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진짜 형들인 줄 알았는데, 이제 무서운 것 없어"
'추가 폭로' 예고한 유동규...박지원 "지금은 유동규의 시간"
이 대표 측 당혹감을 엿보이며 '허구 그 자체'라고 반발

(왼쪽부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진 /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됐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구치소에서 출소한 이후 이 대표를 비롯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및 정진상 민주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까지 피아(彼我)을 가리지 않고 연일 폭로전에 나선 모습을 보여 이 대표 측이 당혹감을 엿보이며 '허구 그 자체'·'거대한 조작'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 유동규 "수감 생활동안 참 많이 생각했는데 사람이 제일 무서워, 아무 소용 없어"

유 전 본부장은 이날 '대장동 사건'에 대한 재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서관 후문에서 기자들과 만나 "감옥 안에서 세상에 무서운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 사람이 제일 무섭다"며 "진짜 이제 무서운 것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는 "1년의 수감 생활 동안 생각한 게 참 많았다. 아무도 접견하지 않았는데 긴가민가했던 일들이 나와보니 확신이 됐다"며 "제가 마음적으로 많이 다쳤다. 저는 진짜 형들인 줄 알고 있었는데 아무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탄하고 나섰는데, 일각에서는 사실상 이재명 대표와 김 부원장, 정 정무조정실장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은 "이제 내 것만 하면 되니까 마음이 홀가분하다"면서 "편하게 있으면서 조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임을 표명하고 나섰다.

◆ 대장동 재판, 유동규 측 "대장동 개발사업, 위에서 지시 내려와" 주장

아울러 법조계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의 법률대리인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정영학 회계사를 향해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건설사를 배제하는 결정 과정이 성남시청 또는 성남시장으로부터 위에서 아래로 지시가 내려온 것이 아니냐"고 물었고, 이에 정 회계사는 "그때 당시는 몰랐지만, 최근 재판 과정에서 알았는데, 위에서 (내려온) 지침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또한 유 전 본부장 측은 이날 기자들에게 대장동 의혹 수사 당시 김용 부원장이 유씨의 입원을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김용 부원장이 (유 전 본부장이 지난해 검찰로부터 체포 당하지 않으려면) 병원에 입원하라고 지시한 것이 맞으며 김 부원장이 언급한 사람은 당시 (이정수) 중앙지검장이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앞서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9월29일 서울중앙지검이 유 전 본부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이후 10월1일에 병원의 응급실을 찾았지만 입원하지 못하고 나오는 길에 검찰에 체포됐었다.

◆ 연일 폭로 나선 유동규 "그들과 10년을 같이 해, 내가 입 다물길 바랬을 것"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1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진상 정무조정실장과 유흥주점에서 술을 100번 먹었는데, 정 실장은 술값 한 번 낸 적이 없다"고 폭로하면서 "내가 벌 받을 건 받고, 이재명 대표 명령으로 한 건 이재명 대표가 벌 받아야 한다. 이게 맞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즉 자신이 돈을 전달한 부분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그에 합당한 자신의 죗값만을 받겠다고 선언하고 나선 셈이다.

특히 그는 "내가 그들하고 10년을 같이 해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내가 입 다물고 있기를 (그들은) 바랬을 것"이라고 꼬집으며 이 대표가 故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했던 것에 대해 "(나랑) 셋이 호주에서 같이 골프 치고 카트까지 타고 다녔으면서"라고 황당해 하며 추가 폭로를 이어갈 것임을 사실상 예고했다.

더욱이 유 전 본부장은 같은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이 대표가 불법 정치자금을 '1원도 받은 바 없다'고 반박하고 나선 것에 대해 "다 진실대로 가게 돼 있다. 양파가 아무리 껍질이 많아도 까다 보면 속이 나오지 않느냐"면서 "하나가 나왔다 싶으면 또 하나가, 그리고 또 하나가 나올 것이다. 급하게 갈 것 없다. 천천히 말려 죽일 것이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며 이 대표 측근을 정조준하며 갈라서기에 나선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 위기 상황 놓인 이재명 측근들, 정진상 "허구 그 자체"·김용 "거대한 조작" 반발

더군다나 법조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를 향한 '불법 대선자금 의혹'을 쫓고 있는 서울중앙지검도 지난 2013년에 남욱 변호사로부터 정진상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부원장이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물증(문자 메시지 내용 복구)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이 대표 뿐만 아니라 이 대표의 측근들도 모두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 놓인 분위기였다.

반면 이 대표의 측근인 정진상 정무조정실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저는 이미 검찰, 경찰의 소환에 응하여 수차례 조사를 받았다"며 "검찰이 추가로 조사할 것이 있어서 소환하면, 언제든지 당당하게 응해 성실하게 조사를 받을 것"이라면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정 실장은 "제가 불법 대선자금을 받았다는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구 그 자체"라고 강하게 반박하면서 "저는 지난 9월 16일에는 압수수색을 당해 핸드폰 등도 빼앗겼고, (지금은) 출국 금지도 당했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실제로 정 실장은 현재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에 있는 수원지검 형사3부로부터 공소장에 이 대표와 정실장의 공모 관계를 적시되어 정 실장을 출국금지 조치를 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김용 부원장 측 변호인은 이날 "8억 수수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검찰은) 그들의 진술외에 어떤 증거도 없다. 거대한 조작의 중심에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김 부원장 측 변호인은 "검찰에서는 김용을 구금시키려고 영장실질심사에서 PT를 오랜시간 할 정도로 집요했다"고 비판하면서 "당당하게 진실을 밝히겠다"고 부연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1일 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대장동 사업자들이 김 부원장에게 전달한 현금 8억4700만원에 대해 100쪽이 넘는 PPT 자료를 제시하며 대선자금 의혹에 대한 혐의 소명이 가능함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 박지원 "李 측근들의 반박과 거기에서 李 연결성이 문제 될지도" 우려음

한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24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하여 이재명 대표가 '대장동 특검'을 주장하고 나선 것과 관련해 "저도 쌍특검을 바라고 있지만 현재 낮에는 싸우고 밤에는 내일 싸울 걸 연구하고 이 싸움이 진전된다면 나라가 어디로 가겠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면서도 검찰의 대장동 사건 수사가 이재명 대표의 대선자금 의혹으로 확대된 것에 대해 "지금은 유동규의 시간"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박 전 원장은 "유 전 본부장이 기자들한테 재판장에서 얘기하는대로 톱뉴스가 되고 새까맣게 TV에서도 와글와글 다 보도한다. 유동규 세상이 된 것"이라면서 "나는 이 대표의 말씀을 믿지만, 유 전 본부장의 주장에 대해 김용 부원장 등 이런 분들이 반박을 하느냐, 거기에서 이 대표한테 연결되느냐 하는 것들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사실상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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