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대표, 지배구조 조정으로 지주형 전환 시사
BC카드·케이뱅크 등 금융사 있어 지주회사 구조는 불가능

구현모 KT 대표가 30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KT
구현모 KT 대표가 30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KT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지주회사로의 체제 개편을 시사했다. 탈통신을 외치며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자회사도 수십 개에 달하는데다, 일부 자회사들은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구 대표는 전날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주형 회사 전환에 대해 언급했다.

구 대표는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사업구조 조정 등을 통한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에는 분명히 관심이 있다”며 “지난해 콘텐츠 부문은 스튜디오지니 중심으로 묶어냈고, 금융 분야는 BC카드를 중심으로 하고 그 밑에 케이뱅크를 두는 구조를 갖추는 등 사업구조 조정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 대표가 ‘지주형’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KT가 BC카드, 케이뱅크 등 금융사를 보유하고 있어 법적으로 지주회사 전환이 어렵기 때문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대기업 지주회사는 금융사를 보유할 수 없도록 명시돼있다. 이에 법적인 지주회사 구조를 갖추진 않되 그에 준하는 형태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자회사들의 기업공개와 관련해서 구 대표는 “올해 밀리의서재, 케이뱅크가 (IPO를) 준비 중”이라며 “BC카드 등을 포함한 몇몇 회사도 IPO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8일 “KT는 주인 없는 회사이기 때문에 대주주 지분율 변동이 수반될 수 있는 인적 분할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며 “내년에 물적분할을 통한 지주사로의 전환이 예상된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KT는 본사 사업군만 4∼5개에 이르고 자회사는 48개에 달하는 방대한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본사를 여러 부문으로 나누고 본사 사업부서와 자회사 간 합병 등을 통해 방대한 현 사업 구조를 핵심 사업 위주로 재편하는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LG화학-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SK온 등 자회사 쪼개기 상장에 따른 소액주주의 권익 침해 가능성에 대해서는 “KT 자회사 중 높은 가치를 부여 받고 있는 업체가 부재하고 무선사업은 재상장 가능성도 낮다”며 “오히려 신사업 추진 회사가 상장을 시도하면서 새롭게 가치가 부여되고 주식 시장에서 자산가치를 증명할 가능성이 높아 소액주주에게 큰 호재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경쟁사인 SK텔레콤은 37년 만에 인적분할을 단행, SK텔레콤과 SK스퀘어로 지배구조를 재편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KT와 달리 금융사가 없어 이러한 인적분할이 가능했다. ‘투자 전문 회사’ SK스퀘어의 자회사 원스토어와 SK쉴더스는 오는 5월 증시 입성을 목표로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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