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상대정당 후보에 의혹 공세 펴면서 경쟁적으로 ‘민생공약’ 발표
박정하, 민주당 민변출신 후보 직격...“인권의 탈, 권력 좇는 정치낭인들”
최민석, 국힘 후보 망언 직격...“4.3은 김일성지령, 일제가 더 살기 좋아”
한동훈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주변 지역 규제 대폭 완화 재개발”공언
정진석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은 행정 수도 완성, 충청 중심시대”환영
이재명, 국회 세종이전에 “선거에 이기면 하겠다...국민 기만하는 행위”
민주당 ‘비동의 간음죄’ 실수 놓고, 여야 정책 공방에 표심은 어디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인하 문화의거리에서 거리인사를 하고 있다.(좌)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상가를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우) 사진 / 김경민 기자(좌), ⓒ뉴시스(우)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인하 문화의거리에서 거리인사를 하고 있다.(좌)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상가를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우) 사진 / 김경민 기자(좌), ⓒ뉴시스(우)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22대 총선 공식선거운동이 28일 0시부로 시작되는 가운데 여야가 상대 후보를 향해 견제구를 날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민심을 잡기 위해 민생 공약도 저마다 앞다투어 쏟아내고 있다.

◆ 與 “이병진 ‘탈세’·이용우 ‘갭투기’해” vs 野 “‘망언’ 조수연 공천 취소해야”

총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는 상대정당 후보를 꼬집어 적극 공세를 벌이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27일 더불어민주당의 이용우 인천 서구을 후보와 이병진 경기 평택을 후보에 대해 각각 ‘탈세’와 ‘갭투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공천을 취소하라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용우 후보는 인권변호사가 아니라 탈세법관으로 보인다. 지난 10여년 동안 수임 내역이 15건에 불과했는데 공천 직후 500여건의 수익 내역을 벼락 신고했다”고 꼬집었으며 정광재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2013년부터 변호사 활동한 이 후보가 10여년 간 공식 선임한 사건을 신고한 건수는 15건 뿐인데 14억원의 재산은 어떻게 모았나”라고 한 목소리로 직격했다.

특히 박정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이날 논평에서 이 후보가 민변 출신인 점까지 꼬집어 “이번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인물들 중 다수가 민변 출신인데 인권변호사 탈을 쓰고 성범죄 2차 가해를 일삼았던 조수진 변호사, 전세사기 피해자 자문 변호사란 타이틀 달고 수십억대 갭투기를 한 이영선 변호사 등 위선적인 인물들이 민변 명함 들이밀며 국회에 진입하려 했다. 인천 서구을 후보로 나선 이용우 변호사 역시 터무니없는 변호사법 위반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며 “지금의 민변은 권력만 좇으며 기득권 챙기는 정치낭인 집단으로 변질된 듯하다. 부패했는데도 위선적이다. 민주당과 한 몸처럼 움직이는 이유”라고 비판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민주당 이병진 후보를 겨냥해 ‘갭투기 의혹’을 제기했는데, “재산 총액이 14억원인데 부채가 60억원이고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밭(용성리 271·1339㎡) 신고를 1억8000만원에 했는데 후보는 5300만원에 구매했다. 공시지가를 찾아봤더니 6800만원 밖에 안 된다”며 “대지 평택 서성동 542는 신고를 19억7000만원에 했는데, 공시지가는 9억5000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신고는 35억, 공시지가는 18억원 밖에 되지 않고 이 차이는 17억원 정도 나는데 그렇게 되면 재산 신고가액은 14억원이 아니라 마이너스 3억원인 부도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 뿐 아니라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클린선거본부는 이날 이상식 용인갑 민주당 후보에 대해 “배우자 재산이 50억원 이상 증가했는데 세금은 1800만원 납부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거짓 해명을 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했다고도 밝혔는데, 반면 같은 날 민주당에선 최민석 대변인이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의 조수연 대전 서구갑 후보를 꼬집어 “조 후보는 과거 SNS에 5·18 유공자 중 ‘가짜’가 있을 수 있으니 유공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며 음모론을 펼쳤다. 유공자들을 가짜라고 욕보이는 패륜적 사상을 가지고 국민의 대표가 되겠다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공세를 펼쳤다.

또 최 대변인은 “심지어 조 후보는 대전지역 고등학생들이 이승만 독재에 항거했던 3·8 민주의거 기념관 설립에 대해서도 ‘유치하다’, ‘미치겠다’고 조롱했다. ‘제주 4·3은 김일성 지령 받은 무장 폭동’, ‘일제강점기가 더 살기 좋았다’ 등 끝없는 망언으로 극우의 대표선수를 자처하는 조 후보는 국민 대표가 될 자격이 없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하겠다는 말을 지킬 의지가 있다면 민주화운동과 유공자들을 욕보인 조 후보의 공천부터 취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국민의힘, ‘국회 세종 이전’‘업시티 프로젝트’ 등 공약으로 표심잡기 나서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히 이전하겠다고 공약하는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히 이전하겠다고 공약하는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다만 여야가 오로지 상대정당 후보에 대한 공세에만 집중한 것은 아니었는데, 유권자들에게 와 닿는 공약으로 표심잡기에 나서고자 27일 국민의힘에선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해 서울 재개발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데 이어 국민 주거 불안과 지역 간 주거 격차 해소를 위해 대도시와 지방도시를 연결하는 ‘업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면 민주당에선 출생기본소득과 기본주택, 대학무상교육 등을 골자로 한 기본사회 5대 정책을 발표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 세종시 완전 이전을 공언하면서 서여의도를 비롯한 주변 지역의 규제를 대폭 완화해 재개발할 수 있게 하겠다고 역설했는데, 같은 날 서울시에서도 유창수 행정2부시장이 “국회가 세종으로 이전하게 되면 서여의도 고도 제한은 당연히 완화되므로 시로서는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호응하는 입장을 내놨으며 한 발 더 나아가 대통령실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국회 세종의사당 개원을 공약했다. 대통령실은 대선 공약인 대통령 제2집무실 세종시 설치에 속도 내 줄 것을 관계부처에 요청할 방침”이라고 한 위원장 발언에 한층 힘을 실어줬다.

핵심 권력기관 중 하나인 국회를 세종으로 이전할 경우 행정수도인 세종의 위상이 더 높아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충청권에도 이전보다 힘이 실리는 것은 물론 그간 국회 때문에 서울 일부 지역에 걸려 있던 고도제한 등 규제도 완화할 수 있어 서울과 충청 유권자 모두를 염두에 둔 ‘일석이조’의 카드를 던진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데, 당장 국민의힘 충청권역 선대위원장인 정진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의사당의 세종시 완전 이전은 행정정치 수도의 완성, 국토균형 발전의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국토 중심인 세종으로 국회가 완전 이전하게 되면 충청이 정치 행정의 중심이 되어 충청중심시대가 열리는 것”이라고 환영했다.

심지어 국민의힘 세종갑 류제화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내세운 공약은 단순한 약속이 아닌 실천이다.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면 세종시는 진짜 행정수도로 완성될 것”이란 글을 올렸고, 서울 마포갑에 출마한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마포를 지역구로 두고 출마하는 후보자로서 이 발표를 전적으로 환영한다. 마포의 건물 규제들을 과감히 풀어 개발을 촉진시키겠다. 한강뷰 스포츠센터 건립을 시작으로 강변북로를 지하화하고 여러 가지 건물 규제를 풀어서 해낼 것”이라며 한 위원장 발언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반면 야권에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충북 청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선 때 여야 모두 공약해 그 일(세종시로 국회 이전)이 이미 진행 중이잖나. 이런 때는 그런 약속을 할 게 아니라 집행권력을 가진 정부여당이 신속히 해치우면 된다”며 “진지하게 이 문제에 접근하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이미 할 수 있는데 하지 않으면서 ‘선거에 이기면 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국민의힘에 견제구를 던졌고, 새로운미래의 세종갑 후보인 김종민 의원은 아예 “야당이 계속 주장해왔는데 국민의힘이 협조를 안 했다. 지금까지 잘못한 것 반성부터 먼저 해야 한다”면서 여당에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밖에 국민의힘에선 이날 홍석준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 부실장이 당사에서 ‘업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는데, “대도시를 떠나 지방도시에서의 삶을 원하는 청·장년, 은퇴자 등을 위한 공약으로 행정안전부가 인구과밀 대도시와 인구소멸지역 지방도시를 매칭해 MOU를 체결한다. 두 도시 간 협업을 통해 지방도시에 병원, 체육시설, 복지관, 휴양시설을 고루 갖춘 복합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정책”이라며 “지방 이주를 바라는 대도시 내 주택 보유 은퇴자에겐 생활비 및 지방 신규 주택을 공급하고, 대도시 유주택 이주민의 보유주택은 지방공사가 매입·신탁해 청년·신혼부부에 재공급하는 선순환구조”라고 설명했다.

◆ ‘기본사회 5대 공약’ 제시한 민주당 “국민의 기본적 삶 보장할 것” 천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충북 충주시 김경욱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충북 현장 합동 선거대책위원회의 및 22대 총선 비전 공동선언식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영덕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충북 충주시 김경욱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충북 현장 합동 선거대책위원회의 및 22대 총선 비전 공동선언식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영덕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 ⓒ뉴시스

이처럼 여당에선 다양한 공약들로 표심 공략에 나섰다면 같은 날 민주당에선 이 대표가 “누구나 탈락하지 않는 적극적 복지로 나아가야 한다”며 기본사회 5대 공약을 제시했는데, 그는 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 충북 합동 현장 중앙선대위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정권은 무능과 무책임으로 국민의 삶을 외면했다. 국가 책임을 강화해 누구나 기본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든든한 토대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출생 기본소득, 기본주택, 대학 무상교육, 간병비 건강보험 적용, 어르신 하루 한끼 지원 등을 약속했다.

이 중 출생 기본소득은 현재 8세까지 주는 아동수당을 17세까지로 확대해 자녀 1인당 20만원을 지급하며 청년들이 결혼할 경우 10년 만기 1억원의 기본대출을 보장하고 출산 자녀수에 따라 원리금을 순차적으로 감면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고, 기본주택은 신혼부부 출발을 지원하기 위해 월세 1만원 임대주택을 확대할 뿐 아니라 100만원 규모의 주거복합플랫폼을 조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대학 무상교육 공약은 국립대와 전문대는 전액 무상, 4년제 사립대의 경우 반값등록금을 실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간병비 건강보험 적용으로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어르신 식사 지원을 통해 소득이 줄어드는 노후 지원도 약속했는데, 다만 실현 여부는 어떻게 재원을 확보할지 여부에 달려 있어 “우리 경제력과 국가 역량이 이제 국민들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할 정도는 됐다”고 주장한 이 대표가 구체적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총선일이 다가올수록 경쟁이 격화되면서 일부 사안에 대해선 공약이 아닌데 공약으로 잘못 포함시켰다고 해명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는데, 민주당은 상대방의 동의 없이 이뤄진 성적 침해 행위를 강간죄로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비동의 간음죄’를 도입하겠다고 총선 정책공약집에 포함시켰던 것과 관련해 27일 정책위원회 정책실장 명의로 “공약 준비 과정에서 검토됐으나 장기과제로 추진하되 당론으로 확정되지는 않았다. 실무적 착오로 선관위 제출본에 검토 단계의 초안이 잘못 포함됐다”고 공지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에선 한 위원장이 같은 날 수원 올림픽공원 거리인사에서 ‘비동의 간음죄’를 꼬집어 “억울한 사람이 감옥 가기 쉽기 때문에 그 법은 잘못됐다. 민주당이 오늘 갑자기 실수였다면서 발을 뺐는데, 민주당이 이런 공약 낸 게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그건 실수일 수가 없다”며 “분위기 안 좋으니 발 빼는 게 정치냐. 이 대표의 민주당은 앞으로도 뭔가 이상한 것 같으면 ‘그런 뜻이 아니었다. 내가 그렇게 말했다고 해서 진짜 믿었냐’ 이런 식으로 정치를 우롱할 것”이라고 즉각 민주당에 직격탄을 날렸는데, 이렇듯 치열한 선거전 속에 남은 기간 동안 과연 어느 쪽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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