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된 김용 '구속 기로', 대선자금 수사로 확대되나
이재명 정치 생명줄 잡고 있는 '김용의 입'에 관심 집중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좌)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우). 사진 / ⓒ김용 페이스북(좌), 시사포커스DB(우)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좌)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우). 사진 / ⓒ김용 페이스북(좌), 시사포커스DB(우)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검찰이 대장동 개발 특혜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으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를 물으며 긴급 체포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구속 기로에 놓이며 여야의 대립이 더욱 거세지면서 정국이 급격히 얼어 붙는 양상을 보였다. 

◆ 검찰 김용 부원장 구속영장 청구...구속 기로에 있는 김용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21일 김용 부원장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김세용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30분에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열어 이르면 이날밤 김 부원장에 대한 구속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 부원장은 지난해 4~8월까지 대장동 개발 사업자에게서 나온 8억4700만원을 네 차례에 걸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을 통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부원장은 그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었고 더욱이 총괄 부본부장을 맡아 조직 관리와 대선 자금 조달 등의 업무를 보고 있었기에 이재명 대표의 불법 대선자금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검찰은 보고 있는 분위기이다.

특히 검찰은 남욱 변호사 측이 '보험용'으로 작성한 '8억원' 메모를 확보해 수사에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이며, 게다가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로부터 '김 부원장이 대선 자금 명목으로 20억원 가량을 요구해, 이에 현금 8억원을 만들어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검찰은 남 변호사가 마련한 8억원 가운데 1억원은 유 전 본부장이 사용했고 1억원은 김 부원장이 돌려줘서 최종적으로 6억원의 돈이 전달됐다는 내용까지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검찰도 자신들이 확보한 증거들을 토대로 김 부원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돈을 받았다고 기재하여 '대선 자금'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여 사실상 이 대표의 대선자금에 대한 수사로 확대되는 기류였기에 김용 부원장에 대한 수사가 불법 대선자금 수사의 향방을 가르는 키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중대한 상황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즉, 김 부원장이 대장동 사업자들에게서 받은 자금이 실제로 이재명 대표의 대선자금으로 사용됐는지의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김 부원장의 진술에 따라 이 대표의 정치 생명과 운명이 달라질 수 있음을 뜻한다는 얘기이다. 

◆ 김용 '일단 부인', 이재명도 "사탕 하나 받은 것도 없어"...민주당 "50만원 후원이 전부"

다만 체포된 김 부원장은 유 전 본부장에게 금품을 요구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부인했고, 이재명 대표 또한 이날 국회에서 특별기자회견을 가지면서 "대선자금은 커녕 사탕 하나 받은 것도 없다. 단 1원의 사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고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취재진들이 다시 '1원도 받지 않았다고 했는데, 정말 김용 부원장을 통해 정치자금이나 대선자금을 기여 받는 적이 없느냐'는 확인 차원의 질문이 이어지자 잠시 머뭇거리며 "(김 부원장이) 정식 후원금을 냈는지는 제가 모르겠다"며 정치후원금 내역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는데,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정치 후원금을 법적으로 허용된 범위 내에서 냈는지는 제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법이 허용하지 않는 옳지 않은 돈을 받은 일은 전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후 민주당 측은 기자들에게 공지를 통해 "공식 정치 후원으로 범위를 넓혀도 김용 부원장이 2018년 경기도지사선거 당시 이 대표에게 50만원을 후원했을 뿐이다"면서 "지난해와 올해 경선과 대선 과정에서 정치자금을 후원한 사실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 민주당, 김용 호위 나섰지만 되려 이재명 대선자금에 대한 의구심 증폭시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그간 김용 부원장과의 돈독했던 관계를 유지해 왔던 만큼 사실상 '꼬리 자르기' 식의 대응이 전혀 안 통하는 상황이라고 짚으면서 심지어 민주당 의원들까지도 김용 부원장을 적극 호위하고 나서 그에 대한 관심이 더욱 집중되어 다시 이 대표의 대선 자금에 대한 의구심으로 증폭되는 양상을 보였다. 

즉, 역설적이게도 지금 상황이 김 부원장이 화제가 되면 될수록 덩달아 이 대표의 대선자금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도 커지는 분위기로 민주당 스스로가 부채질로 더욱 불을 붙이고 있는 셈이라는 얘기다.

◆ 이재명 "김용은 나의 분신"...정미경 "김용을 도구로 본 이재명, 상황 맞아 떨어져"

더군다나 이날 검찰 출신인 정미경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이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김용 부원장이 자기의 분신이라는 걸 얘기했는데, 그때 거기서 들었던 말 중에 기억나는 게 (이 대표가 김용 부원장에게) '도구'라는 단어를 썼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실제로 이 대표는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김용 부원장을) 제가 계속 좀 써먹으려고 그랬는데 (김 부원장이) '좀 다른데 한 번 쓰여 보겠다'고 그래서 제가 할 수 없이 나줬다"면서 "(김 부원장은) 제 분신과 같은 사람이어서 앞으로 큰 성과를 만들어 낼 아주 유용한 재목이다"고 극찬했었다.

이에 정 전 최고위원은 "문제는 뭐냐 하면 분신이라 하지 않는가. 시키면 뭐든지 잘한다는 의미"라면서 "그래서 이 대표와 김용의 관계가 수사 대상에 오를 수밖에 없지 않은가 생각한다. 왜냐하면 양쪽 진술이 지금 맞아 떨어진다. 김용씨가 유동규와 남욱에게 이재명 후보를 위해서 대선 자금을 쓰니까 돈을 달라고 말한 지점과 이재명 대표는 김용에 대해 '내 도구다, 유용하다, 시키면 일을 잘한다'고 한 이런게 맞아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 정미경 "대장동 그들, 희망 사라져 입 열기 시작"...진중권 "포스트 이재명 준비해야"

아울러 그는 "유동규, 남욱, 김만배, 정민용, 김용 다 얽혀있는데 지금 유동규씨만 자백하고 있다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면서 "남욱 변호사, 정민용 변호사는 그냥 입 닫고 있을까. 김만배씨는 어떨 것 같은가. 이들은 (이 대표가 대선에 패배하여) 이 대표에 대한 희망이 사라져 민감한 진술들을 내놓기 시작했을 거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정 전 최고위원은 "(이들은)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모든 게 다 덮어지고 (구치소에서) 빨리 나갈 수 있다'라는 희망으로 (감옥소) 그 안에서 견뎠을 것인데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돼 멘붕 상태가 됐을 것"이라면서 "(이들은) 수십 년간 감방 안에 있을 수도 있으니 얼마나 고민했겠는가. (그래서 이들은) 차라리 진실을 얘기하고 양형에 참작 받아 일찍 나가면 어떨까 하는 이런 마음이 안 들겠는가"라고 덧붙여 이 대표가 상황적으로 위기에 놓여 있음을 직감케 했다.

그래서인지 시사평론가로 활동중인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법리스크의 위기 상황인 이 대표를 두둔하는 민주당을 향해 "믿을 사람을 믿어야지"라고 쓴소리를 하며 "합리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게 포스트 이재명 시즌의 준비"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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