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동훈 “범죄자 치워야” vs 野 이재명 “잘못된 정권에 경종 울려야”
與 당원 메시지에 “국민과 함께 부끄럽게 만드는 범죄자 집단에 승리하자”
홍익표 “윤 정권을 지지했던 분들이 이제 과감히 회초리를 들어야 해”
조국 “투표하기 싫어한 사람들이 투표장에서 윤 정권 심판 의지 분명해”
천하람, 채상병· 이종섭 외면한 “한동훈, 인요한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이낙연, ‘정권심판’을 언급하면서도 ‘정치 심판’을 강조해 차별화 꾀해
정권 심판·범죄자 심판·둘 다 심판 중에 유권자는 어느 쪽에 무게 둘까

28일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윤희숙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좌) / 28일 이재명 대표 겸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강태웅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우) [사진 /오훈 기자]
28일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윤희숙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좌) / 28일 이재명 대표 겸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강태웅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우) [사진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여야가 경쟁하듯 ‘심판론’을 외치며 유권자들에게 자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는데, 국민의힘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겨냥한 ‘범죄자 심판론’을 주장했으며 야권에선 ‘윤석열 정권 심판’ 필요성을 한 목소리로 역설했다.

◆ 한동훈 “범죄자 심판 각오로 선거 나서…이재명·조국 심판이 민생”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서울 마포 망원역 앞 지원 유세에서 “우리는 정치개혁과 민생개혁, 범죄자들을 심판한다는 각오로 이번 선거에 나섰다”며 “범죄자 세력이 여러분 같은 선량한 시민들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을 해야 한다. 그건 네거티브가 아니라 민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한 위원장은 같은 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거리 유세에선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정말 중요한 선거다. 범죄자들이 여러분을 지배하길 바라나. 그걸 허용하고 10년 뒤에 손가락질 받고 싶나”라며 “정치를 개 같이 하는 게 문제지 정치 자체에는 죄가 없다. 이 대표나 조 대표 같은 사람은 징징거리기 위해 정치한다. 범죄자들이 여러분을 지배하지 못하게 해달라. 제가 바라는 것은 그것”이라고 발언수위를 한층 높였다.

그는 이어 “이 대표와 조 대표는 속내를 숨기지 않고 뻔뻔하게 나오는데 뻔뻔한 범죄자들이 지배하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이들이 지배하는 나라가 바로 민주주의와 경제가 무너지는 나라가 될 것”이라며 “범죄자들이 우리를 지배하면 민생도, 정치개혁도 없기에 이들을 심판하는 게 민생이고 이·조 심판이 민생이다. 투표장 들어가면 다른 것은 볼 것 없고 그냥 ‘국민’이라고 적힌 국민만 보고 찍으면 세상이 바뀌고 범죄자들이 물러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은 “범죄자들을 이 중요한 정치에서 치워버려야 한다. 제가 그렇게 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이후 용산구 용문시장 사거리에서 진행한 지원유세에서도 거듭 이 대표와 조 대표를 겨냥 “자지가 감옥에 가기 싫고 주변 사람들이 피해 받는 거에 대해 복수하기 위해, 사적복수를 위해 정치한다”며 “국민의힘은 정치개혁, 민생개혁을 약속한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범죄자들이 선량한 시민들을 지배하는 것을 막는 것이고 그게 바로 범죄자 연대 심판이며 이·조심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심지어 한 위원장은 야당이 내세우는 ‘윤 정권 3년은 너무 길다’란 구호까지 역이용한 공세에 나서기도 했는데,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 신성시장 유세에서 그는 이 대표와 조 대표를 꼬집어 “두 사람의 유죄 판결이 확정돼서 감옥에 가기까지의 3년이 너무 길다. 대한민국이라는 클래스 있는 나라의 국민들이 절대 범죄자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며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가야 범죄자들을 막을 수 있다. 정치가 후진 건 맞지만 ‘될 대로 돼라’고 하면 진짜 더 후진 범죄자들이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한 위원장은 총선 승부처인 서울에서 이날 지원유세 내내 이 대표와 조 대표를 겨냥한 ‘범죄세력 심판’을 외쳤는데, 여기에다 ‘정치를 개 같이 하는 게 문제’라는 등 공식선거운동 첫날부터 수위 높은 발언까지 쏟아냄으로써 유권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한편 야권이 내세운 정권심판론에 대해서도 이 대표와 조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꼬집어 ‘범죄자 심판’이라는 심판 프레임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래선지 그는 이날 오후 자당 당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조차 “국민과 함께 우리의 자랑스러운 조국을 부끄럽게 만드는 범죄자 집단에 승리하자”며 범죄자 심판론을 띄웠는데, 이 뿐 아니라 ‘수도권 위기론’ 등 비관적인 전망도 불식시키려는 듯 “요즘 선거 어렵다는 소리 많이 들을 거고 실제로 어렵다, 몇 석이다, 말이 많으나 그건 방관자들의 말이다. 우리는 이겼던 당이고 이길 수 있는 당”이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특히 한 위원장은 이 메시지에서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까지 들어 “180석의 거대여당이 단체장까지 모두 움켜쥐고 있었고 기울어진 언론 지형에다 선거 3일 전엔 말도 안 되는 가짜뉴스까지 나왔다. 그래도 우리는 그 모든 어려움을 뚫고 승리했다”며 “지금이 그때보다 상황이 어렵거나 우리 후보들이 상대보다 못하나. 그렇지 않다.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다시 국민 속으로 나아간다면 우리는 반드시 이긴다”고 필승의 의지도 드러냈다.

◆ 이재명 “민주당, 국민의 압도적 심판 의지를 실천하는 도구 될 것”

28일 이재명 대표 겸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최고위원들과 강태웅 용산 후보가 출정식을 갖고 있다. [사진 /오훈 기자]
28일 이재명 대표 겸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최고위원들과 강태웅 용산 후보가 출정식을 갖고 있다. [사진 /오훈 기자]

반면 제1야당인 민주당에선 같은 날 총선 출정식부터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구에 소재한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고 정권심판론을 띄웠는데,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자당 후보들과 함께 ‘못 살겠다. 심판하자’는 피켓을 든 채 “정권의 무능 때문에 물가는 폭등하고 이자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공공요금도 올랐다. 민주당이 국민의 압도적 심판 의지를 확실하게 실천하는 유용한 도구가 되겠다”며 “이번 선거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대결하는 장이 아니라, 국민이 주인임을 보여주는 심판의 장”이라고 주장하는 등 주로 윤 정부를 표적 삼는 자세를 취했다.

급기야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정권을 지지했던 국민들에게도 호소한다. 여러분 눈높이에 이 정부가 맞나. 지지했던 분들이 이제 과감히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며 윤 정부 지지층을 향해서도 호소했는데, 이 자리에 함께 한 민주당 측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도 앞서 이날 오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가진 출정식에서 윤영덕 공동대표가 “윤 정부는 최소한의 공정과 상식조차 기대할 수 없는 안하무인 정부였고 무능과 무도, 무책임의 끝판왕이다. 윤 정권을 심판하고 민주주의, 민생, 평화, 미래의 퇴행을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정권심판론’에 한 목소리를 냈다.

이 뿐 아니라 그간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에도 불구하고 이날 서울 왕십리역 광장에서 열린 중·성동갑 후보 선거 유세 현장에 이 대표와 함께 처음으로 지원유세에 나선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기자들과 만나 “정말 이러다가 나라가 큰 일 날 것 같다는 위기감, 압박감들이 국민들 가슴에 지금 쌓여 있고 보수진영에서도 윤 정권 심판에 대한 민심이 표출되고 있음을 느낀다”며 “오만, 독선, 무능, 부도덕 등 윤 정권 심판이란 민심이 어느 한쪽에만 그런 게 아니라 국민 전체의 가슴에 굉장히 깊게 흐르고 있다. 이번 총선은 압도적으로 윤 정권 심판이고 보수진보, 남녀노소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임 전 실장은 “그간 여러 가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사건들에 대해 윤 정권이 함부로 삼권분립을 무너뜨리면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나. 적어도 의석수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윤 정권이 더는 국민의 소리를 거부하고 거부권을 감히 꺼낼 수 없는 그런 정도로 심판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는데, 앞서 후보 지원유세에서도 그는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사건과 김건의 여사의 주가 조작 연루 의혹까지 꼬집어 “부도덕하고 무능하고 탈락한 열등 정권, 불량정권, ‘못 살겠다. 심판하자’가 이번 총선을 관통하는 대한민국의 메시지라는 것을 윤 정권에 보여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 나타나 임 전 실장과 포옹한 이 대표도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국민에 고통을 가하는 잘못된 정권에 이제 경종을 울려야 한다. 윤 정권은 이 나라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우리들의 삶을 파괴했으니 이제 책임을 물어야 할 때”라며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의 주인이 여러분임을, 여러분의 주권 의지에 반하는 권력자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이번 4월 10일에 확실하게 보여주길 바란다”고 거듭 정권심판론을 띄웠고, 특히 ‘한강벨트’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 동작을에는 이날까지 벌써 네 차례 찾아 “동작이 이기는 게 국민이 이기는 것이고 이번 선거가 심판 선거라는 것을 증명하게 될 것”이라고 자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다만 여당에 대한 공세 역시 빼놓지는 않았는데, 이 대표는 “단 한 표 차이로 승부가 갈릴 수 있고, 나라의 운명이 갈릴 수 있다. 국민의힘이 과반을 차지하거나 국회 1당이 돼 입법권을 좌우하게 될 경우 있는 법도 개악할 것이고 좋은 법을 만들기는커녕 국정감시를 더 보태 지금까지 했던 것보다 더 심한 퇴행, 파괴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민주당 신현영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한 위원장의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란 발언에 맞서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선거에 이기기 위해 집권여당 대표로서의 품위마저 내버리기로 했나. 이런 저급한 정치가 바로 문제”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민주당에서도 이해찬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이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을 겨냥 “무모하고 무식하고 무자비하다. 노태우 대통령이 훨씬 양반”이라고 직격하는 등 여당 못지않게 발언수위를 높이는 모양새여서 유권자들이 거세지는 여야 간 공방을 보고 어떤 판단을 내릴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조국 “尹 심판 의지 분명”…이낙연 “尹 부인·野 대표 다 범죄혐의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좌), 이낙연 새로운미래 선대위 상임고문(우). 사진 / 오훈(좌), 이훈 기자(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좌), 이낙연 새로운미래 선대위 상임고문(우). 사진 / 오훈(좌), 이훈 기자(우)

한편 민주당 외 군소정당들도 이날 총선 출정식을 열고 제각기 존재감을 부각시키고자 목소리를 높였는데, 국민의힘으로부터 ‘범죄자 심판론’ 대상으로 지목된 조 대표는 이날 부산 센텀시티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이 등장하기 전에는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싫다, 귀찮다는 마음이 있었다가 조국혁신당이 등장하면서 반드시 투표장에 가서 윤 정권을 심판하리라 이런 의지가 분명해진 것 같다”며 “이 꼬라지로 가다 나라 망하겠다는 이런 판단으로 조국혁신당에 힘을 싣는 추세는 앞으로 계속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제3지대 정당 중 하나인 개혁신당은 같은 날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앞에서 중앙당 발대식을 열고 ‘정권심판론’을 띄웠는데, 천하람 총괄선대본부장은 “오늘 한 위원장이 정치는 죄가 없고 개 같이 하는 게 문제라고 했는데 대한민국에서 가장 개 같이 하는 것은 윤석열과 김건희”라며 “채상병 사망 사건 진실을 밝히라는 해병대의 외침에 응답하지 않는 한동훈, 이종섭 주호주 대사 보고 애국자라고 표현한 인요한 두 사람부터 정신 차리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내 이목을 끌었다.

이에 반해 새로운미래의 경우 이낙연 선대위 상임고문이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극단적 양당정치를 탈피해 깨끗하고 당당한 이들과 함께 윤 정부를 제대로 심판하기 위해 출발했다”며 다른 야당들처럼 ‘정권심판’을 언급하면서도 ‘정치 심판’을 강조해 차별화를 꾀했는데, 그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윤 정권은 대통령 부인과 장모 등이 범죄 혐의자가 돼 있고, 그것을 심판하겠다는 야당 역시 대표들이 모두 재판 받으러 다니거나 피고인이 되어 있거나, 감옥에 가 있다. 범죄인들이 나라를 쥐락펴락하는 것 같은 양상”이라고 ‘범죄자 심판론’도 동시에 펼쳤다.

이렇듯 각 정당들이 ‘범죄자 심판론’ 혹은 ‘정권심판론’을 역설하거나 아예 ‘정치 심판’으로 둘 모두를 주장하는 등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수위 높은 발언까지 내놓으면서 치열하게 ‘선명성’ 경쟁을 펼쳤는데, 총선일 전까지 남은 13일 간 여야의 적극적인 표심잡기 시도에 유권자들이 과연 정권심판과 범죄자 심판 중 어느 쪽으로 무게를 실을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