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 ‘불공정’ 53% 조사 결과도…송갑석 “총선, 이기기 힘든 선거로 접어든 느낌”

14일 이재명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14일 이재명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이재명 대표가 불과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공천 파동부터 사법리스크에 이르기까지 내우외환을 겪고 있어 과연 선거 승리라는 목표를 위해 순항해 나갈 수 있을지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총선 200석 호언하던 민주당, 김어준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 하락

한때 이번 총선에서 200석을 확보한다는 주장까지 나올 만큼 정권심판론을 띄우며 선거 승리를 자신하던 더불어민주당에서 선거를 40여일 앞두고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오르는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제는 여야 간 처지가 뒤집힌 모양새다.

한국갤럽이 서울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2~23일 전국 유권자 1015명에게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민주당은 한 달 전보다 4%P 하락한 36%로 집계된 데 반해 국민의힘은 3%P 상승한 41%로 두 달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 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 지지율을 앞선 것은 약 반년 만이다.

특히 내일이 총선일이라면 지역구 의원으로 어느 정당 후보에 투표할지 묻는 질문에도 민주당이란 답변은 한 달 전보다 3%P 하락한 40%에 그친 데 반해 국민의힘은 2%P 오른 41%를 기록했으며 비례대표 투표 희망 정당 조사에서도 국민의힘이 39%, 민주당은 35%로 집계돼 민주당으로선 총선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심지어 이 조사에선 민주당의 지지기반인 호남에서도 지지율 하락세가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는데, 비단 이 기관 뿐 아니라 방송인 김어준 씨가 대표인 여론조사업체 ‘여론조사 꽃’이 지난 23~24일 전국 유권자 1017명에게 실시한 전화면접조사(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민주당은 정당 지지율이 지난 조사 때보다 1.9%P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1.5%P 상승한 37.7%로 나왔는데 이는 이 기관이 국민의힘 지지율을 조사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급기야 이 기관이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에서 어느 당에 투표할 것인지 물은 결과에선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국민의미래’가 32.2%, 민주당이 중심인 ‘비례연합정당’은 21.7%에 그쳤는데, ‘국민의미래’는 야권의 지지기반인 광주·전라를 제외하곤 나머지 모든 지역에서 앞선 반면 민주당 중심의 ‘비례연합정당’은 광주·전라에서만 우세를 보인 것으로 나왔다.

그래선지 송갑석 민주당 의원은 26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당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상기된 서울경제신문 의뢰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들어 “민주당 공천 과정에 대한 불공정은 53%, 공정은 27% 이렇게 나와 있는데 이게 고스란히 지지율에 반영되고 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 대표로서의 업무수행에까지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라 과연 우리 당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다”며 “일련의 과정에서의 불공함, 이 불공정함이 우리 당 총선 경쟁력에 직격탄일 될 거라고 하는 우려를 굉장히 호남 지역 유권자들이 많이 하고 있다 보니까 그런 실망감이 이런 식으로 지지율에 반영됐다”고 관측했다.

◆ 당 안팎서 맹폭 당하는 민주당 공천, 지지율 흔든 ‘자충수’ 됐나

(좌측부터)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고민정, 설훈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좌측부터)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고민정, 설훈 의원. 사진 / 시사포커스DB

그러면서 송 의원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공천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거라고 하는 것은 우리 지지층 먼저 끌어들이고 다음에 중도층 끌어들여 승리하는 공식인데 소위 친문적 성향 가진 지지층이 뭉칠 수 있겠나”며 “상징적인 걸로 임 전 실장의 공천 문제가 있는 거고 또 하나의 문제는 지금 국민적 여망은 윤 정부를 총선 통해 심판해야 한다는 건데 지금 성동갑의 임 전 실장을 제외한 누구를 넣어서 이길 수 있는지 지도부에 묻고 싶다. 유일하게 경쟁력 있는 후보를 빼서 다른 곳으로 넣는다?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같은 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온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임 전 실장보다 그 지역(서울 중·성동갑) 지지율이 더 잘 나오는 사람이 누가 있는지 조사를 여러 차례 했다. 만약 더 잘 나오는 사람이 있었으면 여기까지 왔겠나. 지금 상황으로선 공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으며 “이렇게 공천 갈등이 심각한 때가 있었나 하는 정도다. 이수진 의원 뿐 아니라 김영주 의원 같은 경우도 왜 하위 20%를 받았는가에 대한 객관적인 납득이 잘 안 되는데 하위 20%에 대해선 본인들한테 설명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고 의원은 “민주당을 늘 찍어왔던 분들의 우려가 상당한 것을 보면, 지금 어떤 계파 갈등으로 보여지는 이 갈등 국면이 실제로 국민들한테도 굉장히 위험한 수위까지 와 있는 게 현실”이라고 역설했는데, 하지만 이 대표는 현재 민주당 공천에 대해 26일 최고위원회의 직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공천은 1년 전 확정한 특별당규에 의해 시스템 공천을 하고 있다”고 기존 입장을 견지한 채 당내 공천 파열음에 대한 수습책을 묻는 질문엔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더구나 전날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선 전국 선거구 21곳 중 17곳에 친명 인사에게 단수공천을 줬다는 점에서 계파 갈등을 한층 부채질하고 있는데, 이 같은 분위기를 보여주듯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선 비명계의 반발 속에 불거진 공천 파동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도 않았으며 고 의원은 아예 이 회의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발 더 나아가 민주당 현역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은 설훈 의원은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 특징은 자기가 하는 걸 그냥 밀고 나간다. 돌아보는 일이 없다”며 이 대표가 ‘시스템 공천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이해찬 대표가 갖고 있던 게 시스템 공천이고 이 대표가 하나하나 고쳐 놓은 이 부분은 시스템공천이라기보다 자기 좋을 대로 만들어놓은 장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설 의원은 이 대표를 겨냥 “아무리 자신의 사법리스크가 있다고 하더라도 당무는 정상적으로 볼 각오를 해야 하는데 그걸 못하고 있어서 일이 엉망이 되는 것이다. 일주일 내내 자기 재판 문제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당을 어떻게 끌어갈지에 대해선 머리가 비어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는데, 심지어 이 인터뷰에서 탈당 가능성도 내비친 그는 “지금 저랑 생각하는 분이 몇 분 있는데 시간이 충분하면 더 많은 분들이 논의하겠지만 서로 시간이 없다. 그래서 다들 결정 못하고 있고, 당에 대한 충성심이 남아있어서 결단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 개별 조건에 맞춰 결단할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앞서 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도 2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지금처럼 난폭한 공천이 전면적으로 이뤄진 것은 처음 본다. 여러 여론조사 결과가 예고하듯 지금대로 간다면 민주당이 패배하고 국민의힘이 승리할 것”이라며 “어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선거 승리를 바라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승리하지 않더라도 당을 장악하는 게 목표인 것으로 보인다’ 등 내부 발언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지금처럼 도덕적으로나 조직이 붕괴되어 간다면 저희들의 책임은 더 커질 것이고 저희라도 민주당이 하지 못하는 국민의힘 과반 획득 저지를 해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한편 공천 파동으로 인해 당의 분열상이 커져가자 이날 소병철, 황운하 의원이 잇따라 당의 단합을 당부하면서 스스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하고, 새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에 박범계 의원이 선임되기도 해 이런 움직임이 내홍을 잦아들게 할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지만 같은 날 오후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비명계 노웅래 의원이 지역구 의원으로 있는 서울 마포갑에는 이지은 전 총경을, 현역평가 결과에 반발해 민주당 탈당 의사를 밝힌 김영주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갑엔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을 전략공천하는 등 당내 반발을 일축한 채 ‘마이웨이’를 이어갔다.

◆ 사법리스크도 李 압박…與 “국회가 개인 방탄막 돼선 안 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중앙당사에서 최근 불거진 광잉 의전, 불법카드 사용 의혹 등 논란에 대해 사과 기자회견을 마치고 당사를 나가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중앙당사에서 최근 불거진 광잉 의전, 불법카드 사용 의혹 등 논란에 대해 사과 기자회견을 마치고 당사를 나가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컷오프에 반발해 단식 농성에 돌입한 노 의원은 앞서 지난 23일 “금품 관련 재판 받는 게 저 혼자가 아닌데 이 지역만 전략지역으로 한다는 것은 명백히 고무줄 잣대고 이건 공천 독재”라며 이 대표를 향해 “나를 희생양으로 본인의 사법리스크를 피하고 싶은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공교롭게도 이 대표의 과거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된 고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인 김진성 씨가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검찰이 ‘이 대표가 직접 여러 차례 전화해 위증을 요구한 것에 대한 중압감, 이 대표에 우호적인 성남 지역사회 여론 등으로 인해 이 대표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허위 증언한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앞서 지난 2018년 12월22일부터 24일까지 김씨에게 수차례 전화해 “김 전 시장과 KBS 사이에 나를 검사 사칭 사건의 주범으로 몰기로 한 혐의가 있었다”는 주장을 설명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당시 김씨가 이 대표와 통화한 이후인 2019년 2월14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법정에서 이 대표 측 증인으로 나와 허위 증언한 혐의를 받아왔다.

이날 법정에서 검찰은 김씨와는 애증관계라고 주장했던 이 대표의 주장에 반박하고자 2022sus 9월 이 대표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체포됐을 당시 김씨가 ‘힘내세요 형님’이란 문자를 보내니 이 대표가 다음 날 ‘감사합니다’라고 답신한 문자메시지도 함께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는데, 김씨는 ‘이전 공판에서 (이 대표가) 꼬리 자르기 했는데 거대 야당 대표에게 가진 최소한의 존중을 허물어뜨리는 모멸감과 인간적 배신감을 느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검찰이 극히 일부 녹취록만 보여줬다. KBS와 김 전 시장이 고소 취소 놓고 협의한 것은 사실이어서 협의한 게 맞는지 물었고 그런 상황을 확인하고자 했을 뿐 (김씨가) 증언한 사실 내용을 위증이라 하고, 제가 위증이란 사실을 알고 위증을 요청했다는 것은 전체 녹취록 내용 등 명확한 증거에 반하는 부당한 것”이라고 반박했는데, 검찰은 “전체 녹취록 읽어보면 사실대로 증언해달라는 것인지, 기억나는 대로 증언해달라는 것인지, 아니면 (이재명) 내가 요구하는 대로 허위증언해달라는 것인지 상식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알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검찰은 “위증교사 혐의가 아니라면 검찰이 제출한 녹음파일·녹취록에 대해 판단 받으면 되지 왜 부동의하나”라고 압박했는데, 재판부는 어떤 검찰 증거가 위법한지 등에 대한 이 대표 변호인 측의 구체적 설명이 없다면서 다음 기일까지 의견을 정리해 제출하라고 요청했으며 “이 사건은 녹취록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다. 전체적으로 쭉 틀어서 위증을 요구하는 내용이란 검찰 측 부분과 피고인 측이 아니라고 하는 부분을 들어보는 게 핵심”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비단 이 위증교사 혐의 재판 외에도 같은 날 이 대표의 배우자인 김혜경 씨까지 대선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원지법에 첫 출석하는 등 이 대표 측을 압박하는 사법리스크가 여전히 마무리 되지 않고 있어 이번 총선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속도 타들어갈 것으로 전망되는데,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이날 김예령 대변인 논평을 통해 “국회가 더 이상 개인의 방탄막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며 공세수위를 점차 높여가고 있어 이 대표가 이 난국을 극복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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