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韓, 청년·중도층에 많은 기대 받아”
윤재옥 “당 혁신을 넘어 정치 개혁 추진할 수 있을 것”
김기현 “당 면모를 일신해 국민에게 새롭게 다가갈 것”
하태경 “이준석, 유승민도 만나 선대위 함께 역할해야”
진중권 “중도확장과 대국민 메시지 바꾸고 비전 제시해야”
한동훈 “국민 잘 살게 할 정책 실천할 것”…공공선 강조

한동훈 법무부장관. 사진 / 이훈 기자
한동훈 법무부장관. 사진 / 이훈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국민의힘이 20일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하고 한 장관도 이를 수락함에 따라 앞으로 총선까지 남은 4개월 동안 집권여당의 새 사령탑으로 정계에 첫 등판한 한동훈 비대위가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與 “韓, 젊고 참신…총선 절박함과 결속력 불어넣는 효과 기대”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1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현안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의견을 종합해 오늘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한 장관을 추천하기로 했다. 당내외 인사 중 다수가 추천하는 인물로 의견 수렴 과정에서 그 역할에 대해 기대감이 가장 높았던 분”이라며 “추천하려고 하면 본인 수락을 받아야 하는데 (한 장관으로부터 비대위원장을) 수락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한 장관도 받아들였음을 밝혔다.

실제로 한 장관은 앞서 이날 오전 윤 권한대행을 만나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법무부에서도 이날 오후 “한 장관은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제의를 수락하고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혀 그간 언제 이뤄질 것인지 그 시점을 놓고 이목이 쏠렸던 이른바 ‘원포인트’ 법무부장관 개각은 후임 장관 임명으로 이뤄지는 교체가 아니라 한 장관이 제출한 사표를 대통령이 수리하는 형태로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당분간 법무부는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직무대행을 맡아 이끌 것으로 전망되며 정부를 나와 공식적으로 정계에 첫 발을 내딛게 된 한 장관은 윤 정권의 후반기 국정동력을 좌우할 총선을 사실상 지휘하는 중책을 맡은 만큼 여러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과제도 함께 안게 됐는데, 당장 윤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막중한 책임 있는 자리인 만큼 인선 기준과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며 추대 이유를 일일이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권한대행은 “변화와 쇄신, 미래를 갈망하는 국민 기대에 부합하고 당 혁신을 넘어 국회 개혁 등 정치문화 개혁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한 장관은 이를 이룰 수 있는 가장 젊고 참신한 비대위원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한 장관은 차기지도자 여론조사에서 당내 1위를 고수하고 있고 젊은 세대와 중도층으로부터 많은 기대를 받고 있어 당원과 보수층에게 총선 승리의 절박함과 결속력을 불어넣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전국위원회 소집을 공고한 윤 권한대행이 “연내에 비대위 출범을 마무리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새해부터는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의 총선 전략, 준비가 가동돼야 한다”고 조속한 새 지도체제 출범 의지를 밝힌 만큼 한 장관은 오는 26일 전국위가 비대위를 설치하면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임명될 계획인데, 윤 권한대행은 이날 한 장관과 함께 할 비대위원 인선과 관련해선 “청년층, 중도, 수도권 등 외연 확장에 도움 되는 분을 중심으로 진용을 갖추는 게 좋겠다는 생각인데 비대위원장이 생각하는 기준이 있을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 당정관계·당내 결속·김건희 특검·총선 등 해결할 과제 ‘수두룩’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국회에서 비대위원장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국회에서 비대위원장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 김경민 기자

다만 윤 권한대행은 한 장관이 공식적으로 첫 정계 입성한다는 사실을 의식한 듯 “일각에선 정치 경험 없다고 지적할 수 있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새로운 정치를 하는 데는 더 좋은 조건일 수 있고 한 장관이 법무부장관으로서 이미 정무적 감각이나 역할에 대한 준비를 해 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으며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취임이 오히려 수직적 당정관계를 강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데 대해서도 그는 “당과 대통령실은 양방향으로 소통이 잘 되고 있지만 국민들께서 소통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것을 알고 있다. 오히려 한 장관과 (윤 대통령이) 신뢰 관계가 있기 때문에 소통의 질이 훨씬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맞받아쳤다.

하지만 직전 김기현 대표 체제 당시에도 사실상 수직적 당정관계라는 지적은 끊이지 않았던 판국에 이제는 아예 윤 정부에서 중용된 핵심인사가 여당을 이끌게 되니 야권을 중심으로 벌써부터 공세가 시작됐는데,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한 장관은 처음부터 윤석열의 후계자고 검찰 하나회가 집권하기 위해 제2의 검찰공화국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자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윤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에 주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민주당에서도 이날 한민수 대변인이 한 장관의 장관직 사의 표명과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직 수락을 꼬집어 서면브리핑을 통해 “통상 대통령이 먼저 후임자를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 뒤 이임하는 게 수순이나 한 장관은 이 절차를 모두 무시하고 사임하겠다니 법무행정의 공백은 상관없다는 말인가. 무책임한 태도에 어처구니없다. 용산에서 하루도 더 미룰 수 없다고 재촉했는가”라고 맹공을 퍼부었으며 심지어 여권 인사인 홍준표 대구시장까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체제는 직할체제”라고 평가했다.

그런 만큼 이 같은 지적을 불식시키기 위해선 표면상으로라도 한 장관 스스로 사안에 따라 윤 대통령과 이견을 보일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 부분은 기존의 당정관계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이어온 당내 인사들을 설득해 내부 결속을 이뤄내는 문제와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실제로 하태경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나와 “한 장관이 이준석 전 대표나 유승민 전 의원도 만나야 하고, 함께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 한 장관은 이 전 대표나 유 전 의원하고 악연이 없어 한 장관이 적극 만나 대화하고 이 전 대표가 탈당을 안 할 수 있는 조건을 내건다면 더 넓은 연대가 가능할 것”이라며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최대한 우리 편을 늘리고 끌어안아야 한다”고 한 장관에 당부했으나 이 전 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기대가 없다. 한 장관이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결국 ‘나는 대통령에게는 말 못한다’ 했던 것처럼 상당한 제약사항을 들고 비대위원장 할 수 밖에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 전 대표는 한 장관이 대통령실에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요청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렇게 해도 총선의 대반전이 나오지 않는다”고 전망한데다 “신속하게 (신당) 창당하려고 한다. 법적 절차를 따르면 일주일에서 2주 정도가 최소 기한”이라고 밝혀 한 장관으로선 당내 결속을 위해 설득에 나설 시간도 촉박한 모양새인데, 비단 당내 결속 문제 뿐 아니라 당외적으로는 원내 단독 과반인 민주당이 당장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점도 정계에 막 입문한 한 장관에게는 쉽지 않은 난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과 관련해 진중권 교수는 이미 지난 20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세 가지가 과제인데, (첫 번째는) 중도 확장. 대국민 메시지를 바꿔야 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두번째가 김건희 리스크를 해소하는 부분이 있겠고, 세 번째가 이준석 문제 해결하는 게 있겠다. 하나 덧붙이자면 검사 공천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 모든 게 사실 윤 대통령과 부딪힐 수 있는데 거기서 얼마나 자기 색깔을 낼 수 있느냐에 따라 이순신의 길을 갈 수도 있지만 원균의 길을 갈 수도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더구나 민주당에선 벌써부터 양이원영 의원이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 쿠데타로 집권한 검찰 특수부 세력은 국민의힘을 해체 수준으로 만들고 검사들이 중심 되는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주장하거나 같은 당 전해철 의원도 “검찰 출신들을 대거 내세워 검찰 국회를 만들려는 시도를 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밝히는 등 계파를 막론하고 검사 공천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어 총선까지 파열음 없이 국민의힘을 이끌려면 현역의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공천 문제에 대해 한 장관이 신중히 접근해야 될 것으로 보이고 총선 승부처인 수도권 공천과 관련해서도 ‘영남당’으로 비쳐졌던 전임 지도부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될 것으로 보인다.

◆ 한동훈 “국민 상식이란 나침반 갖고 앞장설 것…다양한 의견 듣겠다”

국민의힘의 비상대책위원장직 제안을 받아들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친 뒤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의 비상대책위원장직 제안을 받아들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친 뒤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한편 전임 국민의힘 대표였던 김기현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나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데 대해 “잘할 것으로 본다. 당이 면모를 일신해서 국민에게 더 새롭게 다가갈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는데, 이날 오후 법무부에서 이임식에 참석한 한 장관은 “비상한 현실 앞에서 ‘잘할 수 있겠지’라는 막연한 자신감보다 동료 시민과 나라를 위해 잘해야만 되겠다는 책임감을 더 크게 느낀다. 9회말 2아웃에 투스트라이크면 원하는 공은 들어오지 않아도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애매해도 후회없이 휘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직접 소감을 밝혔다.

특히 그는 “상식 있는 동료 시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길을 같이 만들고 같이 가겠다. 국민의 상식과 국민의 생각이라는 나침반을 가지고 앞장서려고 한다”며 “그 나침반만으로는 그 길 곳곳에 있을 사막이나 골짜기를 다 알 수 없겠지만 지지해주는 의견 못지않게 비판해주는 다양한 의견도 경청하고 존중하면서 끝까지 가보겠다”며 “용기와 헌신으로 해내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공언했다.

또 한 장관은 “저는 당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분들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정한 사람에 대해 따로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국민을 위해 열정적으로 헌신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분을 모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목소리를 잘 듣고, 그렇지만 거기에 따라 결과적으로 하나의 목소리를 내면서 이겨야 할 때 이기는 정당으로 이끌어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그는 자신이 ‘정치초년생’이란 시선을 받는 데 대해서도 “권력 차지하기 위한 쟁투의 의미에서의 정치에 대해선 멀리 있었고 그런 일을 하지는 않았지만 공공선의 추구란 큰 의미에서의 정치는 벌써 20여년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나라를 좀 더 좋게 만들고 싶고 국민을 좀 더 잘 살게 만들고 싶다”며 “국민의힘은 비록 소수당이지만 대선에 승리해 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이점이 있으니까 국민의힘이 하는 정책은 곧 실천이지만 다수당이어도 민주당이 하난 정책은 약속일 뿐이다. 그건 큰 차이고 그 시너지를 잘 활용해 국민들께 필요한 정책들을 실천에 옮기겠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한 장관은 “제가 여당의 비대위원장이 되면 제가 말했던 공공선을 위해 사심 없이 추진했던 그런 정책들을 국회에서 더 잘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는데, 일단 정쟁적 사안이 아니라 민생 정책을 승부수로 띄우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야권과의 정책 경쟁을 첫걸음으로 하여 그가 정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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