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연합정당’ 결성 제안 나선 개혁연합신당, ‘위성정당’ 논란에 불 지펴
선거제 ‘병립형 회귀 vs 준연동형 유지’ 놓고 고심 거듭하는 민주당, 왜?
우원식 “민주진보진영 단결해 윤 정권 심판, 민주당이 이제 화답할 차례”
홍익표 “어떻게든 1월 안에 마무리 할 예정, 연합정당은 선택지 중 하나”
한동훈 “선거제 개편 입장 계속 바뀐 민주당, 책임있는 입장 내주길 바래”

(왼쪽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개혁연합신당 추진협의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DB(좌, 우), ⓒ뉴시스(중간)
(왼쪽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개혁연합신당 추진협의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 / 시사포커스DB(좌, 우), ⓒ뉴시스(중간)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올해 4월에 열리는 총선을 86일 앞둔 가운데 여야가 비례대표 의석수를 배분하는 방식과 지역의 선거구를 획정하는 개편 논의에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팽팽한 줄다리기의 지루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에 야권 진보진영의 군소정당에서 비례위성정당을 만들자는 제안까지 하고 나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 개혁연합신당, 진보진영 ‘비례연합정당’ 결성 제안···“반윤 개혁 최대연합 이뤄내야”

기본소득당·열린민주당·사회민주당(준) 등이 모여 만든 개혁연합신당이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2대 총선을 민주·진보진영 대(對) 보수진영의 일대일로 치러내 단일한 전선으로 담대하게 승리하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민주당을 향해 공식적으로 ‘비례연합정당’을 만들자고 제안하고 나섰다.

개혁연합신당 추진협의체 공동대표인 용혜인 의원은 “민주 진보진영의 승리는 연합 정치의 승리였고, 담대한 연합은 곧 커다란 승리로 이어졌다”면서 “윤석열 정권의 퇴행에 맞서 22대 총선에서 구체적 개혁 과제를 국민께 약속하는 ‘반윤(반윤석열) 개혁 최대연합’을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용 의원은 비례연합정당에 대해 “이것만이 국회를 ‘일하는 국회’를 넘어 ‘개혁하는 국회’로 만들 유일한 경로이며 정치를 올바른 궤도로 돌려놓는 유일한 방안”이라면서 “정치 개혁의 원칙과 방향을 다시 명확히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혁연합신당과 관련해 진보진영의 비례연합정당을 만들자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혁연합신당과 관련해 진보진영의 비례연합정당을 만들자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그러면서 그는 “민심을 국회의 의석에 고스란히 반영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안착화 시키자. 그리고 대통령 선거에서의 ‘결선투표제 도입’ 또한 중장기적인 연합 정치를 열어내기 위해 필수적인 개혁 과제다”고 강조하면서 “비례연합정당 논의가 빠르게 마무리돼야 각 지역구별 연대연합 또한 시작될 수 있다. 이번 주 안에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책임 있는 정치 세력들의 응답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즉, 개혁연합신당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론을 앞세우면서 사실상 진보진영의 정권 교체를 위한 방안으로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전제로 한 ‘통합적 위성정당’을 구축할 필요성을 대놓고 요구하고 나선 셈으로 풀이된다.

◆ ‘진보 비례연합정당’ 제안에 민주당도 호응, 우원식 “정권 교체 기틀 마련 기회”

4선의 중진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4선의 중진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아울러 민주당 내부에서도 개혁연합신당의 ‘진보진영 비례연합정당’ 결성에 대한 제안에 대해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감지됐는데, 실제로 4선의 중진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꺼내 들면서 용 의원의 제안에 대해 “지지한다. 저도 민주당과 민주진보진영에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비례연합정당의 구상으로 민주진보진영이 단결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진보적 정권 교체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며 “동시에 민주당 지지그룹의 사표를 방지하고, 소수정당의 의회 진출 기회를 넓히는 승리의 방안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민주당이 화답할 차례”라면서 “이는 혼탁한 정치가 난립하는 가운데 민주당이 우리 정치의 혁신과 미래를 여는 길일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 당내에서의 본격적인 토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우 의원은 “연합에는 반드시 지역구 선거의 1대1 구도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 최대 격전지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1대1 구도를 만들 연합정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핵심은 민주당이 지역구 정당의 주력을 맡아 지역 출마를 하고, 제 정당이 합의 가능한 방법을 찾아 비례연합정당으로 힘을 모으는 방안이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그는 “비례연합정당은 과거 위성정당 논란과 전혀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이번 비례연합정당은 민주당의 주도가 아니라 비례연합정당에 함께하는 각 정치세력이 함께 연합하여 검증과 공천을 함께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우 의원은 “민주당의 비례 의석 독식이 아니다”며 “특히 소수정당에 대해 적극적인 배려가 전제되고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는 뒷순위에 배치하되 민주당은 지역구도 해소를 위해 상대적 열세지역 후보들을 상위 순번에 배치한다면 위성정당 논란은 더욱 불식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 민주당 지도부, 병립형 회귀에서 다시 준연동형 유지로 전환 가닥?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과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과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이렇듯 비례대표의 배분 방식을 결정하는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위성정당 출연 논란까지 겹치면서 정치권이 출렁이든 듯한 기류가 엿보였는데, 무엇보다도 제1야당인 민주당이 이번 선거제도에 대한 개편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은 분명한 만큼 민주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관전 포인트이다.

이와 관련해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하여 “선거제 개편이 조금 지연되고 있어서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선거제 개편에 대해) 어떻게든 1월 국회 안에는 마무리 지으려고 저희도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전환할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줬던 민주당은 최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는 방향에 대해 거듭 고심하는 분위기가 그려졌는데, 실제로 홍 원내대표는 “병립형으로 갈 때도 몇 가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그렇기에 여당과 전혀 협의가 안 이루어지는 상황에서는 현행 제도로 갈 수밖에 없는 거 아니냐는 이런 고민도 있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개혁연합신당이 민주당을 향해 진보진영의 비례연합정당을 만들자는 제안에 대해 홍 원내대표는 “위성정당 제도를 방지할 수 없을 때 불가피한 선택지 중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고 말해 사실상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 여부에 따라 민주당의 결심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즉, 민주당 측은 철저히 총선의 유불리 셈법에 따른 논리로 판단하겠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 민주당 압박 나선 한동훈 “우리 입장은 명백, 협상 난항은 민주당 입장 계속 바뀐 탓”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한편 민주당이 선거제도 개편을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줄곧 병립형 비례제도로의 회귀만을 주장해 왔던 국민의힘 측은 민주당을 향해 선거제 협상을 촉구하는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이고 나섰다.

실제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총선이 86일 남았는데 ‘룰 미팅(선거제 협상)’을 안 하면 국민은 무슨 기준으로 선택을 할지 걱정”이라며 “우리의 입장은 명백한데 이 (선거제) 협상이 진행되지 않는 것은 민주당 입장이 계속 바뀌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책임 있는 입장을 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비례대표제에 관한 국민의힘 입장은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면서 “지금의 제도(준연동형 비례제)가 너무 복잡해 여러 의문이 제기되는 데다, 기형적인 방식(위성정당)으로 적응할 수밖에 없는 문제점을 낳았기에 (병립형으로) 원래대로 해야 한다는 게 기존의 입장이며, 이 법이 바뀔 때도 저희는 찬성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힘에서 비례대표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의견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발끈하면서 “그동안 협상 단계에서 (여당은)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가 (처음으로 이번에) 공식적인 입장을 냈으니, 이제 본격적인 선거제 관련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맞대응을 펼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