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녹취록 최초 제보자, 숨진 채 발견
"절대로 자살할 생각이 없다" 밝혔던 이씨 사망에 정치권 발칵
비판 쏟아내는 야권 "벌써 세번째 죽음, 희대의 연쇄 사망 사건"
민주당측 "마타도어성 억지 주장...정치적 공세 자제해 달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방 소멸대응 특별법안' 국회발의 보고회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 김기범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방 소멸대응 특별법안' 국회발의 보고회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 김기범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녹취록을 최초로 제보했던 이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되어 정치권이 술렁이면서 일제히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12일 서울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밤 8시 35분께 양천구의 한 모텔의 직원으로부터 이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더니 이미 부패가 진행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현재까지는 객실 내 침입이나 다툰 흔적 등의 타살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히며 정확한 사안을 밝히기 위한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앞서 이씨는 지난해 12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생은 비록 망했지만 전 딸, 아들 결혼하는 거 볼 때까지는 절대로 자살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도 있었고, 더욱이 지난 7일 오후까지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올리기도 해 그의 죽음에 더욱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씨는 '깨어있는시민연대당'에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2018년)을 맡았던 A변호사가 수임료 명목으로 '현금 3억원과 상장사 주식 20억원치를 받았다'는 '녹취록'을 처음 제보한 인물이기도 하여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녹취록을 폭로했던 이씨가 숨진 것에 대한 소식이 알려지자, 야권은 일제히 비판을 쏟아내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먼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왜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자꾸 일어나는지 모르겠다"며 "이 후보가 이분에 대해서는 어떤 말씀을 하실지 기대도 안한다. 지켜보고 분노하자"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어 홍준표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또 죽어 나갔다. 자살인지 자살 위장 타살인지 모를 이재명 후보 관련 사건의 주요 증인이 또 죽었다"며 "우연치고는 참 기이한 우연의 연속"이라고 한탄했다.

홍 의원은 "대장동 관련 두 명에 이어 이번에는 소송비용 대납 관련 한 명까지 의문의 주검이 또 발견됐다"며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조폭 연계 연쇄 죽음은 아닌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다. 무서운 세상이 되어 간다"고 비판했다.

또한 김기현 원내대표도 "오늘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보한 사람이 생을 마감했다"며 "이 안타까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의문투성이다. 이젠 이재명 후보의 '야누스의 얼굴'이 두렵기까지 한다. 영화 '아수라'의 난장판을 현실에서 보는 것 같아 소름돋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단군 이래 최대 부동산개발비리 사건인 대장동 이재명 게이트에 연루돼 조사를 받던 유한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전 개발1처장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죽음"이라면서 "이쯤 되면 이 후보는 대통령 후보 자격 자체가 없다.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음을 강요당해야 하느냐. 대통령이 되고 나면 또 얼마나 많은 국민을 죽음으로 내몰려 하느냐"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그는 "희대의 연쇄 사망 사건에 대하여 이 후보는 ‘간접살인’의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마땅하며, 법적 책임 유무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며 "잇따른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선 특검 외엔 다른 방도가 없다. 특검을 회피하는 이재명 후보가 범인이다. 전과 4범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간접살인'이라고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이재명 후보는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후보직에서 즉각사퇴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아울러 김진태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위' 위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씨는) 나하고도 몇 번 통화했었다"며 "이분은 제보자라 자살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이씨는) 변호사비 대납관련 녹취록 세 개에 다 등장하는 유일한 인물"이라며 "이번엔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하지 말자. 사인불명이고 타살혐의가 짙다. 이거 어디 무서워서 일을 하겠나"라면서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심지어 장혜영 정의당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우연의 연속이라고 보기에는 참으로 오싹하고 섬뜩한 우연"이라고 지적하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으며,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도 "한두 명이 아니라 세명이라니, 대선이 호러물이 돼버렸다"고 비판하며 결을 함께 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이날 1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망인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명복을 빈다"며 "선대위에서 입장을 냈으니 참고해 달라"고 말하며 자리를 회피했는데, 이날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입장문을 통해 "고인은 지난해 이재명 후보에 대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라는 허위 주장으로 고발조치되었고 이미 사법당국이 수사 중인 사안이다. 실체적 진실이 가려지기 전까지 이씨는 '대납 녹취 조작 의혹'의 당사자"라면서 "이 후보는 고인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점을 밝힌다"고 입장을 표명하며 선을 그었다.

이어 공보단은 "국민의힘은 이씨 사망과 관련해 마치 기다렸다는 듯 마타도어성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면서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기 전까지 어떤 정치적 공세도 자제해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영상취재 / 이강산 기자. 영상편집 / 박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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