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나 검증된 맛을, 차별화 된 소비경험 경향성
물리적 공간 없어도 전국 유통 가능한 기술·환경 등 여건 갖춰져

유통 환경변화가 식문화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시공간 제약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시사포커스DB
유통 환경변화가 식문화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시공간 제약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특정 지역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집에서도 맛볼 수 있는 환경이 강해지고 있다. 이처럼 음식을 먹기 위해 이동에 소요되던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집에서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소비자 선택권을 확장된 것은 유통환경 고도화 등이 이뤄지면서다.  

또 HMR 기술의 발달 및 관련 시장 성장, 1인 가구 확대, 차별성 선호 경향도 유통변화에 따른 변화하는 식문화 환경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판매자들은 확실히 검증 받은 제품이면 물리적 공간이 없어도 전국으로 판매영역을 높일 수도 있다. 

최근 이와 관련 가장 화제가 된 HMR은 줄 서서 몇 시간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금돼지 식당 메뉴인 금돼지식당 돼지김치찌개에 라면 레시피를 더한 '금돼지식당 돼지김치찌개면'이다. 금돼지식당은 미슐랭가이드 서울 빕구르망에 4년 연속 선정 된 바 있다.

농심은 금돼지식당 특유의 깔끔하고 시원한 육수와 돼지고기의 고소한 맛, 시원한 김치맛 조화를 구현키 위해 연구원들이 식당을 수차례 방문하고 관계자 시식을 거쳐 레시피를 조율했다고 알려졌다. 농심은 제품 출시 당시 인기 있는 식당 대표 메뉴를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라고 밝혔다.

라면과 관련해서 CU는 해장라면으로 유명한 서울 신촌 맛집 훼드라와 손을 잡았다. 훼드라 시그니처 메뉴인 최루탄 해장라면 특징을 그대로 살려 출시했다.

밀키트 원조 프레시지는 인천 차이나 타운 중식당 연경과 손잡고 밀키트 3종을 출시했다. 프레시지는 연경의 레시피 외에도 치킨 꿔바로우 등을 출시해 변주를 주기도 했다.

마켓컬리의 경우 RMR을 통해 전국 각지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휴가철 각 여행지 인기메뉴로 만든 맛지도를 만들기도 했다. 이 지도에는 부산의 사미헌 갈비탕, 전주의 베테랑 칼국수, 서울 이연복의 목란 짬뽕, 군산 이성당 야채고로케, 담양 백두산떡갈비 등이 소개됐다.

마켓컬리는 "RMR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검증된 맛을 언제 어디서나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마켓컬리가  판매하는 인기 RMR로 만든 맛지도 ⓒ마켓컬리
마켓컬리가 판매하는 인기 RMR로 만든 맛지도 ⓒ마켓컬리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프레시몰에서도 각 지역 브랜드 상품들이 높은 판매고를 올린 것을 확인됐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새 상품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명인명품 지리산골 1+등릅란이었다. 올해 3월 이후 약 7만여개가 판매 돼 차별화 상품 중 1위를 차지했다. 두번째로는 용두동 할매쭈꾸미로 작년 7월 출시 이후 총 30만여개가 넘게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매운맛을 보강한 재출시한 상품도 약 8만여개가 넘게 팔렸다고.

GS리테일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단순함 보다는 특별한 느낌의 상품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커지고 있다"라며 "브랜드 커머스에 걸맞는 특별한 상품을 지속 개발하겠다"라고 말했다.

홍두당은 최근 유통업계와 손잡고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있다.

이마트 24와 협업해 운영중인 근대골목단판빵 인기 메뉴 4종을 편의점 전용 빵으로 출시했다. 근대골목단팥빵은 방부제 없이 솥에서 끓인 단팥을 만든 팥소를 사용해 유명하며 한국관광공사 선정 대구 3대 빵집이기도 하다.

홍두당 관계자는 "지역 기반의 브랜드가 전국 사업을 직접 시도하는 것은 비용, 인력 및 시설 확충 등 여러 측면에서 리스크가 적지 않다"며 "빅 플레이어들이 구축한 플랫폼과 브랜드 파워를 이용하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도 효과적인 전국 공략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각 플랫폼 마다 대동소이 하지만 분명한 강점에 따라 일시적 쏠림현상이 생기고 그로 인해 소비자 락인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에 경쟁 체제를 몇 년 째 이어가면서 투자를 지속해온 유통 업계가 만들어내 산물"이라며 "좋은 말로 브랜드 커머스라고도 하지만 소비자에게 차별적 소비경험을 제공하고 판매자 입장에서도 판로 확보를 위해 오프라인 거점을 확보하지 않아도 온라인에서 적은 비용으로 전국에 있는 소비자에게 제품을 어필하고 섭취경험을 전달 할 수 있어 플랫폼, 판매자, 소비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삼각 윈윈 체계"라고 말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HMR이 우리 삶으로 완전히 침투했으며 얼마전 까지 특별했던 레스토랑 간편식인 RMR도 일상속으로 스며들고 있다"라며 "더 많은 아이템이 필요하고 맛을 유지할 수 있는 레시피만 개발하면 충분히 균일하게 RMR을 공급해 더 많은 소비자에게 시‧공간 제약 없이 섭취경험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통 속도 변화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지웠으며 이는 코로나19 이후 HMR에 대한 긍정평가 비율이 높아졌고 동시에 유통산업이 발전하면서 관련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라며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보장 하게 된 것은 이른바 코로나19의 역설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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