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주석궁에서 오전 9시15분 부터 약 1시간 35분간 진행
尹 대통령 "한국과 베트남은 아세안 및 양자 차원 모두에서 공조 강화할 것"
트엉 베트남 주석 "한국을 우선순위의 중요 국가로 선정"

[시사포커스/정유진기자]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보 반 트엉 베트남 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행동계획' 등 총 17개 정부간 협력 문서를 체결했다.

(좌)윤석열대통령, (우)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사진/대통령실제공)
(좌)윤석열대통령, (우)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사진/대통령실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3일 오전 9시15분부터 10시50분까지 약 1시간35분간(95분)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서 보 반 트엉 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공동 언론발표에서 "격상된 양국 관계에 걸맞게 우리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며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오늘 양국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행동계획을 채택하고 한-베트남 관계를 더욱 내실있게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은 "경제사회 발전과 대외 정책에서 한국을 우선순위의 중요 국가로 선정하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효과적이고 장기적으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두 나라는 국방장관 회담과 외교장관 회담을 모두 연례화하고, 한국 해양경찰청과 베트남 공안부가 협력해 베트남의 해양치안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2030년까지 교역액을 1,500억 달러(약 195조 원) 규모로 늘이기 위해 경제·산업 협력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FTA(자유무역협정) 특혜관세 적용을 위한 원산지 증명서의 전자교환 시스템을 다음 달까지 개통하고, 교역 목표 달성을 위한 상설 공동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로 했다.

양국은 희토류 등 핵심 광물 분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2030년까지 교역액 규모를 1500억 달러(약 194조94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양국은 북한 문제 대응에 공조하기로 했으며 한국은 베트남에 2030년까지 총 40억 달러의 유상원조를 지원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에 풍부한 희토류 개발과 관련해 양국 간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외에 양국은 베트남이 지난 5월 발표한 '제8차 전략개발계획'에 근거해 'LNG 발전, 신재생 에너지, 스마트 신도시 등 에너지와 인프라 분야 협력 방안을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도시성장 동반자 프로그램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베트남 인력 확보를 위한 새로운 고용허가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양국 간 고용허가제 MOU 갱신은 이번이 9번째로, 이번에 갱신된 MOU에는 재입국 특례(제한) 기간을 3개월에서 1개월로 줄여 업무 공백의 최소화로 외국인고용법 개정 사항이 반영된 것을 비롯해 공공기관 전담 송출·도입, 인력 선발·관리, 고용·체류 지원, 불법체류 방지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양국은 인적 교류와 교육‧문화 협력 증진 노력도 강화하기로 뜻을 모으고, 미래세대 교류증진을 위해 한국어 교육을 지원하고 장학생을 초청하는 등 교류사업도 확대하기로 했다.

또 '국제운전면허증 상호 인정 협정'을 체결해 양국이 발행한 국제운전면허증을 소지한 양국 국민이 상대국 내에서 입국 후부터 최대 1년의 기간 동안 운전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은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한 우리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구상' 이행에 있어 핵심 협력국"이라며 "한-아세안 관계 발전, 한-메콩 협력에 있어 핵심 파트너인 베트남과 더욱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핵, 미사일은 역내 가장 시급한 안보 위협"이라며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견인하기 위해 한국과 베트남은 아세안 및 양자 차원 모두에서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상회담을 마친 후 이날 저녁 윤석열 대통령은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이 마련한 국빈 만찬에서 호찌민 전 주석 발언을 인용하여 "호찌민 주석은 10년을 위해서 나무를 심어야 하고, 100년을 위해서는 사람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며 "100년 번영을 위해서는 인재를 양성하고 사람에 투자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23일(현지시간) 하노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빈 만찬장에서 양국의 국가 연주를 듣고 있는 윤석열대통령 내외(사진/뉴시스제공)
23일(현지시간) 하노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빈 만찬장에서 양국의 국가 연주를 듣고 있는 윤석열대통령 내외(사진/뉴시스제공)

윤 대통령은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1990년대 한·베트남 인적교류를 노력했던 일을 언급하며 "부친을 포함해 양국 각계각층의 소중한 노력이 모여 양국 우정과 파트너십이 동아시아 귀감이 될만한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간 성취에 안주하지 않고 양국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평화·번영이 보장될 때 양국 미래도 더 밝아질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그 미래의 주인공은 서울과 하노이, 부산과 호찌민을 왕래하며 교류하는 양국의 젊은 청년이어야 한다는 데도 공감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00년 번영을 위해 우리는 양국 미래세대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계속 늘려갈 것이다. 오늘이 그 새로운 출발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건배를 제의했다.

이어진 트엉 주석은 만찬사에서 "한국에는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다"며 "윤 대통령의 이번 베트남 방문은 바로 양국이 좋은 친구이며 좋은 파트너로 동행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트엉 주석은 "국제 정세가 복잡하게 끊임없이 변하는 시기에 양국 관계 강화는 양 국민의 소원과 이익에 부합하고 세계와 역내 평화와 안전, 번영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며 "이 훌륭한 관계가 더 멀리 갈 수 있도록 힘을 합치자"고 역설했다.

그는 '글로벌 중추국가'(GPS), 인도·태평양 전략, 한·아세안 연대구상(KASI) 등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전략을 언급하며 "한국과 긴밀하게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날 국빈 만찬에는 우리 측에서는 추경호 기획재정부장관, 박진 외교부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용현 경호처장 ,의전비서관과 동행기업인 24명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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