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상용화 3년…월 평균 사용량 1인당 20GB대
이통 3사 요금제는 5G 제공량 20GB 미만이거나 100GB 이상

ⓒ시사포커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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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지난 2019년 5세대(5G) 이동통신이 상용화한 이후 5G 가입자는 2000만명을 넘어섰지만 그에 따른 요금제 세분화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5G 가입자는 올해 2월 말 기준 2228만2967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2156만6928명보다 3.3%(71만6039명) 증가한 수치다. 통신사별로 5G 가입자는 SK텔레콤은 1056만1531명, KT는 676만7597명, LG유플러스는 488만8488명이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사용한 데이터보다 많은 금액을 월 요금으로 납부하고 있는 형국이다. 과기정통부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2월 기준 5G 트래픽은 51만2957TB로, 이를 단순 계산할 경우 한 달 동안 1인당 평균 23.6GB의 데이터를 사용한 셈이 된다. 연평균으로는 2019년 26.1GB, 2020년 26.1GB, 2021년 26.2GB로, 1인당 매월 26GB 수준의 데이터를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하는 요금제는 100GB 이상이거나 20GB 미만이어서 5G 가입자들은 데이터 사용량을 줄이거나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는 두 가지 경우로 한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연맹이 이통 3사와 알뜰폰의 5G 요금제 93개를 분석한 결과를 1일 발표했다. 5G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 20GB 미만과 100GB이상(무제한 요금제 포함)으로 양극화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GB대 이상은 39개, 10GB대 이하는 54개였으나 20GB~100GB 사이의 중간요금제는 0개로 나타났다.

특히 이동통신 3사의 200GB대 요금제의 1GB당 요금은 316원인 반면 10GB미만 요금제인 KT 5G 세이브(5GB 소진 후 속도제한)는 1GB당 요금이 7833원, LG U+ 5G슬림+(6GB)는 9000원으로 나타났다. 100GB대 요금제의 1GB당 요금은 500~600원 수준이었고, 10GB대 요금제의 1GB당 요금은 4000~5000원으로 나타났다.

결국 대다수의 가입자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비싼 100GB 이상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다.

중간 요금제의 필요성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때도 지적된 바 있다. 당시 이통 3사는 “검토하겠다”, “고려해보겠다” 등의 답변을 내놨지만 아직도 중간 요금제는 출시되지 않고 있다.

이러다보니 알뜰폰으로 이동하는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2월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순증 가입자는 7만4841명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22%(6만1228명) 증가한 규모다. 이통 3사 중에서도 SK텔레콤의 고객 이탈이 3만230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KT 2만4799명, LG유플러스 1만7738명 순이었다.

소비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구간에 대한 요금제가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연맹
소비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구간에 대한 요금제가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연맹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아지자 이통 3사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온라인 전용 요금제인 ‘다이렉트’의 혜택을 강화한 후 일 평균 가입자가 10배 늘었다.

‘다이렉트 요금제’는 LG유플러스의 온라인 직영몰 유샵(U+Shop)에서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전용 요금제다. LG유플러스는 온라인 요금제의 주요 고객층인 2030세대를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진행한 결과, 복수의 OTT 서비스를 이용함에 따른 비용에 부담이 크고 스마트워치·블루투스 이어폰 등 최신 디바이스를 이용하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LG유플러스는 다이렉트 요금제 가입자를 위해 ▲‘5G다이렉트65’ 요금제 가입 시 한 번에 2종의 OTT를 제공하는 ‘넷플릭스+유튜브 프리미엄 팩’ 또는 최신 갤럭시 디바이스를 제공하는 ‘갤럭시 팩’ 중 택1 ▲쉐어링 데이터 10GB ▲스마트기기 요금 할인(1회선) 등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프로모션 시행 후 다이렉트 요금제 가입자는 빠르게 늘었다. 프로모션 시행 전인 1월 4일부터 2월 10일까지 가입자와 프로모션 이후인 2월 11일부터 3월 18일까지 가입자를 비교한 결과, 프로모션 후 일 평균 가입자는 약 10배 증가했다.

KT는 지난달 24일부터 공식 온라인몰 KT샵에서 소비자가 직접 실 납부 요금과 가장 근접하게 휴대폰 월 납부 요금을 설계하고 비교해 볼 수 있는 ‘요금계산기’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요금계산기는 고객이 신규 단말 구매 시 직접 온라인으로 납부 요금을 설계하고 비교할 수 있는 간편 조회 서비스다. 고객은 요금계산기를 통해 결합, 제휴, 약정 등 다양한 할인 조건을 선택하고 이용정보 기반 맞춤 요금제 등을 선택해 월 납부 요금을 미리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들이 중저가 요금제를 내놓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실질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는 “통신서비스는 이제 전국민이 사용하는 필수재임에도 통신공공성을 외면하고 이익 극대화를 위해 이동통신사들이 고가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5G 요금제를 설계했고 이를 정부가 인가했다”며 “5G 서비스 이용자들의 수요를 반영해 20~40GB 데이터 사용량의 중저가 요금제를 추가하고 선택지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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