11월금호산업 지분 5.16%를 인수했다. 이후 추가 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6.16%까지 끌어올리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지분 5.30%와 아들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의 지분 5.10%를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의 이같은 공격적 지분 매입에 곧 금호산업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호반건설은 그간 “단순 투자 목적”이라며 일관해왔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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