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강’ 건넜던 민주당, ‘반윤 기치’ 조국과 한배 타기로 결심?
조국과 손잡은 이재명 “尹 정권 심판하는 모든 정치세력은 힘 합쳐야”
조국신당 지지율 상승세 타자 조국과 선긋던 민주당, 돌연 태세 전환
이재명·조국 연대에 비판 쏟아낸 국민의힘, 한동훈 “해로운 결합” 비판
녹색정의당·제3지대도 비판 가세···“명조연대 본질은 끈끈한 방탄연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각종 의혹의 사법리스크에 둘러싸여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재판리스크에 놓여 있는 제3지대 신당인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오는 4·10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승리를 위해 손을 맞잡으면서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앞세운 선거 전략을 꾀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 조국과 손잡은 이재명 “尹 정권 심판하는 모든 정치세력, 힘 합쳐야”

조국신당과 함께 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누누이 밝혀왔던 민주당이 돌연 노선을 바꾸면서 오는 4월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한 연대의 필요성에 뜻을 모으고 나선 모습을 보여줬는데, 실제로 5일 이재명 대표는 조국 대표가 취임 인사차 자신을 예방한 자리에서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에 반대하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자 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그중에 조국혁신당이 함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서로의 힘을 합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이재명 대표는 “모든 책임은 2년도 안 되는 이 짧은 시간에 대한민국을 극단적으로 퇴행시킨 윤석열 정권에게 있다”며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는 동일하다. 윤석열 정권의 폭정을 종식하고, 심판하고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더욱이 조국 대표도 “민주당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범민주·진보 진영 본진”이라면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대한민국 질곡(桎梏)을 함께 헤쳐 나갈 동지다. 조국혁신당은 4월 총선에서 범민주·진보 진영의 승리를 위해 협력하고 연대할 것이다. 이렇게 연대하고 협력해야 우리가 4월 총선에서 ‘윤석열의 강, 검찰 독재의 강’을 건널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사실상 ‘민주당 2중대’를 선언한 셈이 됐다.

무엇보다도 조 대표는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이 의지가 있어도 조심해야 하는 캠페인을 담대하게 전개할 것”이라며 “예컨대 ‘검찰 독재 조기종식, 김건희씨를 법정으로, 기획재정부로부터 예산처를 독립시키자’ 등 담대한 캠페인을 하면서 범민주·진보 유권자를 모두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겠다”고 말해 ‘윤석열 정권 저격수’를 자처했다.

더욱이 이어진 비공개 면담에서도 조 대표는 이순신 장군의 ‘학익진 전술’을 언급하며 “민주당과 우리는 ‘망치와 모루’ 같은 관계”라면서 “조국혁신당은 먼저 돌격하는 망치선의 역할을 하겠으니, 본진이 적선을 포위해서 승리한 것처럼 학익진 전술의 총사령관인 이재명 대표가 잘 이끌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 지지율 상승세 탄 조국혁신당과 함께 연대하기로 결심한 민주당, 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간 조 대표와 거리두기를 해왔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에 대한 태도를 바꿔 함께 하기로 한 결정 배경에 대해 호남 등 민주당 지지층의 일부가 조국혁신당으로 이탈한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관측했는데, 즉 조국혁신당이 선전할수록 민주당의 위성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파이’는 작아질 수밖에 없다는 정치적 유불리 계산 때문에 연대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전문업체인 미디어토마토는 뉴스토마토의 의뢰로 지난 2~3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1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일이 총선이라면 비례대표 투표는 어느 정당에게 하겠냐’는 질문에 대해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39.4%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민주당의 준위성정당인 ‘비례연합정당’(더불어민주연합)이 25.1%, 조국신당(조국혁신당)이 21.0% 순으로 집계됐다.

이어 개혁신당은 5.3%, 녹색정의당 2.1%, 기타정당 4.2%, 없음 1.6%, 잘 모름 1.3% 순으로 기록되어 사실상 조국신당의 위력을 재확인시켜줬다. 해당 조사는 무선 100% 자동응답(ARS) 형식의 전화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였고,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지지율에서 자신감을 얻은 조 대표는 보다 적극적인 정치 행보에 나선 모습을 연일 보여주고 있었는데, 더욱이 조 대표는 이날 용혜인 새진보연합 상임선대위원장을 예방하기도 했다.

더욱이 조 대표는 용 위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도 “새진보연합은 원내 정당에 있어서 소수 정당인데, 조국혁신당도 현재 의석이 없는 소수 정당이다. 그래서 새진보연합과는 지금은 물론 향후 4·10 총선 이후에도 서로 협력할 사안이 매우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국회 원내교섭단체 의석수 하향 조정 의제를 제시하며 “일단 가장 급한 것은 ‘윤석열 정권의 조기 종식’이고,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김건희씨를 법정으로’ 보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용혜인 위원장도 “윤석열 정권의 반민주·민생 퇴행을 반드시 멈춰 세워야 하는 지금 조국혁신당이 창당되니 든든한 우군이 생긴 것 같다”고 기뻐하면서 “새진보연합과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정권에 맞서는 대연합의 길에 뜻을 함께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맞장구를 치며 화답했다.

이렇듯 이 대표와 조 대표는 자신들의 정적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항하는 ‘반윤(반윤석열)’을 기치한 범민주·진보 진영 연대를 완성시킨 듯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하지만 두 대표가 모두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사법적 문제에 둘러싸여 있어 정치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실정이기에 ‘조국의 강’을 건넜던 민주당에 다시 위기감도 감돌았다.

◆ 이재명-조국 연대 때리기 나선 국민의힘, 한동훈 “해로운 결합” 직격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한편 이 대표와 조국 대표가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띄우며 함께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을 두고 집권여당에서 즉각 비판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실제로 검찰 출신이면서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충북 청주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이 조국신당과 연대 안 한다’고 한 말을 믿으셨느냐”고 반문하듯 비꼬면서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놀라운 것은 없지만 국민에게 대단히 해로운 결합인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한 위원장은 “(이재명의 민주당은) 이제는 정말 이렇게 속내를 다 들킨 바엔 그냥 막장으로 가자는 생각인 것 같다”고 지적하면서 “전통의 민주당을 망가뜨려서 합리적인 사람은 다 내쫓고 그 자리를 위헌종북 정당인 통진당의 후예와 조국 같은 사람으로 채우기로 했다는 걸 제가 이미 말씀드린 바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아울러 같은당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국회가 범죄자 도피처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황당해하면서 “‘연대’를 말하며 손 맞잡은 이재명·조국 대표는 국민 앞에 염치도 없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그러면서 박 수석대변인은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조 대표의 전력은 이재명 대표와 맞닿아 있어 궤를 같이할 정도”라고 지적하면서 “총선에 뛰어들어 국민의 대표가 된다고 해서 ‘범죄의 면죄부’라도 받는 것으로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하태경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상식적으로 이들은 정계 은퇴를 하고 조용히 사법적 심판을 기다리는 게 정상인데, 한 명은 자기 방탄을 위해 제1야당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다른 한 명은 자기 이름을 내건 정당을 만들어 비례대표를 달라고 한다”고 씁쓸해하면서 “국민을 우습게 본 명조 범죄연대, 반드시 이번 총선에서 심판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군소정당·제3지대도 비판 가세···“정권 심판 깃발 들고 나설 자격 없어”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좌)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좌)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뿐만 아니라 군소정당과 제3지대 신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는데, 조국혁신당 출범으로 지지율에 유탄을 맞은 녹색정의당 이세동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박홍근 민주연합 추진단장이 조 대표의 창당 행보에 자중을 요청하면서 당시 ‘조국신당을 연합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은 것이 불과 며칠 전 일”이라고 꼬집으면서 민주당을 향해 “조국혁신당과 연대하는 것은 윤 정권에 분노하는 국민에 대한 명백한 배신이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부대변인은 “조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혐의로 인해 공정이라는 가치에 거대한 국민 불신을 불러일으켰고, 윤 대통령 당선에 일조한 일등공신”이라고 맹비난하면서 “정권 심판의 깃발을 들고 나설 자격이 없다”고 일침을 날렸다.

이에 더해 개혁신당 허은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두 대표는 민심보다는 판사봉을 주시하며 정치를 전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하면서 “윤 정부 조기종식 명분을 내세웠지만, 두 정치인의 정치적 목적은 각자 부부의 사법 구제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심지어 새로운미래 박원석 수석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오늘 ‘이재명, 조국 방탄연대’는 ‘윤석열 살리기 연대’로 귀결될 것이 불 보듯 뻔하고, 이 연대로는 정권 심판도 정권교체도 불가능하다”고 혹평하면서 “이 대표와 조 대표가 윤 정권 심판을 앞세웠지만, 본질은 끈끈한 방탄연대”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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