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특검법에 대해 악법이라고 말한 것은 중립성 훼손 발언”
정성호 “방심하다가는 필패할 것, 모든 카드에 철저 대비 있어야”
이재명 “비대위원장 취임 축하...임무 잘 수행해주길 기대”
윤재옥 “쌍특검은 총선 민심 교란용 악법인데 그걸 어떻게 받나”
신당세력, ‘법무부장관 정치활동 금지법’을 제정하겠다고 공언
국힘, 내년 3월 중순까지 정책과 운영의 양대 축으로 선대위 구성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첫 정치권 입성을 앞두자 이재명 체제의 더불어민주당에서 격한 반응을 쏟아내며 벌써부터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 이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민주당, 한동훈 겨냥 총공세…“韓, 만만한 상대 아니니 방심 말아야”

오는 26일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결 등 절차를 거쳐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가 공식 출범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에선 한 전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지명되자마자 그를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내면서 선제적으로 총공세에 나섰는데, 22일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위원장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악법이라고 말한 것은 사실관계도 틀렸고 중립성을 훼손한 발언”이라며 “특검 수사를 총선 기간에 하는 것을 악법이라고 하는데, 한 장관이라면 ‘검찰은 범죄자가 있고 행위가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수사하는 게 검찰이다. 그렇게 하는 게 국민 상식에 부합하고 공정한 것’이라고 말했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같은 당 박찬대 최고위원도 “한 전 장관은 비대위원장 수락 전부터 김건희 특검법을 악법으로 규정하고 명품백 수수사건을 몰카 공작이라고 비난해놓고 이틀만에 전격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수락 이유가 김 여사 방탄 목적이란 뜻을 드러낸 셈”이라며 “김건희 방탄에 나선다면 한동훈이란 이름은 내로남불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고 맹공을 퍼부었고,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김건희 특검법은 최순실 특검법과 쌍둥이인데 김건희 특검법이 악법이면 최순실 특검팀의 윤석열·한동훈 검사는 악의적 수사를 한 건가. 여당을 김건희 호위당으로 만들수록 국민의 심판은 매서워질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경고했다.

심지어 정청래 최고위원은 “윤석열 아바타 부부의 호위무사이자 홍위병 비대위가 될 것 같다. (윤 대통령 부부가) 믿을 것은 한동훈 밖에 없고 박힌 돌을 빼 굴러온 돌인 검사를 공천해야 퇴임 전후 안전 보장 받으니 무리한 칼질과 검사 꽂기가 횡행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서울과 수도권은 가망 없으니 영남 안전한 곳에 낙하산을 투하하면 영남 의원들이 가만히 앉아서 당할 것 같지 않아 혈투를 볼만할 것 같다. 영남 피바다 비대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정 최고위원은 “조선일보 사설이 지적하듯 잘못은 윤석열, 김건희 부부가 했는데 김건희 특검을 철통방어 해야 하는 고육지책 비대위로 갈 것 같다. 허풍 떨고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된 인요한 비대위원장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라고 역설했으며 급기야 김영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은 같은 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자기 지시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더 수직 직할적인 당 대표를 원하고 친위 쿠데타적 비대위원장 선임이 아닌가. 전두환의 안기부 출신 장세동을 원하는 것”이라고 한 전 장관을 장세동에 비유했다.

다만 이 같은 공세는 사실상 한 장관의 등판이 미칠 영향을 한껏 경계한다는 의미인 듯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에서 그의 등장을 낮게 평가하며 ‘한나땡(한동훈 나오면 땡큐)을 말하는 분들의 1차원적 사고를 보며 많은 걱정을 하게 된다. 한 위원장은 평생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는 사람이고 술 좋아한다는 윤 대통령과 아주 다른 사람”이라며 “냉철한 판단과 강력한 실행으로 여당을 변화시킬 능력이 있고 총선 승리를 위해 무슨 일이라도 할 것이다. 민주당이 막연히 한 위원장의 실책만 기다리고 방심하다가는 필패할 것이고 한 위원장이 쓸 모든 카드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與 “민주당, 韓 두려워할 것”…호감도 조사, 한동훈 47%·이재명 42%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비상의원총회에 참석, 어두운 표정으로 자리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비상의원총회에 참석, 어두운 표정으로 자리하고 있다. 사진 / 이 훈 기자

그러면서 정 의원은 “그(한 전 장관)는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민주당은 정말 정신 바짝 차리고 굳게 단합해 혁신해야 한다”며 “수평선 너머에서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 파도만 보지 말고 그 너머 바람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는데, 같은 날 여당에선 성일종 의원이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비대위는 당 민심을 정확히 읽고 당 방향을 제대로만 잡으면 성공할 수 있다. (민주당이) 굉장히 두려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허풍 떠는 것 자체가 두려움의 반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민의힘에선 한 전 장관에 대해 큰 기대감을 보이는 반면 민주당은 촉각을 곤두세운 채 격앙된 반응을 보인 데에는 최근 한 장관과 이 대표에 대한 여론의 시선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되는데, 한국여론평판연구소가 지난 20~21일 전국 유권자 1006명에게 무선ARS 방식으로 실시해 22일 공개한 호감도 조사 결과(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선 한 전 장관이 47%, 이 대표가 42%로 나왔으며 ‘차기 대통령감으로 둘 중 누가 더 적합하느냐’는 동 기관의 질문엔 한 전 장관이 45%, 이 대표가 41%로 나왔다.

또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43%, 민주당 35%, 정의당 2%로 집계됐으며 내년 총선에서 여러 신당에서 후보를 낼 경우 어느 정당에게 투표할지 물은 가상대결 결과는 국민의힘 35%, 민주당 32%, 이준석 신당 9%, 이낙연 신당 7%, 새로운선택 4%, 정의당 2% 등으로 나왔고 총선 승리를 위한 민주당의 중점 과제에 대해 물은 질문엔 ‘이 대표 등 당 지도부 교체’가 38%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다.

반면 이 대표 체제를 총선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오차범위 밖인 25%에 그쳤는데, 앞서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인 케이스탯리서치·엠브레인퍼블릭·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8~20일 전국 유권자 1002명에게 조사해 21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에서도 ‘당내 일부 의원들이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통합비대위 체제로 전환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동의한다는 답변이 47%,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42%로 나온 바 있어 현 민주당 지도부로선 이 같은 기류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케이스탯리서치·엠브레인퍼블릭·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함께 조사한 내년 총선 관련 조사에서도 ‘정부여당을 지원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이 직전 조사 때보다 1%P 오른 43%를 기록한 데 반해 ‘정부여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답변은 동기 대비 2%P 내린 45%로 양자 간 격차까지 더 좁혀짐에 따라 아직 한 전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임명되지 않은 시점인데도 민주당에선 등판 전부터 미리 견제구를 던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공직선거법 위반, 대장동 위례·백현동 개발특혜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으로 주3회 재판을 받는 등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인데다 국회에 나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을 촉구한 바 있는 한 전 장관이 여당의 사령탑을 맡아 이 대표와 대대적으로 맞붙기 시작할 경우 자칫 자당에 불리해질 수 있는 ‘검사 대 피고인’ 구도가 형성될까봐 민주당으로선 이 대표가 전면에 나서서 대응하는 데에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그래선지 민주당 지도부에서 한 전 장관에 잔뜩 각을 세운 데 반해 정작 이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전 장관을 향해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하는 것을 축하한다. 집권여당 책임자로서 주어진 책임과 임무를 잘 수행해주기를 기대한다”고 상당히 온도차 있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는데, 이 뿐 아니라 앞서 당이 처한 상황에 책임지고 기존 대표가 물러난 뒤 한 전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지휘하러 나선 여당의 모습도 민주당 내 일각에서 통합 비대위 전환 요구가 나오지만 계속 기존 당 대표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민주당 상황과 대비돼 당 혁신 측면에서도 이 대표에 상당한 압박감이 없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 신당 세력까지 ‘긴장’한 모양새…與, 韓 ‘집중 공격’하는 野에 맞불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2일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2일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이훈 기자

이 뿐 아니라 신당 세력도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한 전 장관의 등판으로 여당에 여론의 관심이 쏠리면서 야권인 신당의 입지가 위축될 것을 우려한 듯 격하게 반응하고 나섰는데,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이 주도하는 제3지대 신당 ‘새로운선택’은 22일 “조국, 추미애, 박범계, 한동훈 등 극도로 정치적인 인물이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돼 법무부가 정무부가 됐고 정치적 사익을 추구하는 수단이 됐다. 정부조직법을 개정해 제32조 법무부의 역할에 ‘장관은 정치적 중립의 의무를 지켜야 한다. 선출직에 나가기 위해 장관직을 이용해선 안 된다’를 명시하겠다”며 이른바 ‘법무부장관 정치활동 금지법’을 제정하겠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에선 한 전 장관에 대한 야권의 공세를 차단하면서 비대위에 그치지 않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방안까지 논의하는 등 내년 총선 준비를 착착 진행하기 시작했는데,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홍 원내대표가 쌍특검을 (국민의힘이) 받는 게 혁신이고 한 전 장관이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는 질문에 “총선 민심 교란용 악법인데,  그걸 어떻게 받나. 그걸 혁신이라고 한다면 저희도 할 말이 많다”고 민주당 측 사법리스크를 에둘러 꼬집는 형태로 맞받아쳤다.

아울러 한 전 장관이 김건희 특검법을 악법이라고 규정한 게 정치중립 훼손이란 홍 원내대표의 비판에 대해서도 윤 권한대행은 “정치중립과 무관하다. 법을 다루는 법무부장관으로서 법의 내용, 문제점에 대해 얘기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한 전 장관이 김건희 특검법의 독소조항으로 거론한 ‘언론 브리핑’ 조항은 과거 최순실 특검 등 다른 특검에도 있었다는 야당의 지적 또한 “조국 법무부장관이 있을 때 피의사실공표 기준이 훨씬 강화됐다. 그 전에는 수사기관이 수사할 때 브리핑하기도 했지만 그 이후부터 사건 관련된 브리핑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조 전 장관 쪽으로 화살을 돌렸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이날 총선기획단 회의도 열어 지역구 후보자 공천이 끝난 뒤인 내년 3월 중순까지는 정책과 운영의 양대 축으로 선대위를 구성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한동훈 비대위가 출범하면 다시 논의해 확정하는 절차를 밟기로 했는데, 공식 등판 전부터 야권의 거센 견제 속에 한 전 장관이 성공적으로 총선 승리란 목표를 이뤄나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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