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총선 승리 없인 미래 없다. 당 분열 수습해 달라”…李 “최선 다할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8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8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앞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도 회동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만나면서 통합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 같은 노력이 총선을 앞두고 당 내홍을 수습할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정세균 만난 이재명 “최선 다해 혁신·통합 조화 이룰 것”

이 대표는 28일 정 전 총리와 서울 종로구 소재 한 식당에서 1시간40여분 간 오찬 회동을 가지면서 당내 통합 방안에 대해 논의했는데, 정 전 총리는 앞서 김 전 총리에 이어 27일엔 이낙연 전 대표와도 비공개 회동을 갖는 등 민주당 분열을 막기 위해 적극 중재에 나선 모양새고 이 대표도 지난 20일 김 전 총리와 비공개 회동을 가진지 8일 만에 정 전 총리와도 만나 당 단합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이 대표와 정 전 총리 간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정 전 총리가 이 대표에게) 총선 승리 없이는 국가의 미래도, 민주주의 미래도 없다.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선민후사’ 얘기했는데 (이 대표는) ‘선민후민’의 정신으로 정신으로 정치하고 당을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며 “최근 (당내) 구심력보다 원심력이 커지는 모양새가 있어 걱정스럽다. 당 분열을 막고 수습할 책임과 권한 모든 게 당 대표에게 있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지고 최근 상황들을 수습해주길 부탁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 전 총리는 “선거 앞두고 양당 간 혁신경쟁이 있는데 (이 대표가) 혁신경쟁을 선도해 달라”고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대표는 정 전 총리의 당부와 관련해 “비상한 시기다. 이번 총선은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린 선거”라며 공감대를 표하는 한편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과 당내 통합, 두 개를 조화롭게 하는 게 어려운 문제이기는 하나 조화롭게 이뤄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고 권 수석대변인은 밝혔다.

또 권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회동에선 선거제와 선거전략 관련 이야기도 나눈 것으로 전해졌는데, 정 전 총리는 “중도층을 견인할 전략을 잘 짜야 하고 수도권 승패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기다. 공천 문제는 매우 스마트하고 나이스하게 대표가 진행시켜야 하고 이 과정에서 분열 양상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으며 선거제에 대해선 “여야 간 빨리 결단 내려야 한다. 후보 등록하는 시기가 됐는데 선거제도조차 확정하지 못했다는 것은 여야 모두 국민들에게 면목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 관련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 대표도 정 전 총리에게 당내에서 특정한 역할을 해달라는 제안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 전 총리도 이날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요구사항) 전달 같은 것은 없었다. 당원으로서 역할 잘 (하겠다). 저는 (총선에) 아무 역할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이 대표도 구체적인 당내 화합 방안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별 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회동 장소를 떠났다.

◆ ‘현애살수’ 언급하며 “결단 필요” 강조한 정세균, 의미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강산 기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강산 기자

이날 정 전 총리와 이 대표의 만남은 신당 창당 가능성을 띄운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의 사퇴까지 요구한 데 이어 전날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언론에 최초 제보했다고 이 전 대표의 최측근이 스스로 공개해 계파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시점에서 이뤄져 여러모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다.

특히 이 대표는 전날 오후 인천공단소방서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가 여러 말씀을 해주고 있고, 나도 계속 연락하고 만나서 통합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이 전 대표가) 연락 주겠다고 해 기다리는 중이다. 할 수 있는 모든 길을 열어놓고 대화하고 함께 가야 한다”고 이 전 대표에게도 적극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해 한층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그에 비해 정 전 총리와 이 대표 간 이날 회동이 ‘총선을 위해 당 통합이 필요하다’는 원론적 이야기에 공감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점에서 당 통합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데, 비록 정 전 총리가 이날 회동에서 ‘벼랑 끝에 매달려 잡고 있는 손을 놓는다’는 의미의 현애살수라는 사자성어를 쓰면서 “결단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면 당에도, 나라에도, 대표에게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져 일각에선 지도체제 전환을 요구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았다.

이 표현은 앞서 지난 2006년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의장직 사퇴 당시 사용하기도 해 이 대표에 거취 결단을 내린 것이란 시선도 없지 않았으나 권 수석대변인은 이날 “특단의 대책이나 과감한 혁신을 얘기하셨기에 비상대책위원회나 2선 후퇴와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확대해석에 바로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권 수석대변인은 “선거를 앞두고 양당 간 혁신 경쟁을 선도해 달라는 당부가 있었는데 그 말에 포함된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날 회동에서 비대위 관련 언급은 없었다고 강조해 사실상 이 대표의 거취와 통합 노력은 별개라는 모습을 보였는데, 반면 이 전 대표 측이나 비명계 ‘원칙과 상식’에선 이 대표의 사퇴와 비대위 전환을 요구하고 있어 당 통합을 위해 간극이 좁혀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원칙과 상식’ 소속인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28일 MBC라디오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를 향해 “(이 전 대표의 신당) 이걸 돌려세울 수 있는 것은 이 대표가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 하나 밖에 없다고 몇 번 공언하고 있고 날짜도 며칠 안 남았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표한테 전화도 드리고 만나자고 한다는데, 계속 떨어져 성명전만 할 게 아니고 만나서 한번 푸닥거리를 해야 될 것”이라며 이른바 ‘명·낙 회동’ 필요성을 역설했다.

◆ 남평오 ‘대장동 의혹 제보’ 공개 변수…명·낙 회동 멀어지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최초로 언론에 제보한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연대와공생(이낙연계 싱크탱크)’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최초로 언론에 제보한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연대와공생(이낙연계 싱크탱크)’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아울러 조 의원은 이 대표를 겨냥 “지금 (당이) 친명 일색으로 됐고 이 대표가 인적·제도적·물적으로 당을 완전히 장악해놓은 상태에서 누가 공동비대위원장인지, 공동선대위원장인지 오더라도 그분은 그냥 장식품에 불과한 것이다. 당내 민주주의나 도덕성이 제대로 회복이 되겠느냐”며 압박수위를 높였는데, 반대로 이 전 대표의 최측근인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성실장이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언론 제보를 했다고 밝혀 친명 측이 격분한 데 대해선 “여태까지 다 익히 알던 구문이고 그쪽(이낙연계) 진영이라고 하는 것은 여태 이낙연 진영에서도 부인한 적 없었다. 누가 딱 특정된 것 외엔 큰 의미 없는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심지어 ‘친낙계’ 신경민 전 의원은 같은 날 ‘특집1라디오 오늘’에 나와 “대장동 의혹의 최초 제보자가 누구냐는 이제 큰 의미가 없다. 지금도 개딸로 분류되는 분들은 이게 범죄가 아니고 단군 이래 최대의 치적이고 이걸 문제 제기한 쪽에 문제가 있다고 믿고 있으나 이것은 믿음일 뿐 실제로 이렇게 해선 안 되는 일이었다”며 “최초 제보자가 남평오 실장이라는 것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원주민들이 억울함을 들고 정당을 돌아다니다가 대선 즈음해 정당 캠프 사무실 오게 돼서 알게 된 것이고 복합한 이 서류를 남 실장이 좀 정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신 전 의원은 이날 오후 YTN라디오 ‘이슈&피플’에선 “이 전 대표는 ‘이 대표 포함해 물러나 통합비대위로 가야 된다’는 거고 김 전 총리는 어정쩡한 세모고 정 전 총리는 이 대표에 많이 공감하는 거니까 3총리 총사라는 얘기는 이뤄질 수 없는 일인데 일관된 흐름은 지금 이 대표가 주도하는 이런 총선은 안 된다는 데에 세 총리 다 공감하고 있다”며 “상당한 숫자의 분들이 지금 이런 사태, 경선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 그 이후 있었던 민주당이 보여준 방탄정당적 행태에 대해 깊은 회의를 갖고 있는데 말은 못하고 수면 밑에서 조용히 있다. 그러나 이 고요에 동조할 수 없는 꽤 많은 분들이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적잖은 당내 인사들이 이 전 대표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관측했는데, 이렇듯 사실상 이 전 대표 측이 신당 창당에 무게를 싣고 있는 모양새에 송갑석 의원은 28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신당에 대한 시계, 이 전 대표의 결단도 굉장히 현재로선 굳은 상고 임박해 있는 것은 맞는데 그렇기 때문에 더 비상하게 움직여야 되는 시점”이라며 “서로가 한 걸음씩 더 다가서야 되고 이 말은 또한 서로가 한 걸음씩 더 물러나줘야 된다. 이 전 대표도 그렇고 이 대표도 그렇고 힘을 합쳐야 된다는 호남의 목소리를 무겁게 생각해야 된다”고 호소했다.

특히 송 의원은 이 전 대표 측에서 요구하는 통합 비대위에 대해선 “이 대표를 제외한 새 지도부이기 때문에 그건 바람직하지 않고 공천에서부터 실질적으로 선거를 준비하는 통합 선대위로 나가야 통합의 의미를 온전히 담을 수 있다”고 반대하는 입장을 내놨으며 이 대표를 향해서도 “공관위원장 누구 세우고 착착 해나가면서 정 전 총리 만난다고 하면 통합을 위한 행보로서 실효성 있는 효과를 얻기 쉽지 않다. 원내가 됐건 원외가 됐건 새로운 공관위원장이 선임된다거나 그러고 나서 정 전 총리 만나는 것은 별로 적절치 않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같은 날 “이 대표와 세 총리 모두 참여하는, 실질적인 의사결정권한을 가진 통합선대위를 조기 구성해 앞으로 남은 10여일을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입장문까지 내놨는데, 하지만 같은 날 친명계 진성준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공동공관위에 대해서도 “역대 공천관리위원장을 공동으로 선임한 예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계파가 서로 안배하고 조정해서 최선의 후보가 나올 수 있는 건가? 그런 발상이라고 한다면 동의하기 어렵다”며 “총선의 A, B, C로 볼 때도 지분 나누기식으로 공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혀 친명과 비명 간 타협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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