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경찰 통제 방안 발표 2시간 30분여 앞두고 물러나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가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가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임기가 한 달 정도 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인사번복 논란으로 압박을 받아온 김창룡 경찰청장이 27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정권 시절에 취임한 김 청장은 앞서 행정안전부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의 경찰 통제 강화 권고안으로 행안부와 갈등해왔는데, 당초 중도 사퇴 가능성에 선을 그었던 그는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으로 지난 23일 윤석열 대통령이 ‘중대한 국기문란’이란 표현까지 쓰면서 강도 높게 경찰을 비판하자 결국 직을 내려놓게 된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더구나 다음 날인 24일엔 윤 대통령이 김 청장의 용퇴론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임기가 한 달 남았는데 그게 중요한가”라고 답해 전임 정부에서 임명한 청장이란 점을 에둘러 지적한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는데, 지난 2020년 7월 취임했기에 임기가 내달 23일까지로 한 달도 채 안 남았지만 김 청장으로선 이를 사실상 사퇴 압박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사 번복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이 행안부의 손을 들어주며 경찰을 직격하자 직을 내려놓은 것으로도 보이지만 이날 오전 11시로 예정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경찰국 신설 등 경찰 통제 방안 브리핑 발표를 불과 2시간 30여분 남기고 전격 사의를 표한 점은 한편으로 새 정부 방침에 반발하고 있는 경찰 내부 반응을 보여주겠다는 항의성 메시지로도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김 청장이 물러나면서 구심점이 없어져 앞으로 경찰 통제 방안에 대한 경찰 입장을 반영하기 한층 어렵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 당초 김 청장은 이날 경찰청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어 경찰 주요 현안과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지만 일단 사의 표명으로 간담회는 취소됐고 이날 오후 사의 표명 관련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김 청장의 사의 표명으로 오늘 오전 11시에 예정된 청장 간담회가 어렵게 됐다. 시간대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처럼 김 청장이 물러나게 되면서 후임 청장 인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여 현재 거론되고 있는 유력후보군인 윤희근 경찰청 차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우철문 부산경찰청장 중 누가 새 정부에서 처음으로 임명하는 경찰청장이 될 것인지 벌써부터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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