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CEO와 간담회
실손보험 소비자 불만 급증 지적
금리 상승 등으로 인한 자본적정성 우려도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장들에 이어 보험사 CEO들에게도 쓴소리를 뱉었다. 특히 실손보험과 관련해 소비자 불만이 급증한 것과 금리 상승으로 인한 자본적정성에 대해 큰 목소리를 냈다.
이 원장은 30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사 CEO와 간담회에서 “최근 실손의료보험 관련 의료자문 및 부지급 증가 등으로 소비자의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며 “실손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당한 보험금을 청구하는 선량한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자문 풀에 대한 공정성 확보 등 보험금 지급심사 과정에 대한 소비자 보호를 위한 당면 현안도 계속 살펴봐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증가하면서 보험사들은 보험금 지급 심사를 더욱 면밀히 따지고 있는데, 정당한 보험금 청구도 어려워졌다는 소비자 민원이 늘어나자 이에 대해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 원장은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보험사들도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최근 팬데믹, 원자재 수급 불안,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결정 등 사회‧경제의 굵직한 이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가파른 시장금리 상승 등이 보험회사의 자본적정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최근 경제‧금융 상황을 고려할 때, 위기시 재무적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보험회사의 자본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RBC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 속도가 유지될 경우 자본적정성 등급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사적 자본관리를 강화하고, 자본확충 시에는 유상증자 등을 통한 기본자본 확충을 우선 고려해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금리 시나리오별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등 자본적정성에 대한 상시 점검을 강화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 원장은 보험회사와 함께 미래 경영환경 변화에 대해 준비해 나가겠다고도 언급했다. 특히 반년 앞으로 다가온 IFRS17 및 K-ICS 도입 준비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새로운 제도 이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보험산업에 대한 신뢰가 저하될 수 있으므로, 전 과정에 걸쳐 철저한 준비가 중요하다”며 “금감원도 ‘新제도 정착 실무협의체’등을 통해 새로운 제도가 안착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당부했다.
금감원은 보험산업이 국민의 건강한 삶을 케어한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온전히 자리 잡도록 헬스케어‧요양서비스 확대를 위한 업계의견을 적극 수렴해 규제 개선사항을 금융위와 협의하고 보험사가 국민의 공감대를 토대로 다양한 사회 공익적인 영역에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부수업무 신고‧수리도 폭넓고 유연하게 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끝으로 이 원장은 보험산업은 신뢰가 중요한 만큼 소비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취약계층 지원에도 관심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물가상승 등으로 경제적 취약계층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으므로, 채무상환능력 등을 고려해 대출금리가 합리적으로 산출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보험권에도 도입된 금리인하요구권이 보다 활성화‧내실화될 수 있도록 소비자 안내를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에는 삼성생명 전영묵 대표이사, 한화생명 여승주 대표이사, 교보생명 편정범 대표이사, 농협생명 김인태 대표이사, 미래에셋생명 김재식 대표이사, 동양생명 저우궈단 대표이사, 흥국생명 임형준 대표이사, 메트라이프생명 송영록 대표이사, DB생명 김영만 대표이사, DGB생명 김성한 대표이사(이상 생명보험사), 삼성화재 홍원학 대표이사, 현대해상 조용일 대표이사, DB손보 김정남 대표이사, KB손보 김기환 대표이사, 메리츠화재 김용범 대표이사, 한화손보 강성수 대표이사, 롯데손보 이은호 대표이사, 흥국화재 임규준 대표이사, 농협손보 최문섭 대표이사, 서울보증보험 유광열 대표이사(이상 손해보험사) 등 총 20명의 보험사 CEO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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