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남발’ 막을 근본 대책 필요

김영삼 기자
김영삼 기자

[대구경북본부 / 김영삼 기자] 박채아 경북도의원(교육위원회)이 오는 7일 경북교육청 행정사무 감사를 앞두고 지역구의 한 학교의 민원을 언론을 통해 ‘경북교육 전체의 문제점’으로 지적해 경북 전체보다는 지역구만 챙기는 경북도의원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줬다.

지난 2일 박 의원은 ‘2023년 도내 중학교 3학년 학생의 시군별 진학 현황’을 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다른 지역의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학생이 전체 학생 수 대비 15%인 328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타 시군으로 진학한 학생의 원거리 통학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집행부를 직접 견제하고 도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박 의원이 행정 사무감사를 불과 5일 남겨두고 지역구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언론을 이용해 여론을 형성하려는 것은 어떤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박 의원의 자료 분석 능력도 문제다.

박 의원은 도내 중3 학생 중 ‘특성화고나 예체고 등 특별한 꿈을 찾아가는 경우’라고 표현하고도 전국단위 모집 학교(기숙사 있음)에 진학하기 위해 타 지역으로 진학한 2069여 명의 학생을 포함시켰다.

실제 타 지역 특수학교를 제외한 일반고 진학 학생 수(1220명)은 경북도내 중학교 수(267개교)를 감안하면 학교 당 4~5명에 불과하다. 이는 주소 이전의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통상적인 전·입학 학생 숫자이다.

현재 규정상 고등학교는 초·중학교와 달리 ‘도내 모집’으로 학생 스스로 학교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경북도내 학생들은 중학교 졸업 시군과 다른 지역의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9월 25일 경산지역 중3 대상 관내 고등학교 진학 희망 수요 조사에서 정원(1975명)의 77명이 미달된 것으로 조사돼 경산지역 고입 정원 확대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

경산지역에서 명문 학교로 만들려는 각급학교 교직원들의 노력으로 타 지역 학생들의 경산 유입으로 일부 지역 학생들이 원거리 통학하는 사례가 발생할 여지는 있지만 이번 박 의원의 주장은 경북교육청이 ‘경산지역 학교 수준을 하향’시켜 타 지역 학생들이 경산으로 못 오게 하라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또, 부모의 이사, 이직 등으로 타 시군으로 진학한 학생 수, 경북도(인구정책과) 시군별 인구 이동 현황 자료는 고려되지 않았다.

앞서 손희권 경북도의원(교육위원회)이 전입학생은 반영하지 않고 전출 학생만으로 ‘경북 학생들의 타시도 유출 심각’이라는 보도 자료를 배포해 경북교육 수준을 비하한 바 있디.

이에 박 의원은 교육청의 수요 조사와 학부모들의 인식에는 상당한 괴리감이 있다. 교육은 학생, 학부모, 교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지역사회까지 역여 있어 최선의 선택이 나오는 답을 찾기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소속 위원들의 언론을 이용한 단순 수치, 막말, 지역구 챙기기, 고소·고발 남발 등으로 ‘경북교육 폄하’ 하는 것을 방지할 근본적 대책을 세워 경북교육 가족들은 물론 300만 도민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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