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엑스코 ‘바르게살기운동 전국대회’ 참석
尹 “소상공인·자영업자, 정책 최우선 순위”
대통령실 “시장 상인들로부터 체감 경기 청취”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방문해 1시간 환담도
金 여사, 전남 순천 아랫장 전통 시장 찾아가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대통령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정부 고위직에도 민생현장을 찾아가 직접 경청하라고 주문하던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로 내려가 시장 방문 등 현장 행보에 나서 이번 일정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尹, 7달 만에 다시 대구 방문…첫 일성은 ‘가짜뉴스 추방’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각 부처의 현장 행보 추진 상황을 보고 받은 뒤 “계속해서 장관 등 내각의 고위직들이 민생현장 직접 소통을 강화해 국민들과 정부 사이의 벽을 깨는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단지 지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윤 대통령 스스로도 이미 지난달 19일 직접 민생현장, 지역 행보에 나설 뜻을 밝혔으며 이번엔 지방으로까지 보폭을 확대했다.

먼저 윤 대통령은 7일 오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 참석했는데, 바르게살기운동은 진실·질서·화합을 주요 이념으로 삼아 국민 의식 함양과 선진국형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1989년 창립된 국민운동단체로 한국자유총연맹, 새마을운동중앙회와 더불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는 3대 관변단체 중 하나이며 현직 대통령이 이 행사에 직접 참석한 것은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바르게살기운동은 진실, 질서, 화합이라는 3대 정신을 중심으로 따뜻한 사회와 국민통합을 이뤄냈다. 정직한 개인, 함께 사는 사회, 건강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 그 역할을 다해왔다”며 “바르게살기운동은 삶의 질을 높이고 국민 의식 개혁운동으로 거짓과 부패를 추방하는 바른사회 만들기 운동이며 가정사랑, 이웃사랑, 나라사랑의 정신을 실천하는 도덕성 회복운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정과 부패를 추방하고 법질서를 지켜 정직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듭시다. 어려운 이웃에게 손을 내미는 따뜻한 사회를 만듭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는데,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바르게살기운동이 지금 가짜뉴스 추방에도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안다. 가짜뉴스 추방운동이 우리 인권과 민주정치를 확고히 지켜줄 것”이라며 “정부는 바르게살기운동의 진실·질서·화합이라는 3대 정신과 바르게살기운동이 지향하는 목표, 가치를 적극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메시지에 비추어 윤 대통령은 진실, 질서, 화합의 3대 이념 중 주로 ‘가짜뉴스’에 대한 지적을 통해 ‘진실’과 ‘법질서’라는 언급에서 알 수 있듯 ‘질서’에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되는데,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28일 또 다른 관변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기념식에서도 “허위선동과 조작, 가짜뉴스와 괴담으로 자유대한민국을 흔들고 위협하며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세력들이 너무 많다”고 ‘가짜뉴스’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이날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 행사에선 축사를 시작하면서 “대구에 오니 힘이 난다. 전국 각지에서 온 8000여명 바르게살기운동본부 회원들을 보니 더 든든하다”고 말하는 등 노골적으로 지지층에 호소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는데, 실제로 리얼미터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전국 유권자 2521명에게 조사한 11월 1주차 윤 대통령 국정수행평가 결과(95%신뢰수준±2.0%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구·경북에서의 윤 대통령 지지율은 과반인 56.7%로 전국에서 드물게 부정평가보다 긍정평가가 높은 지역이다.

무엇보다 총선까지 약 5개월 남은 상황에서 보수의 아성이자 여당의 핵심 지지기반이기도 한 대구를 대통령이 지난 4월 이후 7개월 만에 다시 찾았다는 점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있는데, 이날 바르게살기운동본부 행사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TK지역을 지역구로 둔 여당 의원들도 참석했지만 현 김기현 지도부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도 참석해 윤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 시장 찾은 尹 “소상공인·자영업자 위한 따뜻한 정부 될 것”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칠성종합시장을 방문한 모습.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 칠성종합시장을 방문한 모습. ⓒ대통령실

이 행사 이후 윤 대통령은 민생현장 행보의 일환으로 오후엔 시장을 찾아갔는데, 지난 4월 대구 중구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여러 차례 서문시장에서 격려와 응원을 힘껏 받았다. 그 생각하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힘이 난다”고 밝힌 바 있던 윤 대통령은 이번엔 서문시장이 아니라 처음으로 대구 북구에 있는 대표적 전통시장인 칠성종합시장을 방문했다.

서문시장의 경우 윤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된 이후로도 이미 세 차례나 방문한데다 대구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시장이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즐겨 찾아 정치적 상징성이 크지만 칠성시장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데다 보수 대통령은 찾은 적 없고 오히려 서문시장엔 한 번도 방문한 적 없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019년 3월 대구 방문 당시 찾은 시장이기도 해 윤 대통령의 칠성시장 방문 역시 여러 해석이 나오게 만들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6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던 당시 지지율이 30%선을 밑도는 결과가 나오던 어려운 시점이었다면 이번 칠성시장 방문을 앞두고는 알앤써치가 CBS노컷뉴스 의뢰로 지난 1~3일 전국 유권자 1008명에게 조사한 윤 대통령 국정수행평가 결과(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대통령 긍정평가가 40%선에 육박하는 39.1%로 상승했다고 나오는 등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점에서 기존의 지지기반을 찾는 데에 그치지 않고 보폭을 한층 넓혀가겠다는 의미로도 비쳐지고 있다.

지지율 상승의 원인이 현장 행보 등으로 꼽혔던 만큼 윤 대통령은 이날 칠성시장에서 “민생경제의 근간인 전통시장 상인 등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따뜻한 정부가 되겠다.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삼으면서 금융 부담 완화, 내수 활성화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다양한 점포를 방문해 제품을 직접 구매하면서 시장 상인들로부터 체감 경기에 대한 상황을 청취했다”고 밝혔고 시장상인, 지역 국회의원 등과 대구식 생고기인 ‘뭉티기’로 오찬을 가지면서 상인들을 응원했다고도 강조했다.

시장 상인들 역시 윤 대통령이 현장에 모습을 비추자 이름을 연호하면서 열렬히 환영했는데, 이 같은 호응 속에 채소와 전병 등을 구매한 윤 대통령은 “칠성시장에 와서 여러분을 뵈니 저도 아주 힘이 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는 각오가 생긴다. 겨울이 다가오는데 여러분 모두 건강 잘 챙시시고 정부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호응했고 이 자리에는 김기현 대표와 양금희·임병헌·강대식·김승수·구자근 의원 등이 동행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이날 시장에서 가진 오찬에서도 “일정만 허락하면 모든 점포 상인들 다 만나 얘기 들어보고 싶다. 우리 정부가 건전재정을 유지하고 있지만 서민들을 위해 쓰는 것은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중소벤처비서관에게 시장상인들의 요청사항을 잘 챙기라고 지시하기도 했는데, 앞서 지난 3일 현직 대통령 최초로 참석한 ‘대한민국 소상공인 대회’에서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라던 약속을 재확인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향후 이런 기조를 보다 분명하게 정책으로까지 내놓을 경우 대통령 지지율에 추가 상승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김 여사는 같은 날 순천 시장 방문…총선 여론 변화 노리나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7일 전남 순천 풍덕동 아랫장을 방문해 생선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7일 전남 순천 풍덕동 아랫장을 방문해 생선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도 나란히 같은 날 오후 전남 순천 아랫장 전통시장을 찾아가 멸치, 민어, 시레기 등을 구입하며 현장에서 상인들과 소통했는데, 건어물 가게에서는 장사가 잘 안 된다는 목소리에 “많이 파실 수 있게 제가 서울 가서 홍보 많이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김 여사가 찾은 순천은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지역인 만큼 윤 대통령의 대구 시장 방문 때와는 어느 정도 온도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지역주민들이 몰려 휴대전화로 김 여사를 촬영하거나 환호를 보내는 등 환대해 김 여사도 이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면서 현장 행보를 이어갔는데, 대통령실이 밝힌 바에 따르면 김 여사는 25년 동안 5일장에서 잡화를 판매하다가 아랫장에 정착한 튀김집에서 튀김을 구매하면서 상인을 응원하고 다른 상인들과는 최근 경기에 대한 질문을 하면서 대화를 나누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여사는 앞서 지난 3월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에 윤 대통령과 함께 참석하는 등 올해만 이 지역을 두 번째 방문했는데, 무소속으로 당선된 노관규 순천시장이 이날 마중 나오자 김 여사는 “애니메이션을 잘하셔서 지역 젊은이들도 여기에서 문화에 대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희망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순천지역 현안인 애니메이션 사업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도 보였다.

공교롭게도 순천은 현재 여당인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고향이기도 한데다 김 여사가 순천 방문에 앞서 전남 고흥 유자축제를 찾기도 해 총선을 앞두고 호남 표심을 끌어들이기 위한 외연 확장에 영부인까지 직접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은데, 다만 윤 대통령은 이날 핵심 지지기반인 보수층도 의식한 듯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대구 달성군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해 “박정희 대통령 시절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박근혜 전 대통령과 1시간 가량 환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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